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코리아 박은혜 칼럼니스트]
고위직 인사 자녀들의 취업비리 뉴스는 익숙하리만치 당연하게 보도되어오고 있다. 어디 고위직 인사들뿐일까. 일반인들 사이에서도 돈으로 취업비리를 감행하는 사례는 비일비재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취업비리뿐만이 아니다. 대학 및 대학원 진학과 관련된 입시비리 문제 역시 해를 거르지 않고 뉴스에 보도되곤 한다.
취업비리, 입시비리가 생길 수밖에 없는 이유 중 하나는 선정 과정이 객관적인 절차를 밟지 못하기 때문이다. 운전면허 필기시험, 한자급수시험과 같은 자격증 시험과는 달리 다방면에서 살펴야 하기 때문에 면접이나 자소서, 이력서, 포트폴리오, 연구 계획서 등에 대한 검토 과정들이 수반되고 자연히 주관적인 평가가 개입될 수 없다. 그리고 주관적 평가라는 틈을 타 비리가 개입되곤 한다.
사실 이러한 주관적 선정 과정은 뉴스에서 보도되는 비리의 문제만을 낳는 것이 아니다. 부모의 개입이 없다고 하더라도, 선정하는 과정에서 붙어야 할 사람이 떨어지고 떨어져야 할 사람이 붙는 경우가 허다하다. 당장 면접, 자소서, 이력서, 포트폴리오만 가지고는 그 사람에 대한완벽한 평가가 어렵기 때문에 뽑고 나서 후회하는 일이 일어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더욱이 지원자가 많을 때는 상세하게 제출 서류를 검토하지 않는 것은 물론, 면접 역시 심층적으로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에 귀한 인재를 놓치는 경우도 많다.
그만큼 공정성의 문제를 차치하고서라도, 인재 선발에 있어 객관적 평가가 어렵다는 점은 취업 및 입시 영역에 있어 풀기 힘든 숙제로 남곤 한다. 이러한 현실적인 문재로 인해 인재를 올바로 선발하지 못한다는 것은 기업의 입장에서 손실이 아닐 수 없다. 탁월한 인재 하나가 회사의 운명을 바꿀 수도 있는 상황에서, 주관적이고 복잡한 선발과정에 의해 인재가 걸러져 버리는 것은 안타까운 일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지원자들 입장에서는 말할 것도 없다. 오랜 기간 준비를 했음에도 높은 경쟁률 안에서 자신을 제대로 평가받을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 만큼 그들이 매번 느끼는 허탈감과 좌절은 이루 말할 수가 없다.
인재 채용의 중요성은 사실상 우리나라의 산업 발달과도 직결된다. 유능한 인재를 채용해야 기업이 살고, 우리나라의 산업이 지속적으로 발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더 넓게 확장하여 살펴본다면, 대학 입시 역시 같은 맥락에서 볼 수 있다. 대입이 취업의 전초전이라고 보았을 때, 대학에서 어떤 인재를 선발하느냐는 장기적인 차원에서 우리나라의 산업 발달과 이어질 수 있다. 그런 차원에서 현재의 입시 시스템 및 채용 시스템에 대한 개선책은 지속적으로 강구되어야 한다.
주관성이 낳는 오류를 극복할 인공지능 면접시스템
위와 같은 문제들을 극복하기 위하여 국내의 한 회사(마이다스아이티)는 3년여에 걸친 개발 끝에 채용전문 AI를 개발했다. 인에어(InAIR)라고 불리는 이 면접 솔루션은 10만 명의 지원자를 대상으로 동시 면접이 가능하며 이 과정에서 표정이나 언어, 생체신호 및 뇌역량을 측정할 수 있게 된다. 뿐만 아니라, 인에어는 채용토탈 솔루션인 만큼 면접뿐만이 아니라, 서류전형을 검토하는 과정 역시 보다 철저한 방식으로 진행하게 된다. ‘누락’시키거나 ‘대충 훑어보기만 하는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방법을 통해 검토 및 분석을 하게 되는 것이다.
