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코리아 최지현 기자]일본의 한 연구팀이 생명체에 꼭 필요한 당을 운석에서 검출했다. 이는 인간의 근원을 밝혀낼 단서가 될 수도 있다.
일본 도호쿠(東北)대학과 홋카이도(北海道)대학, 미국 항공우주국(NASA) 과학자 등으로 구성된 연구팀은 운석에서 리보핵산(RNA)을 구성하는데 반드시 필요한 당을 검출했다는 연구논문을 19일자 미국 국립과학원회보에 발표했다고 일본 언론이 전했다.
운석에서 아미노산 등의 유기물이 발견된 적은 있지만 생명의 근간이 되는 RNA를 구성하는데 필요한 당이 발견되기는 처음이다. 지금까지 여러 종류의 아미노산이 검출된 호주에 떨어진 ‘머치슨 운석(Murchison meteorite)’ 등 탄소질 운석 2종류를 깨뜨려 물과 염산으로 당을 추출했다. 그러자 리보오스를 비롯한 4종류의 당이 검출됐다.
이는 모두 지구상의 생명을 만든 당과는 달리 탄소비율(동위체비)이 커 우주에서 생성된 것으로 추정됐다.
연구팀은 DNA의 유전정보를 전달하는 역할을 하는 RNA를 구성하는 당인 ‘리보오스(ribose)’가 운석에서 발견되지 않은 사실에 주목했다. 검출된 리보오스는 최대 25ppb로 극히 미량이며 자일로스(xylose), 아라비노오스(arabinose) 등도 검출됐다.
연구팀은 “우주에서 만들어진 당이 지구에서 최초의 생명이 탄생하는 재료가 됐을 가능성도 있다”는 입장이다.
46억 년 전 태양계가 탄생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소행성내에서 화학반응으로 만들어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소행성은 천체충돌 등으로 부서지면서 운석으로 지구에 낙하한 것으로 보인다.
DNA를 구성하는 당인 ‘디옥시리보오스’는 앞선 연구를 포함해 운석에서 발견된 적이 없다. 마이니치(每日)신문은 이번 연구결과는 초기생명은 DNA 없이 RNA를 이용해 자기복제를 했다는 학계의 가설을 뒷받침하는 지질학적인 첫 증거라고도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리보오스는 지구에서도 화학적으로 생성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따라 이번에 검출된 리보오스가 지구에서 생성된 것인지, 아니면 우주에서 온 것인지를 놓고는 논쟁이 계속되고 있다.
연구팀의 후루카와 요시히로 도호쿠대 교수는 “현 단계에서 어느 쪽인지 단정짓기는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