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코리아 권희진 기자] ‘거꾸로 가는 시내버스’저자 안건모 작가는 그의 강연회에서 종종 신혼집을 구하기 위해 발품을 판 일화를 이야기한다. 그가 사회 문제에 눈을 뜨기 시작한 계기이기도 하고 우리나라의 국민들의 ‘주거권’이 궁지에 몰린 시간은 비단 현재뿐만 아니라 꾸준히 제기되어 온 고질적인사회 문제이다.
그는 허름한 무허가 판자집밖에 신혼집을 구할 도리가 없어 돈을 모아 2년 후에 다시 전셋집을 구하러 다녔다고 한다. 2년 동안 그는 판자집을 벗어날 만큼의 돈을 모았다고 생각했지만 2년 동안 전세값은 꾸준히 올라 그의 ‘주거지’는 결국 제자리를 벗어날 수 없었다고 했다.
안 작가는 2년 동안 노동자로 열심히 일했던 부부가 모은 자금이 삶에서 아무런 영향을 발휘하지 못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때부터 현실의 부조리에 대한 자각이 시작되었다고 한다. 그는 곧장 그가 보지 못한 ‘세상의 진실’을 알기 위해 서점을 찾았다고 했다.
23일 오후 방송된 MBC ‘PD수첩의 아파트 값 폭등 뒤, 투기 세력의 실체를 취재한 2부작 ’미친 아파트 값의 비밀’에 의하면 실제로 광주 봉선동의 집값은 1년 만에 실거래가가 5억 원 정도 급등했다. 방송에서는 언급하지 않았지만 최근 서울의 전세대출 급증 양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서울의 전세 대출은 2년간 증가율이 두배 이상 치솟았다.
천정부지로 치솟은 전세값이 떨어지지 않는 한 당분간 대출 급증세는 멈추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지역마다 다소의 차이가 있지만 그동안 서울과 몇몇 지방은 ‘억’대를 뛰어 넘는 가파른 집값 상승세를 보였다. 덩달아 전세 대출은 집값을 부추기고 집값은 천정부지로 오르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과연 이 악순환의 발원지는 어디인가?
23일자 ‘PD수첩’의 방송분에서는 부동산 가격 변동과 관련해 부동산 스타강사들의 사회적 역할과 작금의 사회적 문제에 대해 응수했다. 나름 경제 동향을 파악하여 많은 이익을 창출하며 각종 매스컴에서도 그들의 입을 주목했다. 강연과 저서 그리고 일명 재테크 카페를 통해 ‘부동산 재테크 강사’들은 현재의 재앙적인 부동산 폭등을 마치 서핑하듯 즐긴다. 그들 과연 도덕적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까
이 방송에서는 전국의 유명 부동산 재테크 강사 중 빠숑은 더리서치그룹 부동산연구소장을 맡고 있는 김학렬 씨와 직장인을 위한 부동산투자 연구소(직부연) 이나금 대표를 지목했다.
이학철 씨는 일명 ‘빠숑’으로 알려져 있으며 그의 부동산 예언(?)은 곧 현실이 될 만큼 수강생들 사이에서는 절대적인 영향력을 지닌다. 또한 아파트값을 움직이는 스타강사로 ‘부동산의 여왕’으로 불리는 이나금 ‘직부연아카데미’ 대표 또한 강의 수강료가 1000만원에 달할 정도로 부동산에 대해서는 ‘선견지명’급의 통찰력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들의 수강생들 대부분이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평범한 사람들이라고 가정할 때 그들의 예언과 조언은 충분히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천 만 원에 달하는 수강료를 책정해도 전국의 수강생이 몰리는 것이라고 추측된다.
’PD수첩’에 방송에 의하면 ‘빠숑’ 김학철 씨의 말 한마디의 파괴력은 대단했다. 그 예로 광주 봉선동을 들 수 있다. 실제 그가 지목한 이 지역 아파트 가격은 최근 급등했기 때문이다.
‘쌍용스윗닷홈’ 공급면적 155.32㎡은 2017년 5월 6억7000만 원에서 2018년 8월 11억9500만 원으로 뛰었다. ‘한국아델리움’ 3차 공급면적 164㎡도 2017년 3월 4억7200만 원이던 가격이 2018년 8월 9억9000만 원으로, ‘제일풍경채 엘리트파크’ 공급면적 114.7㎡도 2017년 1월 3억8050만 원에서 2018년 8월 9억9000만 원으로 급등했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들은 “전국적인 인지도가 있는 스타강사들은 한 지역의 가격을 올렸다 내렸다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 그런 사람들이 꽤 많다”며 “수강생들 10%만 움직여 한 지역에 갑자기 (수강생들의 자본이) 들어가면 그 지역은 아수라장이 된다”고 분석했다.
그들의 책임론이 대두되면서 집값 급등에 대해 이나금 측은 “미친 아파트 값의 비밀은 살펴볼 필요도 있다”며 수요공급의 원리를 들어 “공급량이 부족하기 때문에 아파트의 가격이 상승할 수 밖에 없는 것”이라고 지적하며 부동산 폭등의 책임론에서 비켜섰다.
집값 폭등에 대처하기 위한 정부의 정책은 번번히 실패하면서 결국 무주택자들의 절망과 청년층의 좌절은 늘어가고 있다. 또한 서민들의 주거와 재산의 향후 가치에 대한 불안을 부추기고 그리고 혼란에 평승에 사익을 취하는 ‘부동산 재테크 강사’들의 도덕적 타락상에 전파를 타면서 과연 우리 국민엥게 ‘부동산’에 대한 무한한 신뢰와 부동산의 절대적 영향력에 대한 씁쓸한 생각을 지을 수 없다.
결국 부동산 투기는 서민을 배신하고 집값 폭등이라는 욕망의 전차에 탑승한 서민과 청년이 결국 투기꾼의 먹잇감이 되고 있다.
치솟는 부동산 가격 이면, 투기 세력들의 모습을 집중 취재한 ‘PD수첩-미친 부동산 값의 비밀’ 2부는 30일 밤 11시 10분에 방송된다. [이뉴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