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스튜디오에서 어시스턴트로 재직 중인 김 모 씨(25·여)는 주말이 되면 자기계발을 위해 독일어 학원에 간다. 학창시절 공부에 흥미가 있었던 것은 아니나 새로운 것을 익힌다는 것은 언제나 의미 있다고 생각하는 김씨는 독일어를 배워 3년 뒤 독일에 있는 대학원으로 입학하는 것이 꿈이다.
김씨는 “주중 내내 무거운 장비를 들고 촬영을 다니고 스튜디어에서 잔업 처리를 하느라 피로가 잔뜩 쌓인 상태이지만 황금 같은 주말 시간을 할애해 자기계발을 하는 것은 의미 있는 일”이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아직 기초 단계이지만 어느 정도 회화 실력이 늘고 읽고 쓸 줄 아는 정도가 되면 독일로 떠나 세상사 견문을 넓히는 게 최종 목표하고 전했다.
김씨의 경우처럼 자기계발을 위해 고군분투 중인 직장인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직장인 10명 중 7명은 현재 자기계발을 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직장인이 꼽은 자기계발을 하는 가장 큰 이유는 이직 시 보다 유리해지기 위해(48.3%)인 것으로 나타났다. 직무변경, 창업 등 새로운 진로 개척을 위해(27.5%), 개인적인 만족감 및 성취감을 위해(26.5%), 승진 및 고과에서 보다 유리해지기 위해(20.3%), 취미 밀 여가활동의 일환으로(19.7%) 등도 직장인이 자기계발을 하는 이유였다.
한 달 평균 자기계발에 투자하는 비용은 23만 천원으로 조사됐다. 여성이 월평균 18만 8천원을 자기계발을 위해 사용하는 데 비해 남성은 이보다 8만 4천원이 많은 27만 2천원을 자기계발비로 지출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고용불안감이 커지고 ‘평생직장’이라는 말이 점차 사라지면서 미래를 대비해 자기계발에 여념이 없는 직장인들이 늘고 있다. 지난 20일 잡코리아가 ‘2017년 직장인 고용 불안감 현황’ 조사한 결과, 직장인 10명 8명 이상이 현재의 고용상태에 불안감을 느낀다고 답변했다.
고용 불안감은 비정규직뿐만 아니라 정규직 직장인 사이에서도 높게 나타났다. 비정규직 직장인의 경우 10명 중 9명 이상이 불안을 느끼고 있었으며, 정규직 직장인은 10명 중 8명 이상인 것으로 조사됐다.
업무 스트레스 및 상시 구조조정과 조기퇴직 관행까지 미래에 대한 불안 요소가 직장인을 옥죄고 있다. 고용상태에 대한 불안감 및 새로운 진로 개척을 위해 자신만의 재능을 늘리기 위해 여념이 없는 직장인들은 자기 계발이 곧 능력이 되는 시대 속에서 앞만 보며 달려나가는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