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차를 모는 운전기사에게 상습적으로 폭언한 이장한 회장의 녹취록이 13일 공개됐다. 공개된 녹취록 내용에는 “너는 생긴 것부터 뚱해가지고, XX아. 살쪄가지고 미쳐가지고 다니면서”와 같은 인신공격을 서슴치 않는 발언이 담겨있다. 이 회장은 “XX아 너는 월급 받고 일하는 X이야”라는 말을 자신의 운전기사에게 전하며 부모 모욕도 발설했다.(녹취: 한겨레 신문 제보)
이렇듯 이 회장의 ‘갑질’이 여론 사이에 퍼지면서 많은 이들이 종근당과 관련된 제품을 불매하겠다는 의사를 비쳤다. 이 회장은 싸늘한 여론을 뒤로하고 14일 종근당 본사 대강당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사과했다.
일부 누리꾼은 이장한 회장이 ‘자본가가 노동자를 대하는 방식이 달라져야 한다는 시대적 흐름을 거스르는 행위’를 했으므로 이를 계기로 ‘새로운 기업 문화가 정착될 수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일명 ‘오너들의 갑질’과 관련된 사례는 이번뿐만이 아니다. 지난해 4월 현대BNG스틸 정일선 사장의 ‘운전기사 갑질 매뉴얼’이 정 회장 운전기사 직원 증언에 의해 드러나 정일선 사장은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회사 측은 A4용지 140여 장에 달하는 ‘수행 기사 매뉴얼’을 만들었는데 매뉴얼에 기입된 사항으로는 기사가 ‘가자’라는 문자를 받으면 출발 30분 전부터 대기할 것, 정일선 사장의 가방을 놓는 방향과 위치, 운동복 초벌세탁 방법 등 정 사장의 모든 ‘수발’을 운전기사가 다 들어야 하는 세세한 사항이 빼곡히 담겨있었다.
운전기사가 매뉴얼을 이행하지 못했을 때는 벌점 누락과 감봉, 퇴직 조치가 이루어졌다. 뿐만 아니라 해당 매뉴얼을 지키지 못하는 운전기사에게 정 사장은 욕설과 폭행을 일삼은 것으로도 밝혀졌다.
최근에는 미스터피자가 탈퇴한 가맹점주의 가게 근처에 직영점을 열어 일종의 보복영업을 했다는 의혹을 받은 바 있다. 이에 소비자들은 ‘미스터피자와 관련된 제품을 먹지 않겠다’라는 의사를 비쳤다. 미스터피자 가맹점주들은 오너의 갑질 의혹으로 번진 소비자들의 불매운동으로 인해 속상하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재벌 갑질을 여실히 보여주는 영화’로 불렸던 영화 베테랑의 범죄 담당 형사 서도철은 안하무인한 재벌 조태오에게 “내가 죄짓고 살지 말라 그랬지?”라는 말을 던진다. 잊을 만 하면 등장하는 ‘회장님들의 갑질’에 소비자는 ‘불매’로 대응하고 ‘죄를 지었으면 달게 받아야 한다’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