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의 초중고 등교시간을 9시로 변경할 경우 연간 1조 5천억원 가량의 사교육비가 감소할 것이라는 분석결과가 나왔다.
‘9시 등교’는 올해 8월 경기도교육청이 경기도 내 각급 학교의 등교시간을 현행보다 20분~1시간 가량 늦춘 오전 9실 조정하는 방안을 도입한 바 있다. 이어 서울ㆍ전북 등 다른 지역에서도 오전 9시 등교제 도입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회 교문위 박주선 의원이 의뢰하여 국회예산정책처가 분석한 ‘등교시간 변경에 따른 사교육비 감소규모 추계’ 보고서에 의하면, 17개 시도 모두 9시로 등교시간을 변경할 경우 연간 사교육 비용은 총 1조 4626억원 가량 감소할 것으로 추계됐다. 이 중 학원수강에 지출되는 비용은 약 9829억원이다.
이 금액은 하루 3시간 이상 사교육을 이용하던 학생들이 등하교 시간 변경으로 일 평균 1시간의 사교육 시간을 줄인다고 가정한 결과다. 이번 조사는 통계청과 여성가족부의 실태조사 결과를 기초로 국회예산정책처가 수행했다.
지난해 기준 전국 초ㆍ중ㆍ고 학생은 총 648만1000명으로, 이 중 1일 평균 3시간 이상 사교육을 이용하는 학생은 약 16%인 103만6960명에 달한다. 현재 각 시도별 조례에 따라 밤 10~12시 이후 학원심야교습이 금지되는 만큼 하교시간이 늦어지면 사교육을 받을 수 있는 절대적 시간이 감소할 수밖에 없다는 가정 하에 이번 분석은 진행됐다.
통계청의 지난해 사교육비조사 결과 초중고등학교 사교육비 총액은 약 18조6000억원이다.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23만9000원으로 초등학생인 경우 23만2000원, 중학생은 26만7000원, 고등학생은 22만3000원으로 집계됐다. 시도별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서울이 32만8000원으로 가장 높았다. 뒤를 이어 대전이 25.만9000원원 경기 25만3000원 순으로 이어졌다.
여성가족부가 지난 2011년 실시한 청소년 종합실태조사에 따르면, 청소년의 1일 평균 사교육 참여시간은 2시간2분으로, 전체학생의 약 16%가 1일 평균 3시간 이상의 사교육을 이용하는 학생으로 예상됐다. 참여유형별 사교육비용으로는 학원 수강에 지출되는 비용이 전체 사교육 비용의 약 67.2%로 월평균 16만원에 달했다.
박주선 의원은 “천문학적인 사교육비용 때문에 가계는 쪼들리고, 사교육을 받지 못한 학생은 좋은 대학에 갈 수 없어 부모의 경제력이 대물림되는 등 ‘계층 이동의 사다리’가 없어져버렸다”면서, “9시 등교가 사교육비 부담을 덜어줄 수 있다고 밝혀진만큼 전국적으로 등교시간을 9시로 변경하는 것을 검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