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항공대학교(총장 이강웅) 연구진이 자체 개발한 태양광 무인항공기가 국내 최장 비행시간 기록을 수립했다.
한국항공대는 항공우주 및 기계공학부 배재성, 박상혁 교수 연구팀이 개발한 태양광 무인항공기 ‘KAU-SPUAV(Korea Aerospace University-Solar Powered UAV)’가 지난 6월 21일부터 23일까지 제주도 알뜨르비행장에서 56시간 33분 동안 저고도 장기체공 비행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KARI)의 고고도 대형 태양광 무인항공기* 가 지난 2020년 세운 국내 최장 비행시간인 53시간 6분을 넘어선 기록이자, 저고도 소형 태양광 무인항공기*로서는 세계 2위의 기록이다.
현재 태양광 무인항공기 세계 최장시간 비행기록은 프랑스 에어버스가 인수한 영국 기업 Zephyr의 25일 23시간 57분(고고도 대형 태양광 무인항공기 분야)이며, 저고도에서는 스위스 취리히 연방공과대학 Atlantik Solar 연구실이 81.5시간(저고도 소형 태양광 무인항공기 분야)의 세계 1위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 고고도 대형 태양광 무인항공기 : 성층권에 해당하는 15~20km 상공에서 비행할 수 있는 날개 길이 20m 이상의 태양광 무인항공기
** 저고도 소형 태양광 무인항공기 : 500m 이하의 상공에서 비행하는 날개길이 5~6m 이하의 태양광 무인항공기
모형 글라이더를 개조해 만든 날개 길이 4.16m, 무게 5.3kg의 무인기인 KAU-SPUAV는 이번 비행에서 두 번의 밤과 두 번의 낮을 지나 세 번째 밤에 착륙함으로써, 국내 최초로 저고도에서도 완전한 24시간 이상 비행이 가능함을 증명해 보였다. 배재성, 박상혁 교수 연구팀은 지난 2012년에도 국내 최초로 태양광 무인항공기 사계절 12시간 연속비행에 성공한 바 있다.
태양광 무인항공기는 몸체가 가벼워 오랫동안 하늘에 떠 있을 수 있고, 커다란 날개 위에 붙인 태양전지판 덕분에 낮에는 햇빛을 받아 배터리를 충전하고 밤에는 충전된 전력으로 비행을 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배터리 충전을 위해 지상으로 내려와야 하는 기존의 무인항공기와 달리 장기체공이 가능하다. 이런 장점 때문에 재난감시, 산불감시, 해안감시, 공간정보수집 등에 주로 쓰이고 있으며, 장기적으로는 성층권에서 체공하며 인공위성을 대체하는 것이 목표다. 따라서 얼마나 오래 비행할 수 있는가가 중요하다.
연구팀은 지난 2009년부터 정부 및 외부 기관의 지원 없이 자체적으로 태양광 무인항공기를 개발해왔다. 처음에는 1~2시간 비행에서 시작하여 56시간 33분까지 차츰 비행시간을 늘렸다. 2019년부터는 직접 개발한 태양광 무인항공기를 제주도 해안환경 감시에도 활용하고 있다. 배재성 교수는 “외부 지원 없이 자체적으로 연구를 수행하다 보니 많은 어려움이 있었고, 기체·비행제어 컴퓨터(FCC)·비행소프트웨어 등을 직접 개발하는 과정에서 기체가 추락하는 사고도 여러 번 겪었지만, 포기하지 않고 함께 해낼 수 있다는 마음으로 해온 덕분에 오늘에 이르렀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배 교수는 또 “이 연구를 같이 한 졸업생들과 같이 하고 있는 대학원생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며, 우리가 이룬 이 작은 성과가 국내 태양광 무인항공기 개발의 밑거름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연구팀의 다음 목표는 80시간 이상 비행기록을 수립하는 것과, 태양광 무인항공기를 다양한 크기로 제작하여 상용화하는 것이다. 올해는 제주도청에 해안감시 및 농작물 작황감시를 위한 태양광무인기 1대를 판매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