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순위는 우리 삶에서 큰 역할을 하게 되었다. 계급제 사회는 아니지만, 보이지 않는 서열이 존재하며 실제로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가장 쉬운 예로 학교를 들 수 있다. 특히나 우리나라 대학의 경우 서열에 따라 불리우고 있다.
고등학교 3학년이 되기도 전부터 이미 대학의 서열화를 자신의 입으로 외우고 말하는 학생들은 경쟁에 뒤쳐지지 않기 위해 서열의 상위에 위치한 대학에 진학하고 싶어한다. 단지 상위에 위치했다는 것 만으로 가고싶은 대학이 되는 것이다.
문제는 서열화의 문제가 대학교에서 고등학교로 이어지는 데 있다. 사교육 걱정없는 세상에서 발표한 ‘희망 고교 유형별 중고교 사교육 실태 분석 결과’를 보면 중학교 3학년 중 월평균 100만원 이상 고액 사교육비 지출하는 학생의 비율은 일반고 학생이 약 8%를 차지한 데에 반해 자사고를 희망하는 학생은 43%가 고액의 사교육비를 지출하고 있었다.
과학고나 영재학교, 외고와 국제고의 경우도 일반고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의 비율보다 2~3배 가량 높은 수치를 보였다. 이같은 수치는 고등학교 1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비슷한 결과를 보인다. 일반고에 재학중인 학생보다 특목고와 자사고에 재학중인 학생의 사교육비 사용 비율이 높은 것이다.
일반고 교사들은 공교육 황폐화의 심각성을 꼬집으며 고교 서열화는 사교육을 부추기고 있다며 고교 서열화 문제의 해결을 위해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고교 서열화는 학생들의 학업성취와 진로설정 등 사춘기를 겪는 청소년 시기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꿈을 키워야 할 청소년 시기에 고교서열화를 겪고 이어지는 대학서열화에 대해서도 마주할 생각을 한다면 누가 꿈을 키울 수 있을까. 교육부와 교육계 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에 퍼진 서열화에 대한 인식을 변화시키고 중요한 게 무엇인지 다시 한번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