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도 못버는 자영업자가 150만명이 넘는 것으로 파악됐다. 가게 4곳 중 하나는 무늬만 사장인 셈이다. 이에 따라 자영업자가 비정규직보다 부채와 노동시간은 많지만 소득은 비슷한, 사실상 사회적으로 가장 열악한 계층으로 전락했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30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전순옥의원에 따르면, 자영업자 넷 중 한 명은 최저임금 미만을 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최저임금 미만 임금근로자 비율인 11.4%보다 두 배 이상 높은 수치다.
이같은 조사결과는 전순옥 의원이 가계금융·복지조사를 기초로 최저임금 미만 자영업자 현황을 통계청에 의뢰해 도출한 것이다. 자영업자의 평균 취업시간이 48.8시간인 점을 고려해 주 48시간 기준 최저임금 미만 비율을 추산했다.
조사 결과, 최저임금 미만 자영업자 비율은 24.4%인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여성, 청년 및 고령층, 저학력, 1인 자영업자 등 취약 계층의 최저임금 미만율이 매우 높게 나타났다. 여성 자영업자의 최저임금 미만 비율은 39%로 남성(17.9%)보다 두 배 이상 높았다.
또 30세 미만과 60세 이상의 비율은 각각 50.3%, 51.7%로 40대의 12.7%보다 네 배 정도 높았다. 청년층 자영업자의 최저임금 미만율도 청년층 임금근로자 비율인 27.7%보다 두 배 가량 높게 집계됐다.
학력별로는 초졸 이하가 57.5%로 대졸 이상 15.3%보다 세배 이상 높게 나타났다. 특히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자영주)의 최저임김 미만 비율은 29.8%로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고용주) 4.3%보다 7배가량 높았다. 가족끼리 혹은 홀로 생계를 영위하는 1인 자영업자 10명 중 3명은 최저임금 미만을 벌고 있는 것이다.
현재 고용노동부가 고시하는 저소득 근로자 기준은 135만원 미만으로 이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자영업자 비율은 30.4%에 달하는 실정이다. 자영업자 열 명 중 세 명은 정부의 사회보험료 지원이 필요한 저소득 근로자인 셈이다.
올해 기준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에 따른 자영업자가 580만 명인 것을 고려하면, 최저임금 미만 자영업자수는 150만 명이 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전순옥의원은 “현재 자영업자는 비정규직보다 부채와 노동시간은 많지만 소득은 비슷한 사실상 사회적으로 가장 열악한 계층으로 전락했다”며 “정부는 자영업 위기의 심각성을 깨닫고 자영업자의 소득과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한 특단의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중소기업청을 중심으로 범부처적인 자영업대책 TF를 조직하여, 경제민주화, 사회안전망, 그리고 비정규직 해소와 일자리 창출을 포괄하는 종합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