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코리아 전세훈 기자] ‘착용할 수 있는’이란 뜻을 가진 웨어러블은 최근, 국내 IT 및 스마트 기기 시장을 뜨겁게 달구는 이슈였다. 기존 기기와 달리 유연하게 휘어지고 종이처럼 가벼운 소재의 개발은 IT 분야 뿐 아니라, VR 기기, 경량화가 요구되는 자동차, 항공·우주분야에도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한국화학연구원 연구진이 웨어러블 기기처럼 구부러진 열 공급원에서도 열을 전기 에너지로 바꿔주는 열전소재를 개발했다고 전했다. 이를 통해 앞으로 새로운 소재 개발 가능성도 열려, 웨어러블 기술 적용 확장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한국화학연구원 화학소재연구본부 조성윤 박사팀이 개발한 유연한 열전소재 탄소나노튜브(CNT․Carbon Nano Tube)는 스폰지처럼 내부에 기공이 무수히 많은 다공성 구조로 열전도도가 낮고, 자유자재로 휘어지는 특성을 지니고 있다.
열전소재는 주변의 열에너지로 전기를 생산하거나, 반대로 전기에너지를 열로 바꿔주는 소재다. 열전소재를 이용한 열전발전은 체온이나 태양열, 전자기기와 산업시설에서 발생하는 열을 이용한다.
하지만 기존 열전소자는 무겁고 유연하지 않아 깨지기 쉬운 게 문제였다. 이는 무기소재를 기반으로 한 탓이다. 이러한 탓에 신체나 다양한 곡면의 열원에서 전기를 생산하기 어려운데다, 제조공정 자체도 까다롭고 복잡해 고가였다.
이에 전 세계 연구진들은 평면형태의 소자에서 벗어나기 위해 탄소나노튜브(CNT)에 주목했다. 탄소나노튜브는 전기전도도가 높고 기계적 강도가 강하고, 지구상에 풍부하게 존재하는 소재다. 또한, 다공성과 표면적이 넓은 특성으로 인해 도핑 순수 반도체 물성을 변화시키기 위해 소량의 불순물을 첨가하는 공정의 자유도가 높아 전기적 특성 개선도 용이하다.
하지만 전기전도도가 높은 만큼 열전도도도 높아 열전소재 성능 최적화가 필요하며, 탄소와 탄소 간의 상호작용이 강한 탓에 열전소자에 적합한 두께로 적층하는 게 어려웠다.
하지만, 한국화학연구원 연구진은 새롭게 개발한 CNT 폼은 열전도도가 낮고, 높게 적층할 수 있을뿐더러 열원의 형태에 따라 자유자재로 부착할 수 있게 제작할 수 있어 그 활용성이 더욱 커질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또한, 개발 과정에서 실험한 결과, 10,000번 이상 굽혔다 펴는 과정을 반복해도 안정적인 전기적 특성을 유지해, 소재의 안정성도 기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국화학연구원 조성윤 박사는“이번 스폰지형 유연 열전소재는 기존 무겁고 딱딱한 무기기반 소재의 한계를 극복했다는 점에 큰 의미가 있다”면서“새로운 소재 개발의 가능성은 물론 다양한 열전분야의 응용가능성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열전분야 시장 전망도 밝다. 현재 차량에서 사용하고 난 후의 열이나 온천수를 이용한 열전발전 시작품의 실증실험이 진행되고 있다. 앞으로 관련 기술 수요도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번 연구성과는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창의형 융합연구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