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코리아 김지윤 기자] 글을 쓰거나 옷을 입는 등 비교적 단순한 신체적 활동도 뇌졸중, 치매, 발달장애 등으로 재활이 필요한 환자들에게는 어려운 일이 된다.
일상생활을 다시 수행할 수 있도록 신체의 기능을 회복하려면 재활치료가 꼭 필요하다. 그러나 반복적인 동작을 수행해야 하는 인고의 재활치료에 쉽게 지루함을 느끼고 지치는 환자들이 많다.
‘환자들이 언제 어디서나 재미있게 재활 훈련을 할 수는 없을까?’
반호영 네오펙트 대표는 지루한 재활치료라는 고정관념을 깨뜨리려 재활에 재미 요소를 더한 ‘라파엘 스마트 재활 솔루션’을 개발했다. 2010년 설립된 네오펙트는 인공지능(AI) 기술을 기반으로 뇌졸중 등의 신경계 및 근골격계 질환 환자의 재활을 돕는 재활 훈련 기기 업체다. 네오펙트의 재활 솔루션은 다양한 게임 훈련 콘텐츠 중 환자 상태에 따라 가장 적합한 훈련 게임을 제공한다. 대표 상품으로는 ‘라파엘 스마트 글러브’가 있다.
“누구나 행복하게 살 권리가 있습니다. 신체장애가 그 행복에 방해가 될 수 있다는 건 마음 아픈 일이죠. 네오펙트는 환자들이 일상의 평범함을 누릴 수 있도록 하는 게 목표입니다.”
네오펙트의 재밌고 쉬운 재활치료 기술에 국내외 첨단 의료시장 반응은 뜨겁다. 반호영 대표를 만나 당사의 재활 혁신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 다음은 반 대표와의 일문일답.
▲ 신경계, 근골격계 환자들이 언제 어디서나 지속적인 재활 훈련을 할 수 있는 제품을 개발하고 있지 않은가. 당사가 구축한 새로운 재활치료 패러다임에 대해 자세히 설명 부탁드린다.
스마트 재활 솔루션인 ‘라파엘 스마트 재활 솔루션’을 개발해 뇌졸중 등 신경계, 근골격계 환자들이 언제 어디서나 지속적인 재활 훈련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다. 전 세계 어느 곳이건 의료 시스템의 한계로, 경제 능력의 한계로, 기술의 한계로 필요한 재활 치료로부터 소외된 환자들에게 언제 어디서나 재활 훈련이 가능하게 만드는 게 자사의 목표다.
네오펙트는 즐거운 재활 훈련에 주목했다. 신체의 움직임이 필요한 게임을 통해 즐겁게 훈련하는 동안 운동능력이 저절로 회복되도록 하는 식이다.
라파엘 스마트 재활 솔루션은 병원용과 가정용으로 나뉘는데 먼저, 병원용 재활 솔루션의 경우 국립재활원, 서울대병원, 서울아산병원, 세브란스병원 등 국내 50여 개 병원과 미국·유럽 등의 병원에서 사용되고 있다.
가정용 재활 솔루션은 가볍고 소형화된 장비와 클라우드를 통해 가정에서도 지속적인 훈련이 가능하도록 고안됐다. 환자들이 전문 지식이 없더라도 집에서 자가 치료가 가능하다. 환자의 훈련 데이터는 클라우드에 저장되며 이를 통해 환자들은 병원과 집에서 연이어 훈련이 가능하다. 환자들의 재활훈련 데이터는 담당 의료진에 공유되어 의료진이 기기 클라우드에 저장된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환자의 상태를 파악할 수 있다. 가정용 제품은 미국에서만 판매하고 있다.
▲ 대표 개발 제품에 대한 소개 부탁드린다.
네오펙트 개발 제품은 △라파엘 스마트 글러브 △라파엘 스마트 키즈 △라파엘 스마트 보드 △라파엘 스마트 페그보드 △라파엘 컴커그 등이다.
위 5종으로 기본적으로 4개의 하드웨어(움직임 측정·경량·휴대성·합리적인 가격)와 소프트웨어(인공지능·게임화)의 결합으로 구성돼 있다.
먼저 자사의 대표 제품인 ‘라파엘 스마트 글러브’는 뇌졸중 환자의 손, 손가락, 손목 아래팔 재활 훈련을 목적으로 개발된 제품으로 환자는 글러브를 착용하고 라파엘 재활 솔루션에 연결해 재활 훈련 게임을 진행하면 된다.
‘라파엘 스마트 키즈’는 어린이용 재활 기기로 발달장애, 소아마비 등을 앓는 환자의 손목 아래팔 재활 훈련을 돕는다. ‘라파엘 스마트 보드’와 ‘라파엘 스마트 페그보드’는 뇌졸중 환자의 상지 재활 훈련을 진행한다. ‘라파엘 컴커그’는 뇌졸중, 치매 등을 앓는 환자의 인지 재활 훈련을 돕는다.
▲ 올해 말 신제품 출시를 앞두고 있다고 들었다.
