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겨울 방학이 끝났다. 새로운 친구들과 만난다는 설렘을 안고 가벼운 발걸음으로 등교하는 아이들도 있겠지만, 어떤 학생들은 국정 역사교과서를 쓴다는 이유로 전학을 요청하기도 하고 심지어 퇴학을 결심하기도 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교육부는 지난 2월 20일 ‘2015 개정 역사과 교육과정에 따른 중등 국정 교과용 도서 활용 신청’을 안내하고, 3월 3일까지 2주간 국정 역사 교과서 활용 희망 신청서를 접수했다. 그 결과 총 83개(공립 21개교, 사립 62개교) 학교가 3982권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또한, 국정 역사교과서를 읽기 자료, 도서관 비치, 역사 수업 보조교재 등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함으로써 2015 개정 역사과 교육과정의 현장 안착을 위한 기반이 마련될 것으로 기대한다는 입장도 밝혔다.
교육부는 국정 역사교과서 활용을 희망한 학교의 자율적인 운영이 침해되는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당 학교를 적극 보호할 계획이다.
“앞으로, 연구학교 및 희망학교를 통해 국정 역사교과서의 현장 적합성과 완성도를 더욱 높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2018학년도부터 본격적으로 적용될 국·검정 교과서가 올바른 국가관과 미래지향적 역사 인식을 확립할 수 있는 균형 잡힌 역사교과서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지속해서 국정 역사교과서의 활용을 바라는 듯 보인다. 하지만 학생들의 행동에서 국정 역사교과서를 활용하라는 권고 사항이 과연 옳은 것일까란 의문이 든다.
더불어민주당 김병욱 국회의원이 지난 2월 15일 국정 역사 교과서 연구학교 공모 신청을 확인한 결과, 영주 경북항공고와 경산 문명고가 신청한 것으로 경상북도 교육청을 통해 확인한 바 있다. 경산 문명고는 찬성 5명, 반대 4명으로 운영위원회를 통과했고, 영주 경북항공고는 반대 없이 운영위원회를 통과한 것으로 학교 측에서 밝혔다고 확인됐다. 김병욱 의원은 “경북교육청은 교원 80% 미만의 동의를 얻은 학교는 연구학교를 신청할 수 없다는 자체 연구학교 운영지침을 어기고 편법으로 운영위원회를 개최해 국정역사교과서 연구학교 신청을 받았다”고 지적했고 “연구학교 심의위원회에서 이 부분이 반드시 검토되어 연구학교 신청이 취소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들이 이미 박근혜 정부가 추진한 역사교과서에 대해 사망선고를 내렸다. 교육부는 이제라도 잘못을 인정하고 국정 역사교과서를 폐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 의원이 경상북도 교육연구원으로부터 제출받은 2017 역사교육 연구학교 신청서류를 확인한 결과, 문명고는 교장 직인을 찍지 않고 연구학교 신청 서류를 제출하기까지 했다고 확인돼 학생들에게 안타까움을 전하고 있다.
학생들은 퇴학을, 전학을 선택하고 있다. 여러 매체와 나와 학교를 믿을 수 없다는 말도 안타까운 표정과 함께 내뱉고 있다. 우리는 이 시점에서 교과서는 과연 누구를 위해 만들어 내는 것인가 한 번 더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