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에 가면 꼭 먹게 되는 음식이 몇 가지 있다. 피자, 파스타, 에스프레소, 그리고 젤라또가 있다. 젤라또(gelato)의 어원은 ‘얼리다(freeze)’는 뜻의 이탈리아어 ‘젤라레(gelare)’에서 파생된 말로 ‘얼렸다(frozen)’라는 의미이다. 복수형은 젤라띠(gelati), 젤라또를 판매하는 전문샵을 젤라떼리아(gelateria)라고 한다.
젤라또(gelato)란 수분과 당분, 고체 성분들을 혼합하여 얼려 굳힌 동결 제품으로써 공기를 균일하게 혼합해 조직을 부드럽게 만든 디저트로 아이스크림과 확실한 차이가 있다.
공장에서 대량 생산하여 딱딱한 상태로 얼려 유통하는 아이스크림과 달리 젤라또는 매장에서 당일 소량 생산하여 판매하므로 신선하며 부드럽다. 아이스크림은 장기간 유통하기 위해 제조 시 향, 색소와 같은 인공적인 첨가물을 사용하기도 하지만 인공적인 재료를 배제하고 신선한 유제품, 과일, 견과류와 같은 최대한 내츄럴한 원재료만을 선호한다. 아이스크림은 80~120%의 인위적인 공기를 주입하여 만들기 때문에 끊어지는 식감이나, 젤라또는 제조 과정중 25~40%의 공기가 자연스럽게 주입되어 상대적으로 밀도가 높아 맛이 진하고 쫀득한 식감을 형성한다. 지방 함량에도 차이가 있는데 일반 아이스크림의 지방함량이 최소 10%, 평균 14~20% 정도로 높은 반면 젤라또의 지방은 6~12%로 낮아 칼로리도 상대적으로 낮다.
젤라또를 만드는 기본적인 방법은 다음과 같다. 유제품과 설탕, 견과류, 초콜릿 같은 원재료의 계량한 원재료를 살균기에 넣고 온도를 높여 혼합 살균, 살균한 액상 배합을 저온숙성, 마지막으로 배치 프리저(Batch Freezer)에 숙성한 원료를 넣고 냉각하여 젤라또를 생산하는 것이다.
만드는 법은 쉽게 보이지만 훌륭한 젤라또를 만드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젤라또는 대량생산하기에 쉽지 않고 매장에서 매일 만들어 판매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탈리아에 있는 수많은 젤라또 매장들이 위와 같은 방법에 자신들의 특색을 담아 수백 년간 젤라또를 만들고 있다. 그래서 이탈리아인들에게 젤라또는 세대를 아우르는 음식이다. 어머니와 아들이, 할아버지와 손녀가 같이 맛보고 경험을 공유하는 음식이다. 이탈리아의 유명한 요리책 『주방에서의 과학과 잘 먹는 것의 예술(La Scienza in cucina e l’Arte di Mangiar Bene, 1891년)의 저자 아르투시펠레그리노(Artusi Pellegrino)는 ‘살면서 때때로 젤라또를 먹는 기쁨을 누리지 않는 것은 죄를 짓는 것과 같다’ 라고 말한 바 있다.
국내에서도 새로움을 찾는 사람들도 물론이거니와 수많은 이들이 여행 중에 이탈리아에서 먹었던 그 젤라또를 기억하고 추억을 되새기며 젤라또를 즐기고 있다. 여러 업체 중에 고전적인 방법으로 기본에 충실하여 젤라또를 만들고 있는 곳이 있어 취재를 다녀왔다.
‘젤라띠젤라띠(GelatiGelati)’는 젤라또라는 이름이 생소하던 시절 2012년 7월 홍대에서 시작되었다. 윤상준 대표는 이탈리아를 여행하던 중 먹어본 젤라또에 반하여 대학을 졸업 후 이탈리아로 건너가 밀라노 주립요리학교 C.A.P.A.C에서 젤라또 전문가과정을 이수하였고 밀라노의 젤라떼리아마르게라(GelateriaMarghera), 국내 제과업체의 연구소에서 다년간 젤라또 개발자로서 경력을 쌓은 젤라또 스페셜리스트이다.
