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코리아 이정민 기자] 2020 대학수학능력 시험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매해 이맘때면, 찬 바람이 불어와 겨울의 시작을 알리지만 수험생과 수험생을 둔 학부모는 겨울의 시작을 느낄 겨를도 없이 시험으로 인해 가슴을 졸인다.
수능에 늦어버린 수험생이 경찰차와 퀵서비스의 오토바이를 타고 등교하는 것처럼 매 시험마다 빠지지 않고 나오는 풍경이 있다. 바로 시험 감독과 관련된 문제다. 현재, 수능 시험 감독관은 각 학교의 교사들이 담당하고 있다. 총 5개의 과목 중 2, 3개를 교대로 들어가는 시스템인데, 한 사람이 시험 감독을 담당하는 시간만 하루에 7시간 가까이 된다고 한다. 시험 감독에 들어가면 7시간 동안 행여 시험에 방해가 될까 봐 발소리와 숨소리도 내지 못하는 시간이 지속된다. 그렇기 때문에, 시험 감독을 한번 보면, 시험을 치르는 수험생만큼이나 피로감을 느낀다고 한다.
심지어 올해 수능을 앞두고 교원단체 실천교육 교사모임이 국가 인권위를 상대로 수능 감독관은 인권 침해라는 내용으로 진정서를 넣기도 했다. 이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은 “교사가 아니면 담당할 사람이 따로 없는데 누가 하라는 말이냐“는 입장과 “실제로 수능 시험 감독관은 상당한 중노동이다.”라는 상반되는 입장이 나와 의견 대립이 이루어지기도 했다.
그렇다면 시험 응시자만 천만 명 가까이 되는 중국은 어떨까? 중국판 수능인 ‘가오카오(高考, 일반고등학교모집전국통일고시)’의 경우, 그 엄청난 응시자 수로 인해 시험 감독관과 같은 문제가 더 심할 것이라 생각하는 이들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중국은 기술을 통해서 이를 해결하고 있다.
중국은 가오카오 시험에 대한 감독을 위해 지난 2016년부터 드론을 띄워 부정행위를 감시하고 있다. 우리나라 수능과 마찬가지로 단 한 번의 시험으로 대학의 당락이 좌우되기 때문에 부정행위의 숫자도 마찬가지로 많을 수밖에 없었다. 중국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인력만으로는 부족함을 느껴 2016년 시험부터 드론을 띄워 소위 ‘커닝’이라 말하는 부정행위를 감시하고 있다.
또, 안면인식 시스템을 통해 대리 시험 단속에도 나섰다. 응시자의 수가 많아 관리가 어렵기 때문에 안면인식과 같은 기술을 통해 인력의 어려움을 대체하고 있는 것이다. 심지어 올해 시험에는 가오카오 시험지의 배달 인력에게도 안면인식 시스템을 적용해 한층 더 높은 수준의 보안을 보여줘 화제가 되기도 했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이하며 우리 시대는 급격하게 바뀌고 있다. 과거에는 학생들이 분필 가루를 마셔가며 공부했지만, 이제는 스마트 기기를 통해 영상 강의를 볼 수 있는 세상이 됐다.
그러나, 시대가 바뀌더라도 세계적으로도 유명한 교육열은 변함이 없다. 여전히 수학능력시험은 국가적으로도 가장 많은 관심을 가지는 이슈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수능 시험 감독관 문제와 같은 부분은 원활한 해결이 필요하다. 드론을 띄우고 안면인식 시스템을 통한 보안을 실시하는 중국의 방식이 마냥 옳다고는 할 수 없겠지만, 기술을 이용해 인력의 부족함을 대체하는 부분은 타산지석으로 삼을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