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 시장에서 품질 경쟁이 치열하다. 민족음식 김치가 국민의 까다로운 식성 때문에 까다로운 생산과정을 만들고 있다. 믿고 먹을 수 있는 김치를 찾는 노력이 소비자를 통해 일어나고 있다. 이런 시기에 최고의 김치를 만들기 위해 농민, 조합원, 직원, 전문가들이 힘을 합하고 있다. 충주 수안보의 남한강김치를 기적적으로 부활시켜 일 매출 2700만 원의 신화를 만든 최창규 수안보 농협 조합장의 리더십이 주목받는 이유다.
농민 출신 조합장이 만든 변화
남한강김치는 한때 충주 살미 농협에서 초정 김치와 함께 이 지역을 대표하는 김치 브랜드였다. 하지만 경영악화로 인해 살미 농협이 수안보 농협에 합병됐고 지역의 위기감은 고조됐다.
“김치와 쌀은 민족의 혼입니다.”
위기는 기회라는 말이 있다.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힘은 경험과 연륜이다. 최창규 조합장은 김치의 혼이 김치의 미래라는 확신이 있었다. 취임하자마자 시설을 정비하고 맛을 내기 위한 준비를 했다. 그의 역할은 투자자를 모으고 남한강 김치를 최고의 브랜드로 만드는 일이었다.
“먹고 싶은 음식은 먹고 싶은 마음이 드는 곳에서 만들어야 합니다.”
그의 생각은 직원과 주민의 마음을 움직였고, 조합원과 투자자에게 신임을 얻었다.
“김치에 대한 관심과 투자에 적극적이어야 김치공장은 성공할 수 있습니다. 그것이 김치를 살리고 민족의 혼을 살리는 길입니다.”
최창규 조합장의 원칙은 지역민과 조합원을 이끌기에 충분했다. 그런데 그의 인자한 인상에서 어떻게 그런 통솔력이 나올 수 있었는지 궁금하다. 아마도 그 이유는 농민 출신이라는 신뢰감과 농민이 가져야 할 성품 때문이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남한강 김치에 사용하는 배추는 농업인 계약재배로 4월~7월, 10월~12월에 수안보 지역에서 수급한다. 이윤을 떠나 농민이 살아야 지역이 살고 지역이 살아야 국가가 산다는 최 조합장의 신념이 반영된 탓이다.
심성의 파트너 되면서 일대 도약
국산 원료만 사용하고 위생 관리와 품질관리에 만전을 기한 탓에 남한강김치는 인정받기 시작했다. ISO9002, 9001 품질인증과 2000년 시드니올림픽 및 2004년 아테네올림픽 납품실적이 대외적 인지도를 높였지만, 실제 매출 신장은 2010년 삼성에버랜드에 납품하며 크게 뛰어올랐다. 철저한 품질관리와 성실한 납품날짜 준수가 가져온 성과였다.
연매출은 40억 원에서 100억 원(2011년 기준)대로 성장했고, 가동률은 현재 120%정도다. 외부 바이어가 주문을 요청하지만 시설을 늘리지 않고는 주문량을 맞추기 힘들다. 매년 약 4천 톤 이상을 출하하며, 100억 원 이상 매출을 올리는 건 과거에 꿈도 못 꾸는 일이었다.
“신용 하나로 지금의 결과를 만들었습니다. 국내산 재료와 엄격한 품질관리가 인정을 받은 것이죠.”
현재 남한강 김치는 삼성 에버랜드로 80% 정도 출하되고 있다. 매주 방문하는 삼성직원들의 엄격한 품질 검사를 2009년부터 받고 있다. 해썹(HACCP위해요소중점관리기준)인증도 남한강 김치의 품질을 보증한다.
남한강 충주호와 지류인 달천강 인근의 청정지역에 자리한 가공공장 직원들에게 희망을 불어넣은 최창규 조합장. 김치는 민족의 혼일 뿐 아니라 상생의 상징이기도 한 것이다.
“수안보 농협 남한강 김치의 생산과정과 품질관리는 김치에 대한 농민의 마음이 밑바탕에 깔려 있습니다.” 그들의 신념은 흔들리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