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코리아 심건호 기자] 빛을 이용해 양분을 만들고, 산소를 만드는 일은 모두 조그만 녹색 잎에서 일어난다.
‘녹색공장’이라고도 불리는 잎은 광합성을 해서 만든 양분을 조직에 나눠 식물을 먹여 살리고, 산소를 배출해 모든 생명체가 살 수 있게 해준다. 최근 자연 잎의 광합성 메커니즘을 모방해 친환경 청정에너지인 수소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는 ‘나노잎 촉매(Biomimetic nanoleaf electrocatalyst)’가 개발됐다.
화학공학과 용기중 교수첸 빈(Chen Bin) 박사 팀이 최초로 외떡잎식물의 잎을 모방해, 수소에너지를 만드는 물분해 과정에서 산소 발생을 촉진시키는 ‘나노잎 촉매’ 개발에 성공했다. 이번에 개발된 나노잎 촉매는 기존 촉매보다 최대 9.3배까지 촉매 활성이 향상된 것으로 확인됐다.
수소에너지를 얻기 위해서는 물을 산소와 수소로 분해해야 한다. 물분해 반응은 수소발생촉매와 산소발생촉매 반응에 의해 진행되는데 이중 상대적으로 반응이 어려운 산소발생촉매를 개발하는 것이 핵심 기술이다.
연구팀은 대부분이 한해살이인 외떡잎식물이 나란한 잎맥으로 수분과 양분을 효율적으로 전달하여 광합성을 하는 것에 착안해, 자연 잎의 장점을 그대로 모사한 나노잎을 개발했다. 물과 양분을 전달하는 잎맥을 본딴 ‘산화구리(CuO) 나노와이어’ 위에 광합성 작용을 일으키는 잎몸 구조를 모방한 ‘층상이중수산화물(LDH)’을 합성해낸 것이다.
나노잎 촉매는 잎몸, 즉 LDH 판상구조가 넓은 표면적을 이용하여 산소 발생 반응을 촉진하고, 잎맥인 나노와이어가 전하를 빠르게 수송함으로써 산소 발생 효율을 대폭 향상했다. 뿐만 아니라 안정적이고 유연성(flexibility)이 뛰어난 것으로 나타나 활용성이 매우 높다.
연구팀 용기중 교수는 “나노잎 촉매의 개발로 물분해 반응에서 가장 어려운 산소 발생 반응을 획기적으로 촉진할 수 있게 됐다”며 “앞으로 물분해를 통한 수소에너지 생산에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며 기대감을 밝혔다.
한편, 이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교육부에서 지원하는 한국연구재단 ‘2019년 이공분야 기초연구사업 중견연구과제 지원’ 연구의 일환으로 수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