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쪼(점장, 최고 주방장을 이르는 일본말)였는데, 이젠 쉐프로 생각해주시는 것 같아요. 호칭도 요리도 제가 바꾸는 게 아니라 고객님이 바꾸시는 것 같습니다. 고객님은 언제나 새로운 걸 요구하시지만 전 그것이 즐겁기만 해요”
고객은 왕이라고 말하는 우마쿠라의 신종혁 쉐프는 왕을 위한 프로포즈를 준비 중에 있다. 브레이크 타임에 저녁 예약 손님을 받을 채비를 정성스레 하는 것이다. 신종혁 쉐프의 프로포즈는 창조. 그의 리더쉽은 합심이다. 지금까지 우마쿠라를 이끌어온 그만의 방식은 이곳의 맛있는 느낌을 고객들이 기억하게 만들었다.
신종혁 쉐프는 고객이 변화에 더욱 민감해지는 경향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그가 이곳에 온 2011년부터 우마쿠라의 요리는 다양한 변화를 거듭했다.
“요즘 쉐프들이 가장 고민하는 문제일 거예요. 새로운 것은 무엇일까? 전 고객님들이 원하신다면 적극적으로 해법을 찾으려고 합니다”
독서, 탐방, 체험을 통해 새로운 맛을 창조해가는 그의 노력은 하나의 기준을 벗어나지는 않는다. 그 기준은 바로 한국인의 정서다. 일본식 다이닝바이기 때문에 자칫 고객의 입맛을 벗어난 외딴 시도가 될지도 모를 일이 그의 고집으로 어렵지 않게 융화되고 있다.
“완전히 새로운 것은 없다고 하잖아요? 세상에 있는 한정된 재료가 고객의 주관적인 입맛에 맞으면 그것이 음식에 있어서 창조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신종혁 쉐프는 새로운 메뉴 개발을 시도하기 위해 직원들과 소통하는 일을 잊지 않는다.
우마쿠라의 사람들이 권하는 단품 메뉴로는 여성들이 좋아할만한 크림고로케가 있다. 크림고로케는 수제로 만드는 당일 한정판 사이드메뉴다. 고소하고 달콤한 맛을 찾는 고객의 취향을 고려해 개발했다. 나베 메뉴로는 토마토 홍합 스튜를 추천한다. 매콤하고 칼칼해서 술안주로 재격이라고 한다. 점심·저녁 메뉴로 리차슈벤또의 인기가 높다고 한다. 그릴에 구운 삼겹살을 밥 위에 올려 데리야끼 소스와 함께 맛볼 수 있는 수제 요리다.
“한국인의 정서는 따뜻한 밥이잖아요? 그 정서를 벤또에서도 느끼실 수 있는 겁니다”
제철 재료로 당일 내놓는 우마쿠라의 신선한 요리는 고객들의 만족감을 꾸준하게 높였다. 신종혁 쉐프는 노량진 수산시장에서 직접 재료를 고르고 직원들과 손질한다. 정해진 양을 판매하는 방침은 요리의 수준과 맛을 끌어올렸다.
삼성동에 위치한 우마쿠라는 선릉역 근처 직장인은 물론 업계 대표들의 방문도 이어지고 있다. 신종혁 쉐프는 대표들을 위한 한 상차림을 제안한다. 제철 사시미는 이 집의 대표 요리. 이밖에 부채살꼬치와 와규숯불구이가 대표들의 입맛에 맞을 것이라고.
부채살꼬치는 호주산 와규로 주방에서 구워져 나온다. 와규 숯불구이는 손님이 직접 작은 화로(강원도 참숯)에 구워 먹는 재미가 쏠쏠하다. 소담을 나누며 맛있게 익어가는 고기 한 점은 지친 피로를 위로해주는 신종혁 쉐프의 제안인지도 모르겠다. 아차! 푸짐한 요리를 원하는 분들에게는 모둠 그릴을 추천했다.
“손님과 쉐프의 관계는 새롭게 창조되고 있습니다. 단지 음식을 만들고 음식을 먹는 관계만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고객은 요리에서 행복과 위로를 느끼고 싶어하세요. 쉐프는 그런 고객님과 인간적인 관계를 형성해야 합니다”
끝으로, 그는 열정이 깃든 꿈 보따리를 열어놓았다. 그런데 그 꿈 또한 고객과 함께 누리는 것이었다. “더 열린 공간, 더 활동적인 장소에서 손님들과 맛있는 요리를 앞에 두고 인간적인 이야기를 하고 싶어요. 바다에서 직접 제가 해산물도 구해 와서 요리하고, 손님들과 체험학습도 진행할 겁니다. 행복한 시간이 될 것 깉아요” 신종혁 쉐프의 꿈은 진행형, 오늘도 요리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