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 구단이 2013년 플레이오프 시즌에 한국야구위원회(KBO) 심판에게 현금을 건넸다는 정황이 드러나 팬들에게 충격을 주고 있다.
프로 스포츠에서 구단과 심판 사이의 금전 거래는 명백히 금지된 행위이다. 문제는 이제 정황이 드러나기 시작했을 뿐, 다수의 구단이 연루돼 있을 가능성도 있다는 점이다. 프로야구계가 최근 수년 사이 승부조작 사건으로 홍역을 치렀던 만큼, 비슷한 일이 터진 마당에 야구팬들은 허탈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스포츠는 온전하게 실력으로 인정받은 선수가 스타가 될 수 있는 영역이기 때문에 열광의 대상이 된다. 스포츠 경기를 관전하는 팬들의 마음에는 선수들이 ‘선의의 경쟁’을 한다는 전제 조건이 있다. 구단과 심판 사이의 금전 거래 소식은 이러한 선의의 경쟁을 무의미하게 만들며 팬들에게 큰 실망감을 안겼다.
만약 자신이 응원했던 구단이 이번 일에 연루됐을 경우, 더 이상 팬을 자처하고 싶지 않다며 허탈한 심정을 내비치는 네티즌도 보인다. 프로야구계의 불미스러운 사건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므로 당연히 나올 수 있는 반응이다.
이번 기회에 KBO를 포함해 야구계 전반에 걸쳐 적폐를 척결해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도 들린다. 이러한 의혹을 은폐하려 했던 KBO는 추가로 드러나는 정황에 대해 더 숨기려는 태도를 보이지 말아야 한다.
정직하지 못한 행동은 팬들의 등을 돌리게 만드는 가장 큰 이유이다. 이처럼 간단한 만고불변의 진리를 망각한다면 국내 야구계의 앞날은 아무도 보장하지 못한다. 야구계에 몸을 담고 있는 모든 이가 팬들이 느끼는 실망감과 분노를 조금이라도 헤아릴 줄 알았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