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6년 3월 인공지능 알파고와 이세돌의 바둑 대결이 일주일 간 치러졌다. 최종 결과 알파고가 이세돌을 4:1로 이기며 승리했다. 이후 인공지능이 도전하게 될 분야는 오는 2018년 출시 20년인 국민 게임 스타크래프트1이었다. 알파고가 보여준 인공지능의 활약이 스타크래프트에서 어떻게 이어질지 관심이 쏠리기도 했다.
하지만 막상 인공지능은 인간과의 스타크래프트와의 대결에서 많이 부족한 모습을 보였다. 지난 10월 31일에 세종대학교에서 인간 대 인공지능이 개최됐다. 이날 인간 대표로 출전한 2007년부터 2011년까지 스타크래프트 리그에서 활약한 프로게이머를 일컫는 택뱅리쌍 중 한 명인 스타크래프트 프로게이머 송병구가 세종대학교에서 개발된 인공지능을 상대로 4:0 완승을 기록했다.
이날 송병구와 붙었던 인공지능은 인간과 비교하기도 민망한 수준이었다. 송병구는 프로토스의 초반 공격 유닛인 질럿을 통해 상대 인공지능인 ‘MJ봇’이 선택한 종족인 테란 본진을 압박했다. 이후 ‘MJ봇’은 송병구의 셔틀리버 컨트롤과 질럿과 드라군이 합쳐진 병력에 대해 대처하지 못하면 패배했다.
인간과 인공지능의 2~4세트까지 경기는 1경기보다 경기 수준이 떨어졌다. 인공지능은 프로토스 종족을 선택한 송병구를 상대로 2세트에서 호주의 ‘ZZZK’, 3세트에서 노르웨이의 ‘TSCMOO’, 4세트의 ‘체리 파이’ 등 모두 저그 종족을 선택했다. 2~4세트에 참가한 인공지능들은 저그의 초반 전략 중 하나인 4드론을 선택해 초반 저그 공격 유닛인 저글링으로 상대 본진을 공격하는 전술을 썼다.
하지만 이 전략은 스타크래프트 프로게이머뿐만 아니라 일반적으로 스타크래프트를 해본 이들에게는 대처하기 쉬운 전략 중 하나였다. 대처방법으로는 다수의 일꾼과 프로토스와 테란의 초반 공격 유닛인 질럿과 마린을 2기 정도 보유해 상대 공격 유닛과 싸우며 초반 공격 유닛을 지키면 막을 수 있다.
이를 알지 못했던 2~4세트의 인공지능들은 상대 유닛을 일점사하는 것이 아닌 상대 종족의 보이는 유닛을 공격하는 등 효율적인 판단을 하지 못했다. 또한, 이 날 경기를 펼쳤던 인공지능들은 자신의 상황이 상대보다도 불리하게 진행되고 있는 것을 판단하지 못해 ‘GG’로 불리는 항복 선언도 하지 못했다. 현재 블리자드가 개발한 스타크래프트2의 보통 난이도의 컴퓨터 인공지능들은 자신이 이기지 못할 것이라는 판단할 수 있어 항복을 요청할 수 있는 기능을 갖추고 있다.
이번에 개발된 스타크래프트 인공지능들은 알파고보다도 못한 수준이었지만 연구비가 20억 원이 들었을 정도로 허투루 개발 자금을 낭비한 것이 아니냐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날 선보였던 스타크래프트의 인공지능들은 스타크래프트라는 게임의 전략 및 전술, 유닛의 활용성 등 게임에 대한 이해가 제대로 되지 않은 허술한 작품이었다. 먼저 스타크래프트 인공지능 개발자들이 스타크래프트에 존재하는 다양한 게임 모드와 유닛을 제대로 이해하고 인공지능을 개발해 나가야만 비판을 피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