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이란 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이 일정 기간 수업을 쉬는 일을 의미한다. 보통 2월경 새 학년을 맞이하기 전의 시기와 가장 더운 시기인 여름, 그리고 겨울에 방학을 정해놓은 교육기관이 많다. 수업을 쉰다고 해서 아이들이 공부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방학이라는 시간 동안에도 아이들은 학교에 다닐 때와 비슷할 정도의 강도로 공부를 하곤 한다.
취업포털 잡코리아는 미성년 자녀를 둔 직장인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응답자의 73.4%가 방학 중 자신의 아이에게 사교육을 시키고 있다고 답했다. 높은 교육열 때문에 아이들은 방학 동안에 겪을 수 있는 다른 모든 경험을 버린 채 그저 학원에 앉아 수업을 듣고 반복해서 문제를 풀어야만 한다.
이는 초등학생, 중·고등학생에게만 해당하는 일이 아니다. 직장인의 절반 정도는 영유아 자녀에게도 사교육을 한다고 답한 과거 조사결과도 있었다. 어린이집, 유치원이 아닌 학습지를 푼다거나 어렸을 때부터 학원을 보내는 것이다.
어른들은 “좋은 성적을 받고 좋은 대학을 가야 훌륭한 사람이 될 수 있고 좋은 직장에 취업할 수 있으며 그래야 행복하고 성공한 삶이다”라는 식의 말을 아이들에게 심심치 않게 전하곤 한다. 그들의 말이 현실적으로 맞는 것일지도 모르나, 아이였을 때 느낄 수 있는 즐거움과 행복감을 그들이 잊어버린 것은 아닐까 하는 의문이 든다.
국제 구호개발 NGO 세이브더칠드런과 서울대 사회복지 연구소에서 발표한 ‘초등학교 3학년 아동의 행복감 국제 비교연구’결과에 의하면 다른 나라와 비교해 우리나라는 방과 후 교육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은 잘 갖춰져 있는 것으로 보이나 아동들이 가족들과 함께 활동하는 빈도는 최하위권이며 원하는 시간을 쓰지 못하고 사교육에 내몰리고 있다고 한다. 그로 인해 아동의 삶의 만족도가 저해되고 있다는 의견도 함께 피력했다.
연구진에 의하면 초등학교 1학년에게 행복감을 주는 요소는 자유와 외모에 대한 만족도였다. 하지만 12살이 되고부터는 학업 성취도가 상대적으로 더 큰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안재진 교수는 “학업에 대한 부담을 줄이고 아동들의 여가 및 자유 시간을 보장해주는 것이 중요하다”라는 말을 전했다.
또한, 함께 연구에 참여한 연구에 참여한 유민상 박사(서울대 사회복지연구소)는 “아이들이 행복한 사회를 만들려면 아이들이 일상적으로 생활하는 가족, 학교, 동네에서의 점진적 변화가 필요하며, 이는 모두가 지금 당장 시작할 수 있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아이들의 방학은 그들의 시간과 공간을 제한하는 학교에서 벗어나 좀 더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시간이다. 그러한 중요한 시간을 어른들의 현실적이고 냉철한 시선으로만 판단해 교육 시간으로만 활용하는 것이 과연 아이들을 행복하게 만드는 길이 맞는 것일지 모두가 다시 한번 의문을 가져볼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