제품 2종 출시를 앞두고 있다. 오는 10월에는 하지 재활 훈련을 돕는 ‘스마트 밸런스’를 출시할 계획이다. 또 루게릭 환자나 척추 부상 환자 등 손을 움직일 수 없는 환자를 위한 보조기기 ‘네오마노’를 올해 말 출시할 예정이다. 웨어러블 손 보조기기 ‘네오마노’가 ‘2019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 디자인 콘셉트 부문에서 최고 디자인상인 ‘베스트 오브 더 베스트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네오마노는 척수 손상, 뇌졸중, 루게릭 등 중추 신경장애로 손이 마비된 사용자가 물건을 잡거나 집을 수 있게 도와주는 웨어러블 손 보조기기다. 손이 마비됐지만 손목과 팔 힘이 남아있는 환자는 네오마노를 사용해 물건을 잡거나 집는다.
제품 구동 원리는 글러브에 부착된 모터로 엄지, 검지, 중지에 연결된 와이어를 당기고 풀어준다. 블루투스 리모콘으로 작동하며 ‘쥐기’ 버튼을 누르면 전동 모터에 연결된 티타늄 와이어가 손가락을 구부려주고, ‘펴기’ 버튼을 누르면 와이어가 풀려 기본 자세로 돌아간다.
▲ ‘라파엘 스마트 글러브‘ 제품으로 미국 CES(세계 최대 가전·IT 제품 전시회)로부터 2년 연속으로 혁신상을 수여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 국내외적으로 입지를 다져가고 있는데, 첨단의료 시장서 네오펙트의 기술은 어떤 반응을 얻고 있나. 자세히 설명 부탁드린다.
우선 국내 병원들과의 활발한 교류 활동을 펼치고 있다. 국립재활원·삼성서울병원·서울대병원·세브란스병원 등 국내 50여 개 병원서 임상 효과가 증명된 자사의 제품을 체험 중이다. 또 미국·유럽 등의 병원·의료시설에서 자사의 제품을 활발하게 사용 중이다. 환자의 반응도 좋은 편이다.
▲ 실버케어 전문기업 롱라이프그린케어를 인수했는데 비전은?
‘롱라이프그린케어’ 인수를 통해 단순한 노인 돌봄 수준을 넘어 AI 기술을 활용한 재활 등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롱라이프그린케어는 2006년에 설립된 이후 매년 최우수 노인장기요양기관으로 선정되는 등 국내 1위 실버케어 전문기업으로서 독보적인 입지를 구축하고 있다.
롱라이프그린케어가 영위하는 주야간보호, 방문요양센터 등을 이용하는 장기요양보험 수급자 약 70만명 중 뇌졸중ㆍ치매 환자의 비율은 57.6%로, 뇌졸중 및 치매 환자를 위한 재활 훈련 솔루션을 제공하는 네오펙트의 주요 타겟 고객과 일치한다. 또한 국내에서는 2020년부터 베이비붐 세대의 65세 이상 노인 인구 편입으로 향후 10년간 연 평균 48만 명의 노인 인구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며, 이에 따라 실버 고객 대상 가정용 재활 제품 및 서비스 수요가 증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네오펙트는 사의 기술력을 기반으로 국내 실버케어 서비스의 혁신을 주도하고, 라파엘 홈 재활 기기의 체험 기회를 확대해 국내 B2C 판매 채널을 확보할 계획이다.
네오펙트는 롱라이프그린케어와 함께 단순 재활을 넘어 고령자들의 건강 회복 및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하고, 이를 선도하는 회사가 되고자 한다.
▲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 정부나 관계기관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정부에서도 스타트업 지원에 관해 많이 노력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바라는 것은 따로 없고 기업이 이윤을 창출해나가는 과정을 긍정적인 시선에서 바라봐줬으면 한다. 기업은 고객의 니즈를 수용하고 이를 해소함으로써 이윤 창출이 가능해진다. 이러한 기업 활동을 응원해줬으면 한다.
▲ 개인적인 삶의 철학이 있다면 무엇인가?
대학생 시절, 아버지와 큰아버지 두 분이 뇌졸중으로 돌아가셨다. 집안 어른들이 뇌졸중으로 고생하는 모습을 바로 곁에서 지켜보면서 저렴하고 지속적으로 재활 훈련을 할 수 있는 제품과 서비스에 대한 니즈를 절감했다.
이후 학교 선배인 최용근 CTO를 만나 저렴한 가격에 효율적으로 뇌졸중 재활 훈련을 가능케 하는 솔루션이라는 비전을 가지고 네오펙트를 설립했다.
죽음을 간접적으로 경험하니 삶은 무엇인가라는 생각이 문득문득 들었다. 하루를 살더라도 행복하게 살고 싶다. 우리는 유한한 삶을 살기 때문에 하루를 살아가더라도 행복하게 살아야 한다. 행복한 삶에 대한 권리는 누구에게나 존재한다.
‘행복해지자’라는 철학을 품고 아픔으로 희망을 잃은 분들이 행복한 삶을 되찾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