지난 1월 교육부는 ‘2017년 교육부 업무계획 발표’를 통해 지난 4년간 추진해온 교육 개혁을 성공적으로 완수했고 다가오는 미래를 대비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또한, 교육개혁의 주요 성과로 자유학기제, 선행출제 관행 근절, 미래를 대비하는 ‘2015 개정 교육과정’ 확정·고시 등을 통해 탄탄한 공교육 기반을 마련했고 이와 연계해 공교육 내실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공교육의 기반을 마련했고 4차 산업혁명을 대비해 자신이 배우고 싶은 분야를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확대해 교육체계를 마련한다고 한 교육부의 교육 방향이 올바른지 의문을 갖게 하는 조사 결과가 나타났다.
교육부는 14일 통계청과 공동으로 실시한 2016년 초·중·고 사교육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는 2016년 전국 1483개의 초등학교, 중학교 및 고등학교 학부모 4만3000여 명을 대상으로 연 2회 사교육비 및 관련 교육비를 조사해 그 내용을 분석한 자료다.
먼저, 사교육비의 총 규모는 약 18조1000억원으로 지난해와 비교해 약 1.3% 증가했다. 초등학교의 경우 2.9%가 증가한 7.7조원, 중학교의 경우 4.8조원(8.2%▲), 고등학교의 경우 5.5조원(8.7%▲)이 총 규모로 나타났다. 심지어 학생 수는 2015년에 비해 줄었는데도 사교육비가 증가한 것이다.
교육부에서는 교과 사교육비의 총 규모는 4000억원 감소했으나 예체능 및 기타 관련 사교육비가 6천억원 증가했다는 것을 강조했다. 하지만 기타라는 분야에는 취미·교양을 포함해 취업 관련 교육이 포함돼 있고 취업 관련 사교육비는 816억원으로 조사됐다. 이어 사교육 참여율은 줄어들었으나, 사교육 참여 시간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학생들이 소질·적성계발을 위해 사교육을 받는 추세로 변화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고 교육부는 분석했다.
교육부의 조사 결과에 의하면, 공교육 기반이 마련돼 사교육이 줄었다는 내용은 사실 교과 부분의 내용뿐이다. 학생들이 원하는 수업은 예체능을 포함해 직업에 관련된, 취업에 도움이 되는 실질적인 교육인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학생의 수가 줄었고 사교육을 참여하는 비율이 줄었는데도 교육 시간이 늘었고 관련 사교육비가 늘었다는 것은 관련 전문 교육을 배우려고 내는 금액이 더 늘어났다고 추측할 수 있는 일이다.
자유학기제, 방과후학교, EBS 강의…
많은 방법들이 사교육을 줄이고 공교육을 강화시킨다는 목적으로 제시되고 시행되고 있다. 하지만 현실적이고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지는 사실 잘 모르겠다. 금수저의 아들·딸들이 많은 사교육비를 내고 좋은 성적을 받아 흔히 SKY라고 불리는 학교에 가서 인맥을 따라 취업을 하는 모습을 보면서 내 아이들도 조금이나마 이를 따라가길 바라는 부모들의 생각이 잘못된 것은 아닐까. 또 공교육에 지원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면 사교육에 투자하는 이들의 비율은 자연스레 줄어들 거라고 생각하는 기관의 정책이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닐까. 이는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고민하고 다시 한번 생각하고 연구해야 할, 아직 풀리지 않은 우리의 과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