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코리아 최지현 기자] 여러 이해관계자들과 정부부처, 관련 전문가 등이 규제와 제도에 대해 논의하는 해커톤이 열렸다.
대통령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위원장 장병규)는 지난 11월 11일과 12일 양일간 천안시 재능교육연수원에서 ‘제6차 규제·제도혁신 해커톤’을 개최했다고 13일 밝혔다.
해커톤은 해킹(hacking)과 마라톤(marathon)의 합성어로 한정된 기간 내에 기획자, 개발자, 디자이너 등 참여자가 팀을 구성해 쉼 없이 아이디어를 도출하고, 이를 토대로 앱, 웹 서비스 또는 비즈니스 모델을 완성하는 행사를 말한다.
이번 해커톤의 의제는 ‘디지털 사이니지 활성화를 위한 옥외광고물 관련 제도 개선방안’, ‘미래교육 혁신을 위한 에듀테크 산업 활성화 방안’, ‘중소도시 및 농어촌지역 빈집재생을 통한 관광숙박 활성화’ 등 3개 의제에 대해 민간 이해관계자, 전문가 및 관계부처가 참여하여 1박 2일간 집중토론을 진행했다.
디지털 사이니지 활성화를 위한 옥외광고물 관련 제도 개선방안
디지털 사이니지는 가상·증강현실(AR/VR). 인공지능(AI) 등 4차 산업혁명 핵심기술의 테스트베드 역할을 할 수 있는 기술 융복합 산업이다. 관련 산업 발전을 위해 옥외광고물 관련 규제 완화와 신기술에 대한 관심이 필요해 ‘디지털 사이니지 활성화를 위한 옥외광고물 관련 제도 개선방안’을 의제로 선정했다.
한광석 남서울대학교 광고홍보학과 교수가 의제 리더를 담당했고, 행정안전부, 환경부 등 정부부처, 한국전광방송협회, 한국옥외광고협회, 한국옥외광고정책연구소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참석했다. 먼저 토론자들은 디지털 사이니지를 법률용어인 디지털 광고물로 통일해 사용하기로 합의했다.
토론결과 중심상업지역과 관광특구지역에서는 최소한의 운영 가이드라인만 제시하고 규제완화가 필요하다는데 합의했다. 이에 디지털광고물의 활성화를 위해 네거티브 규제 도입 방안을 내놨다. 특정구역을 지정해 허가 또는 신고 기준을 완화하는 옥외광고물법 시행령을 개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또한 안전을 보장하고 난립을 방지하기 위해 안전점검기준을 보강하고 제재조치의 실효성 확보를 위해 이행강제금 및 과태료 최고금액(現 500만원)을 상향하는 방안 등도 내놨다.
디지털 광고물의 경우 공공분야 입찰에서 중소사업자의 진입장벽이 높다는데 공감해 중소기업에 일정물량을 배정하는 등 중소사업자를 위한 다양한 방안들도 논의했다.
이외에도 한국옥외광고센터가 디지털 광고물의 활성화를 위한 지원을 담당하고 행정안전부는 한국옥외광고센터가 원활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기능과 역할, 권한을 강화하는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미래교육 혁신을 위한 에듀테크 산업 활성화 방안
4차 산업혁명은 정의되지 않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전방위적 인재를 요구한다. 이를 위해 최신 기술이 접목된 에듀테크 도구를 활용, 교육에 혁신을 가속화 할 수 있다. 그러나 에듀테크 산업과 관련한 제도적 지원은 현재 부족한 실정이다.
4차위는 4차 산업혁명 시대 부응하는 미래인제 양성을 위해 에듀테크 산업 발전의 성과를 점검하고 학교 현장에 접목시켜 교육 혁신을 도모할 방안을 강구했다.
박남기 광주교육대학교 교수가 의제 리더를 담당했고, 교육부, 산업통상자원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정부부처, 한국교육학술정보원, 정보통신산업진흥원, 에듀니티, 유비온, 종로하늘교육, 한국에듀테크산업협회, 미래교육네트워크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이들은 먼저 에듀테크 민간 참여 플랫폼 생태계를 구축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에듀테크 확산을 위해서는 민간이 참여하는 오픈마켓 플랫폼을 구축해야하고, 에듀테크가 접목된 미래교육 우수학교 사례가 확산될 수 있도록 노력하자고 뜻을 모았다.
또한 지속적 에듀테크 발전을 위해 거버넌스 구축방안을 내놨다. 정부부처 및 대표성이 있는 공공·민간 전문가가 참여하는 TF를 구성, ‘미래교육 혁신을 위한 에듀테크 산업 활성화’를 위해 법·제도를 개선하고 관련 데이터 범위와 공개체계를 논의하기로 했다. 이 TF는 교육과정과 연계해 민간참여 에듀테크 테스트 베드 기반을 마련하고 예비 및 현직 교원이 에듀테크 소양을 갖출 수 있도록 교원양성·연수 등 다양한 방법도 내놨다.
이 밖에도 중소도시 및 농어촌지역 빈집재생을 통한 관광숙박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혁신안도 내놨다.
급변하는 정책 환경 속에 정부의 일방적인 결정보다는 사회적 합의를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장병규 4차위 위원장 역시 이 점에서 만족스러워했다. 그는 여섯차례 해커톤을 진행하면서 참여자들이 상대방의 입장을 이해하고 서로 합의하는 과정을 직접 경험했다.
장 위원장이 “해커톤이 새로운 거버넌스 모델이 될 것이라는 확신이 생겨난다.”며 “사회 전반에 이러한 신뢰모델이 확산되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4차위는 이번 해커톤에서 도출된 ‘규제·제도혁신 합의안’이 실제제도변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정부 및 국회의 규제개선 절차와 연계해 관계부처가 이행계획을 수립하고 경과를 지속적으로 점검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