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어준과 주진우 그리고 “프로젝트 不”

(사진 = 영화 ‘그날 바다’ 시사회, 네이버 영화)

[이뉴스코리아 권희진 기자]2014년 4월 세월호가 침몰하고 김어준은 세월호의 정부가 발표한 GPS와 세월호 항적도에 의구심을 품고 ‘프로젝트 부’를 가동하기에 이른다. 김어준처럼 자기의 신념지향적인 사람도 드물다. 이명박이 대통령에 당선된 후 그는 종종 얼굴을 비추던 모든 방송 프로그램에서 하차했다. “나는 이명박이 싫어요”를 외친 결과였다. 정권의 일방적인 왕따를 당하는 방송인과 예술인이 비단 그 하나가 아니였지만 그의 행보는 위풍 당당함을 잃지 않았다.

 

 

그는 여전히 딴지 일보의 총수이자 몇몇의 정권 비판적인 영화의 자금줄이었다. 박근혜가 대통령에 당선되고 난 후에는 프랑스로 도피를 감행한 적도 있었고 그 이후에도 포토라인에 지속적으로 소환되었지만 그는 매번 때깔 나는 검은 정장을 맞춰 입고 나타났다. 마치 대중에게 그의 전매특허인 “쫄지마! ”를 외치는 듯하면서…

프로젝트 부에 펀딩을 감행한 이유는 간단했다. 그가 하는 일은 ‘정의’가 담보되어 있었다.  올 봄, ‘그날 바다’의 티켓이 날아왔다. 4년 전에 펀딩한 티켓을 받아보는 감동이란? 마치 수익률 제로인 브릭스 펀드 통장에 이자 금액이 찍힌 기분이랄까. 용산 CGV에서 시사회가 열렸다.

‘그날 바다’는 세월호 항적도와 GPS등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 수 없는 증거와 근거 그리고 학자들의 분석으로 진행되는 영화이다. 처음에는 낯설다. 분노를 위해 알아야할 내용들이 이해가지 않았지만 영화의 여로를 추적해 보면 우리의 슬픔과 아픔의 근거가 명백히 제시된다.

차갑게 이해하고 뜨겁게 눈물을 흘리는 영화다. 물론 영화는 세월호 침몰의 근거에 대해 명백한 결론을 맺지 않는다. 그리고 세월호의 침몰의 원인으로 영화 ‘그날 바다’의 가설은 설득력이 없다는 의견도 있다.

하지만 2014년의 사건에 대해 여러 시행착오와 난관 그리고 위해 세력들의 음모를 뚫고 나온 영화로 인해 언젠가는 명백한 증거를 찾을 수 있는 ‘근거 있는’ 출발점이 될 것이다.

 

그리고 몇 달 후

집으로 택배가 와 있었다. 아무도 주문하지 않은 택배였다. 바로 프로젝트 ‘부’시리즈의 서비스 상품(?)으로 배달된 DVD였다.

(사진 = 영화 ‘더 플랜’의 한 장면, 네이버 영화)

 

2017년에 개봉된 ‘더 플랜’
18대 대선 조작 의혹에 대한 영화였다. 당시 박근혜가 대통령이 되었을 때 5.16%라는 득표율을 보고 나는 속으로 생각했다. “아버지가 딸을 위해 선거 저승에서 쿠테타를 벌였구나…” 저승길에 가신 아버지의 음복을 제대로 받는구나 생각했지만 누군가는 대선 조작의 구체적 증거를 찾았고 마침내 영화로 만들어진 것이다.

전자 개표에 대한 논란은 이후로도 계속되었다. 아프리카 BJ로 유명한 망치부인의 경우 김어준의 가설에 대해 강하게 반발했고 당시 부정선거에 대한 논란으로 박근혜의 국정원 댓글 사건의 맹점을 상실한 결정적 오류라며 비판했다.

그의 영화에서는 여러 학자와 전문가들은 ‘숫자의 비밀’과 조작의 근거를 예리하게 파헤치고 있다. 이 영화 또한 가설이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수리적·논리적 개념이 부실할 경우 영화는 ‘꿈의 나라’로 당신을 인도할 것이다.

한국 언론 독립투사로서 어깨를 나란히 하는 주진우 기자의 ‘저수지 게임’
그는 자칭 타칭 이명박의 숨겨진 돈 찾아드리는 ‘이명박 꾼’이다. 이명박의 ‘대통령의 시간’이 없었다면 우리 사회는 주진우라는 기자를 발견하지 못했을 것이다. 물론 지금이야 엉뚱한 불륜 사건에 연루되어 체면이 많이 구겨지긴 했으나 이명박이 나는 새도 떨어트릴 정도의 위세를 과시하던 시절 그의 활약상은 이토 히로부미를 사살했던 안중근 의사에 버금가다.

 

(사진 = 영화 ‘저수지 게임’의 한 장면,네이버 영화)

물론 주진우가 이명박의 돈만 찾는 것은 아니다. 그가 양육비조차 흥정했던 일명 ‘눈 찢어진 아이’를 찾아내기도 했고 유독 음식점 부인과 연문설이 많았던 그의 추억을 되찾아주기도 했다. 그는 단지 대선 후보였던 이명박의 천박한 인격과 지능형 비리를 보고 절대 ‘대통령이 되어서는 안 될 사람’이라며 그의 낙선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

하지만 하늘은 이 전 대통령을 조금더 높은 곳에 올려 두었다. 그의 민낯은 밝혀지지 않았고 그의 권세는 확고했다. 하지만 ‘기레기’가 판을 치는 세상에서 ‘기자’로서 쓰고 알린 그의 진정한 ‘기자 정신’이 돋보이는 영화 ‘저수지’였다.

지금은 비록 영어의 몸이 되었지만 요강보다 오염된 4대강 사업의 비리에 대한 수사 그리고 당시 부역했던 비양심 언론과 학자들에 대한 추적이 계속되어야 한다.

그의 친구 시사평론가 ‘김용민’이 쓴 책 ‘김어준의 평전’은 그의 가치 지향적 태도와 자유로움의 근원을 일대기의 형식으로 밝히고 있다. 사실 아주 평범하지맞 독창적인 한 사람이 사회의 미디어와 언론을 주도하고 게다가 영화를 만들어 진실을 파헤치는 일련의 행보들은 놀라을 따름이다. 딴지 일보의 총수로서 대중 앞에 장난처럼 나타난 머리가 산발한 한 남자는 어쩌면 우리의 구겨진 역사의 변곡점 안에 꼿꼿이 버티고 있었다. “쫄지 마!” 외치면서 말이다. 쪼는 법 없는 그의 거침없는 행보가 여전히 주목을 끌고 있다. [이뉴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