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코리아 권희진 기자]한 아이가 어린이집 차량에 갇혀 숨을 거둔 상태에서 발견되었다. 폭염의 날씨에 수 시간 방치되었고 그 삶과 죽음의 시간에 있는 4살 아이의 절규와 공포를 생각하면 살아 있는 관계자의 무책임함에 다시 한 번 성토하지 않을 수 없다.
만 1세부터 5세까지 보육료가 국가 정책으로 지원되면서 ‘어린이 집에 안 보내면 손해’라는 인식이 팽배해 졌다. 전업주부와 일하는 엄마의 갈등상황까지 치닫던 문제는 결국 ‘엄마’의 사회 활동과 무관하게 전액 지원되는 방향으로 결론이 났다. 따라서 최고 월 87만 8천원에 달하는 어린이집 비용이 모두 정책적으로 지원됨에 따라 ‘어린이집’은 필요·선택적 교육 기관이 아닌 사회적 혜택과 육아 활동의 분담 차원의 인식으로 성장했다. 출산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각고의 정책과 지원이 계속되는 노력의 일환이다.
하지만 가정 양육에 대한 지원 금액은 월 한도액 20만원에서 답보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전업주부는 차라리 어린이집에 지급될 보육료를 아이를 양육하는 가정에 지급하라는 요구가 끊이지 않고 있지만 정부는 여전히 어린이집 보육료를 지급하는 ‘우회적 지급’방식을 고수하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어린이집 내부의 폭력 사건이나 차량 사고 등은 민간 어린이집에 집중 발생됨에 따라 국공립 입학을 원하는 요구가 치열해지는 반면 민간 어린이집의 안전 상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채 불만과 불안이 웅크리고 있다. 결국 대형 사고로 이어지며 반복되는 ‘어린이집 사태’가 좀처럼 해결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민간 어린이집 사건들이 끊임없이 제기되면서 교사의 처우 문제가 그 원인으로 지목되었다. 따라서 지자체나 정부에서 어린이집 처우 개선비를 별도로 지원하며 최저 임금 수준의 어린이집 교사 임금을 약 200 만원을 상회하는 수준으로 상향되었다. 하지만 여전히 문제는 계속되고 있어 교사의 처우 개선뿐만 아니라 더욱 본질적인 문제 제기와 대안을 도출이 필요하다.
어린이집 교사 이외의 본질적인 문제는 함양 미달의 어린이집 자영업자의 수적 팽창을 들 수 있다. 한국어린이집총연합 2017년 보육 통계에 따르면 어린이집은 2017년 10년 동안 9,382개 원이 증가하였다. 이 중 국·공립 어린이집은 1,409 개 원이 증가한 반면 민간 어린이집과 가정 어린이집을 합해 민간에서 운영하는 어린이집이 총 7,436 개원이 증가함을 볼 수 있다. 즉, 국·공립보다 약 5 배가량의 증가율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공정한 경쟁을 통해 보육의 질적 성장을 추구한다면 아이를 양육하는 국민 모두가 건전한 시스템의 수혜자가 되는 것은 자명한 일이다. 하지만 만약 세금으로 지급되는 어린이집 보육료가 어린이집 원장이 보육료 장사에 이용되고 정부가 어린이집 양적 팽창만을 방관한다면 현재와 같은 문제는 또다시 불행으로 되돌아 올 것이다. 국·공립 어린이집의 설립은 교사의 처우 개선문제도 동반 해결될 수 있기 때문에 결국 민간과 양립하되 국가 책임제로 흡수하는 노력이 보육정책의 기조가 되어야 한다.
어린이집으로 집중된 양육의 책임을 가정과 분산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가정 양육 수당의 4배에 육박하는 어린이집 보육료 지급 방식의 ‘간접 지원’ 대신 보육을 원하는 부모들이 직접적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보육료 직접 지급 방식을 시행하면서 어린이집 교사의 안전 교육 의무화와 관리·감독 시스템을 강화함으로써 이중삼중의 안전장치로 만일의 사고에 대비해야 한다. 어린이에게 발생하는 우발적인 사고를 온전히 막아낼 수 도리가 없는 것이 현실이지만 곳곳이 허점이 지뢰같이 숨어 있는 상황을 재고해 볼 필요도 있다.
어린 아이의 희생으로 다시 보육 정책을 점검하는 망양보뢰의 어리석음이 또다시 반복되고 있는 안타까운 현실은 여전히 폭염과 동행중이다.[이뉴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