면접 과정을 조금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인공지능 면접은 일반적인 면접처럼 형식적인 질문을 하고 답을 듣는 과정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지원자는 보다 편안한 시간 및 장소에서 한 시간 이내에 자기에 대한 소개를 하는 것은 물론 각 상황에 대한 질문, 자신의 강점과 약점을 확인하는 심층 구조적 질문을 받게 된다. 한편 이때 지원자의 반응은 뇌신경과학 기반의 META 분석 결과를 통해 평가가 된다. 그리고 이를 통해 지원자의 역량이 판단되면 채용 담당자에게 결과가 보고된다. 이어서 최종적으로 채용 담당자는 미리 설정했던 다양한 항목에 대한 지원자의 답변과 인에어의 체계적인 분석 결과를 참고할 수 있고 이를 토대로 면접자가 자신의 학교 혹은 회사에 적합한 인재인지를 보다 빠르고 분명하게 확인할 수 있게 된다.
물론 인에어는 하나의 사례이자 출발점일 뿐이며, 앞으로는 보다 다양한 형태로 인공지능 면접 시스템, 채용 솔루션 등이 개발될 수 있을 것이다.
인공지능의 모범 사례로 정착될까?
인공지능이 인간의 자리를 빼앗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이어지는 가운데, 면접 시스템에서 인공지능을 활용하는 것은 우리에게 인공지능에 대한 가치를 새롭게 인식하게끔 해 주는 듯하다. 수많은 지원자들을 대상으로 꼼꼼한 검토 끝에 인재를 선발하는 것이 인간의 능력 및 현실적인 상황에서는 어려운 만큼, 이런 영역에서만큼은 인공지능이 투입되는 것이 효과적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만큼 면접 시스템과 인공지능의 만남은 인간의 자리를 빼앗지 않으면서도 인간의 부담거리를 덜어줄 대표적인 시스템으로 자리 잡힐 듯하다.
실제로 인간 면접관 및 채용관리자가 일일이 지원자들을 파악하고 그들이 제출한 서류를 검토하려면 많은 시간과 비용을 투입된다. 거기에 특정 지원자를 뽑았음에도 결국에는 맞지 않아 새로 충원하는 경우가 생기고 이로 인한 손실을 감내해야 하는 경우도 많다. 그런 측면에서 인공지능 면접 솔루션 몇 시스템은 인공지능이 앞으로 어떤 방식으로 개발되고 적용되어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모범 사례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인간의 통찰을 넘어서진 못해도 인간의 오류는 극복할 수 있다
물론 인공지능 면접 시스템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도 뒤따를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사람을 판단하는 데 있어 기계는 사람만이 가지고 있는 통찰력을 지닐 수 없다는 것이다. 특히 인공지능이 인간 자체에서 뿜어지는 특유의 분위기나 매력을 감지할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양날의 검처럼, 인간에게는 깊이 있는 통찰력만큼이나 판단오류가 뒤 따르기 마련이며, 이 부분에 있어서는 대안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그 대안이 바로 인공지능이 될 수 있다. 더불어 1차 전형에서는 인공지능을 통해 객관화된 평가를 수행하고 2차 전형에서는 인간의 통찰력이 개입될 장을 마련한다면 오류를 줄이면서도 인간 특유의 사고는 수반하는 보다 완벽한 입시 및 채용 시스템으로 갖춰질 수가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처음에 언급했던 대로, 인공지능을 중심으로 한 입시 및 채용 시스템이 확립되면 비리가 개입될 여지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 물론 이러한 비리가 이 세상에서 완전히 근절될 수는 없지만, 적어도 인공지능 면접 솔루션을 비롯한 인공지능 입시 및 채용 시스템이 정착되는 한 비리의 빈도가 줄어드는 것은 충분히 가능성 있는 일로 점쳐질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