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코리아 이정민 기자] 1989년 KBS에서는 88 서울 올림픽의 성공적인 개최를 기념하며 국내에서 자체 제작한 애니메이션인 <2020년 우주의 원더키디>를 방영했다.
준말인 2020 원더키디로 많은 사람들의 기억에 남아 있는 이 애니메이션은 1989년 당시의 사람들이 다가올 먼 미래인 2020년을 그리며 만든 작품이다. 당시 2020 원더키디를 본 사람들은 작품 속에서 하늘을 날아다니는 자동차와 자유롭게 우주여행을 할 수 있는 2020년을 상상하며 즐거워했다.
시간은 어느덧 흘러 21세기가 지나고 2019년이 되었다. 먼 미래일 것만 같았던 원더키디의 2020년이 어느새 코앞으로 다가왔다. 원더키디 속에서 그렸던 2020년과 우리가 약 3개월 후 맞이할 2020년의 모습은 얼마나 닮았고, 또 어떻게 다른 모습일까.
2019년 현재, 원더키디에서 나왔던 2020년처럼 하늘을 날아다니는 자동차를 볼 수는 없다. 아직까지 자동차는 도로에서만 달리고 하늘은 비행기의 영역이다. 하지만, 하늘은 나는 자동차만큼은 아니라도 2020년, 자동차 업계의 혁신적인 변화를 목격할지도 모른다.
바로 자율주행 자동차의 상용화의 이야기다. 지금도 거리에 나서면 ‘자율 주행 자동차 시험 운행 중’이라는 팻말을 붙이고 거리를 활보하는 자동차들을 확인할 수 있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다가오는 2020년을 자율주행 자동차의 상용화가 시작되는 시점으로 예상하고 있다. 실제로 자동차의 자율주행 기술은 2010년대 이후 급격한 발전을 보였다. 현재 유명 자동차 기업뿐만 아니라 구글 같은 IT 기업들도 자율주행 기술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국내의 현대자동차 기업의 경우, 지난 2016년 12월에 자사 자동차인 아이오닉 EV에 독자적으로 개발한 자율주행 시스템을 적용하여 미국에서 4km 구간을 완전히 주행하는데 성공했다. 또, 지난 해 2월에는 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서울-평창 간 고속도로 약 190km 구간을 자율주행하는 데 성공하기도 했다.
현대자동차 측은 늦더라도 2025년이면 국내에서도 완전한 자율주행 자동차의 상용화가 이루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자율주행 시대가 훌쩍 다가옴에 따라 우리 사회가 같이 고민해야 할 과제도 있다. 우선 자율주행이 본격적으로 도입되면 운수업 종사자들의 일자리 감소 문제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운수업과 같은 자동차 관련 직종에서 인력이 완전히 사라지기는 힘들겠지만, 자율주행이 안정적으로 상용화될 경우 자동차 관련 직종에서 실업 문제는 분명히 대두될 것이다.
최근에도 국내에서 카풀 애플리케이션이 상용화될 조짐이 보이자 택시업계가 반발하며 파업을 해 충돌을 빚었다. 만약에 자율주행 기술이 상용화되어 운전하는 인력을 완전히 대체하는 상황이 발생한다면 더 큰 파장이 일 것으로 보인다. 기술적인 발전과 기존 인력과의 상생을 모색하는 방안을 생각해야 할 것이다.
또한, 자율주행 시스템의 안전성에 대한 검증도 확실하게 끝마쳐야 한다. 자율주행 시스템을 도입하는 가장 큰 이유는 인간의 운전보다 자율주행 기술이 더 안전하다는 전제가 있기 때문이다.
자율주행 시스템이 완전히 도입될 경우 음주 운전 같은 운전 수칙을 미준수하는 일이나 난폭·보복 운전과 같은 위험한 운전도 도로에서 사라지게 된다. 자율주행 시스템에는 사람이 운전해 생길 수 있는 실수와 같은 위험요소가 없다.
그러나 자율주행 시스템이 도입하고 시험하는 과정에서 사고가 발생한 사례가 생기기도 했다. 2016년 2월에는 구글의 자율주행차가 가벼운 추돌사고를 일으켰다. 같은 해 5월에는 전기자동차 테슬라의 ‘모델S’가 사망사고를 일으켜 충격을 주기도 했다.
자율주행 시스템의 안정성을 완전히 검증하기까지는 자율주행 자동차의 상용화는 어렵다. 구글을 비롯한 IT 업체와 자동차 업체들은 자율주행 시스템의 크고 작은 위험성을 완전히 배제하기 위해 오늘도 힘을 쏟고 있다.
자율주행 시스템은 연구와 개발을 거듭한 끝에 급격한 발전을 했지만, 많은 전문가들이 예상한 2020년에 딱 맞춰 자율주행 자동차의 완전한 상용화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자율주행 자동차의 시대가 점점 다가오는 것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2020년이 지나고 시간이 흐르면서 우리는 가까운 시일 내에 완전히 상용화된 자율주행 자동차 시대를 맞이할 수 있을 것이다. 어쩌면 2020 원더키디에서 보여준 하늘을 나는 자동차도 머지않은 미래에 볼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