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코리아 심건호 기자] ‘넵’, ‘네’, ‘넹’ 등 일상에서 쓰이는 대답은 형태가 비슷하다. 하지만 각종 상황에 따라 의미와 사용이 다른 ‘네’의 세계는 정말 알다가도 모를 부분이다.
급식체 말투에 이어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화제가 됐던 급여체는 넵과 넹, 네 등의 적절한 사용법 등을 설명한다.
이에 덧붙여 같은 ‘넵’이라도 어떠한 상황에서 어떠한 특수문자와 함께 사용되는 지에 따라 의미가 달라진다. 누리꾼들은 격한 공감을 하며 자신의 카톡방이 생각난다는 댓글을 남겼다.
커뮤니티 글에 따르면 ‘넵’은 일반적인 업무 카톡에 가장 많이 쓰이는 대답이다. 상하가 존재하는 경우 주로 쓰이며 무난하고 담백하며 깔끔하다는 평이 주를 이룬다.
이러한 ‘넵’에 느낌표가 붙으면 ‘넵!’이 돼 클라이언트를 대할 때나 중요 업무에 대한 답을 할 때 쓰이는 표현으로 쓰인다.
‘넵병’에 걸린 직장인들이라고 할 정도로 넵은 활용 범위가 넓었다. ‘넵’부터 ‘넵!’, ‘넵ㅠㅠ’, ‘넵~!!’ 등 다양한 형태의 ‘넵’이 직장인들의 카톡방을 수놓고 있다.
한편, 직급이 상대적으로 높은 직장인의 경우 ‘넵’보다는 ‘네’의 사용이 많다는 의견이 다수이며, ‘..’이나 ‘~’ 등의 특수문자 사용이 많다는 의견도 지배적이다.
최근 ‘~요’체로 바꾸자는 말이 나오고 있지만, 군대에서도 상명하복의 철칙에 따라 ‘다나까’ 말투가 계속 이어져오고 있다.
국립국어원에서는 “우리말 번역이 어려운 전문용어의 경우 꼭 필요하면 사용해도 무방하지만, 우리말로 옮길 수 있는 단어까지 외국어로 표현하는 건 문제다”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일부 누리꾼은 “시대의 흐름에 따라 유행하는 부분도 있지만 우리 사회의 직장문화와 관련해 자연스럽게 자리매김한 언어문화의 한 부분”이라는 의견을 피력하기도 했다.
실제 벼룩시장구인구직이 직장인 1241명을 대상으로 ‘직장인의 이중성이 가장 두드러지는 부분’에 대해 조사한 결과 약 24%가 말투라는 응답을 했다.
‘직장 안과 밖에서의 모습이 다른 이유’에 대해서는 ‘직장에서의 평판관리를 위하여’가 약 29%로 가장 큰 이유로 꼽혔으며, ‘직장에서 사생활을 지키기 위해’, ‘괜히 나섰다가 더 많은 일을 하게 될까봐’, ‘경직된 직장 분위기가 저절로 그렇게 만들어서’ 등의 답이 뒤를 이었다.
‘모든 관계는 말투에서 시작된다'(김범준 저)라는 책에서 “호감과 비호감의 결정적 한 끗, 말투에 있다”라는 내용이 나온다.
어쩌면 직장인들은 ‘넵’이라는 한 단어, 한 음절에 걸린 자신의 평가에 최선을 다하기 위해 여러가지 ‘넵’을 만들어 냈는지도 모른다.[이뉴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