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가 전쟁터라고? 밖은 지옥이다” 하루에도 몇 번씩 퇴사를 고민하는 직장 안의 ‘미생’들은 회사 안에서의 냉혹한 현실을 견디는 중이다. 불황에 따른 취업난과 빚더미에 앉은 자영업자의 몰락에 비하면 월급을 받고 생활하는 것이 낫다는 견해가 직장인 사이에서 만연하다.
실제로 이직을 결심하는 이들, 취업을 희망하는 이들 모두 연봉 및 처우를 요인으로 택하는 만큼 직장인들에 있어 월급, 즉 돈은 중요한 사항이다.
지난달 통계청에서 발표한 ‘임금근로일자리별 소득 분포 분석’ 자료에 따르면 한국 임금근로자의 평균 월급은 329만원이다. 2015년 건강보험, 국민연금 등 직역연금에 가입한 임금근로자의 세전 소득은 329만원으로 집계됐다. 전체 중 중위소득은 241만 원이었으며 소득 구간별로는 150만원 이상~250만원 미만이 28.4%의 수치로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뒤를 이어 85만원~150만원의 소득을 올리고 있는 이들이 전체에서 19.4%를 차지해 두 번째로 많았다.
팍팍한 경제사정으로 투잡을 원하는 직장인들까지 늘어나고 있는 실정으로 취업포털 통계자료에 따르면 본인의 취미와 특기를 살린 투잡을 통해 경험을 쌓아 미래를 준비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밝혀지기도 했다.
직장인들은 월급 받은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바닥을 보이는 통장 잔고를 보며 통장이 아니라 ‘텅장’(텅빈 통장)이라며 씁쓸한 웃음을 짓곤 한다.
취업포털사이트 사람인이 직장인 603명을 대상으로 ‘월급고개’를 주제로 조사한 결과, 월급을 받은 후 모두 소진하기까지 걸리는 기간은 평균 17일로 집계되었다. 급여일 전에 월급을 다 써버린 이유로는 ‘월급이 적어서’(58.7%, 복수응답)가 1위를 차지했다. 계속해서 ‘식비 등 생활비가 많이 들어서’, ‘대출 등 빚이 많아서’, ‘경조사 등 예상치 못한 지출이 생겨서’, ‘계획 없이 지출해서’, ‘주거비 지출이 많아서’, ‘가족을 부양해야 해서’ 등의 의견이 이어졌다.
실제로 직장인들 사이에서는 ‘월급 빼고 다 오른다’는 푸념이 실감날 만큼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이른바 ‘푸어족’ 직장인이 늘고 있는 것으로도 나타났다. 다음 급여일 전에 이미 월급을 다 써버려서 경제적으로 어려운 생활을 하게 되는 패턴을 두고 월급고개라고 부르기도 한다. 직장인 사이에서는 월급에서 가장 많이 빠져나가는 항목 1위를 대출금 상환 등 빚을 원인으로 밝히기도 했다.
특히나 대기업 및 공기업에 비해 연봉이 적은 중소기업 직장인들의 경우 연봉협상 결과 연봉 수준이 동결됐다고 밝힌 이들이 2명 중 1명 꼴로 나타났다. 지난 5월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실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직장인들은 올해 연봉이 희망했던 연봉수준보다 평균 549만원 낮다고 답했으며, 연봉협상에 결과에 대한 불만으로 이직을 고민했던 직장인도 10명중 약 7명정도로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과소비, 저임금, 체불임금 등을 연유로 매달 돌아오는 직장인들의 월급 ‘텅장’은 기성세대를 옥죄는 하나의 요인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