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내용은 윤동주 시인에 대한 자료를 바탕으로 한 것이며, 가상 인터뷰 형식으로 구성한 내용입니다.
지난 <1부 – 자라나는 윤동주>에서는 윤동주 시인의 유년시절 부터의 이야기를 들었다. 오늘 2부에서는 윤동주 시인의 청년시절의 이야기를 들어보는 시간을 갖겠다.
Q. 연희 전문학교 시절의 이야기를 듣고 싶습니다.
A. 1부에서 언급했듯이 연희전문에 입학할 때, 일제가 국가총동원법을 시행해 민족 전체를 전시총동원체제의 수렁으로 몰아넣던 때였습니다. 때문에 고뇌와 번민은 깊어갈 수밖에 없었죠. 그래서 연희전문의 기숙사를 나와 하숙생활을 시작한 2학년 때부터 동시 쓰기를 아예 그만두었던 적도 있습니다.
이후 절필하다가 쓴 <팔복>의
“슬퍼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 저희가 영원히 슬플 것이오.”
라는 시 구절처럼, 이 기간에 민족의 처절한 수난에도 아무런 응답 없음에 신앙의 내적 갈등을 시로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일제의 탄압을 보고 느끼며, 오래도록 고민하며 고뇌하면서 번민의 터널을 지났습니다. 연희전문을 다니며 졸업반이 되는 시간을 지나면서 모든 내적인 방황과 갈등, 나 자신을 짓눌렀던 역사의 무게를 시로 표현하기 시작했죠.
Q. 그 때 느낀 내적 갈등과 역사의 무게를 표현한 시가 있다면 소개 부탁드립니다.
A. 먼저 <병원> 시의 구절 일부분을 소개하고 싶습니다.
“나도 모를 아픔을 오래 참다 처음으로 이곳에 찾아왔다. 그러나 나의 늙은 의사는 젊은이의 병을 모른다. 나한테는 병이 없다고 한다. 이 지나친 시련, 이 지나친 피로 나는 성내서는 안 된다.”
<병원>이라는 시는 한 여인에 대한 사랑의 아픔을 노래했다고 볼 수도 있으며, 시대고를 앓고 있음에도 병원이라는 사회는 이 사실을 모르고 있음에 대해 안타까운 마음을 표현했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Q. 시대적 상황과 개인의 상황에 따라 다르게 해석될 수 있군요. 지금 시대에서 봐도 마음에 와 닿는 부분이 있는 시 입니다. 혹시 실례가 안 된다면 한 편 더 소개 부탁드려도 될까요?
A. 그렇다면 <서시>를 소개하고 싶습니다.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 했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 오늘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이 시는 *서시인 만큼 제 시집의 정신을 대표하고 있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일제의 식민지 지배하에 있는 상황에서 꺾이지 않는 지조와 절개를 표현하려고 했죠.
*서시: 책의 첫머리에 서문 대신 쓴 시
Q. 서시를 통해서 윤동주 시인의 마음가짐이 현재까지 전해지는 것 같습니다. 위에 소개된 작품들 외에도 많은 작품들이 있나요?
A. 졸업을 앞두고 그 때까지 써놓은 시들 중 18편을 뽑고 거기에 <서시>를 붙여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라는 제목으로 시집을 만들었습니다. 그 때 시집 원고를 3부 필사해서 1부는 제 자신이 갖고, 1부는 이양하 교수에게, 또 1부는 함께 지내던 후배 정병욱에게 주었습니다. 1부를 이양하 교수에게 바친 것은 출판 주선이 목적이었는데, 그에 대한 이 교수의 답변은 출판을 보류하라는 것이었습니다. 일제의 검열을 통과할 수 없을 뿐아니라 신변에 위험도 따를 수 있다는 판단이었던 듯합니다.
윤동주 시인의 청년기 시절, 특히 연희 전문학교 시절에 대해 들어봤다. 일제의 식민지 지배라는 암흑기에 고뇌와 번민을 한 시인 윤동주. 그는 그렇게 한 사람으로서, 또 시인으로서 시대를 살아내는 사람이었다. 마지막 3부에서는 윤동주 시인의 삶의 끝과 이후를 다룰 예정이다.
*참고자료:(국어국문학자료사전, 1998. 한국사전연구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