윤상준 대표님에게 젤라또는 어떤 음식인가요?
대학 시절 이탈리아에서 경험했던 젤라또를 잊을 수가 없었습니다. 많은 분이 지친 일상에서 벗어나 여행을 하며 쉼을 얻기도 하고, 또 좋은 기억들은 노스텔지어가 됩니다. 지금도 젤라또를 먹는 순간 이탈리아에서 경험이 오롯이 살아납니다. 그것을 경험하셨던 분들이 이곳에서 다시금 행복한 순간을 느끼시길 바라며 ‘젤라띠젤라띠‘를 오픈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이 곳에서 처음 드시는 분들도 젤라또가 줄 수 있는 특별할 경험을 하시길 바라는 마음이 있습니다. ‘젤라띠젤라띠에’서 드시는 젤라또가 많은 분들에게 작은 쉼과 일탈이 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젤라띠젤라띠’ 만의 특징은?
수많은 젤라또 브랜드 중에서 우리가 가지고 있는 차별성은 기본적이지만 독특한 메뉴와 그 품질을 유지해줄 훌륭한 장비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포체띠(pozzetti)’라는 쇼케이스는 아주 오래 전부터 이탈리아에서 사용된 장비입니다. 이런 전통적인 포체띠 쇼케이스는 외부 공기와의 접촉을 최소화하여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해 젤라또의 상태를 최상의 상태로 유지하며 매우 위생적입니다. 이탈리아의 오랜 젤라또 문화를 국내에 그대로 재현하고자 과감한 장비 투자와 함께 기본에 충실한 젤라또를 만들고 있습니다.
‘젤라띠젤라띠’라는 브랜드를 만들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은 공감대였습니다. 트랜드에 따른 제품을 만드는 것도 중요할 수 있지만, 그것보다 꾸준히 사랑받는 브랜드를 만드는 것이 목표였습니다. 그러기 위해서 젤라또를 유행처럼 즐기다 사라지는 음식이 아닌 언제든지, 누구든지 오랫동안 즐길 수 있는 아이템이 되도록 노력했습니다. 이탈리아의 젤라또 메뉴 중 스테디셀러 위주의 제품군을 선정하였고, 거기에 추가로 이천 쌀 젤라또 같은 한국적인 요소도 포함했습니다. 거기에다가 젤라또를 콘으로 먹는 문화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고민 끝에 콘안에 멜팅 초코릿을 넣었는데, 많은 분들이 즐거워하시는 것 같습니다.
‘젤라띠젤라띠’의 비전은?
처음 홍대점을 오픈하였을 때만 하더라도 젤라또라는 아이템은 그 자체의 희소성이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쟁점이 되는 상품을 만드는 것보다 기본에 충실한 제품을 만드는 것이 큰 목표였습니다. 단일목장 유기농 우유, 무항생제 방사 유정란, 유기농 토종꿀, 국내 제철 과일 등 국내외 엄선된 재료를 사용하여 최고의 맛을 내고 싶었습니다. 그 덕분인지는 몰라도 ‘젤라띠젤라띠’는 홍대점을 시작으로 파미에스테이션 2호점, 부산 신세계백화점 센텀몰 3호점, 이태원 4호점, 스타필드하남 5호점, 대구 신세계백화점 6호점으로 성장해 가고 있습니다. 2019년도에는 서울 근교에 자연과 함께 젤라또를 즐길 수 있는 ‘젤라띠젤라띠’의 팩토리샵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비전은 외적인 성장만이 아닙니다. 젤라또의 본질은 어린이나 할머니, 돈이 많은 사람이나 적은 사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고객의 층이 나뉘지 않는 음식이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더욱 본질에 충실하고 기본을 놓치지 않는 젤라또를 만들고 싶습니다. 5년이나 10년 혹은 그 후에라도 ‘젤라띠젤라띠’를 방문하는 분들에게 변함없는 맛을 선사하며 오래 사랑받는 브랜드로 천천히 녹아 자리 잡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