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악범죄 피해자 10명 중 9명은 여성, 불안감 해소는 언제쯤

흉악범죄 피해자 10명 중 9명은 여성(사진=손은경 기자)

2015년 9월 17일 트렁크 속 시신 사건의 용의자였던 김일곤이 공개수배 나흘만에 경찰에 붙잡혔던 사건이 있었다. 김 씨는 피해자 여성을 차량 째 납치한 후 천안에서 살해했으며 시신을 트렁크에 싣고 전국을 돌아다녔던 것으로 밝혀졌다. 피해자 시신을 부검한 결과 목과 음부를 도려내는 등 신체 부위를 잔인하게 훼손한 것으로 나타나 죄질이 나쁘다는 이유로 피의자 김일곤은 무기징역을 선고 받았다.

여성을 대상으로 한 흉악범죄는 이에 그치지 않았다. 지난 2월 18일 오전 4시 경 목포 대양공 공단 부지 공터에서 성폭행을 시도한 택시기사 강모씨를 피해 달아났던 여성 A씨가 달아나던 중 택시기사에게 붙잡혀 살해당했던 사건이 밝혀졌다. 폭행, 감금 등 전과 9범의 피의자 택시기사는 피해자를 살해한 이후로도 평소와 같은 일상생활을 보내 죄책감 없는 모습을 보인 것뿐만 아니라 해당 사건을 두고 우발적 범행이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밝혀져 많은 이들에게 공분을 샀었다.

두 사건 이외에도 지난해 5월 남녀 공용화장실에서 여성 A씨가 김모씨에게 살해당했던 사건, 일명 강남역 살인사건의 경우 여성혐오 범죄라고 일컬어질만큼 이를 계기로 평등하고 안전한 사회로 나아가기 위해 연대 투쟁하자는 여성들의 목소리가 많았다.

여성 대상 강력 범죄 늘어(사진제공=통계청)

실제로 통계청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5년 살인, 강도, 방화, 성폭력 등 강력범죄(흉악)의 피해를 입은 3만1431명 중 여성의 비율은 88.9%로 전년(88.7%)보다 0.2%p 증가한 수치가 나타났다.

강력범죄로 인한 여성 피해자는 2000년 6245명에서 2015년 2만7940명으로 약 4.5배 증가한 반면, 남성 피해자는 2520명에서 3491명으로 약 1.4배 증가해 남성에 비해 피해자 수가 현저히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범죄유형별로 보면, 성폭력 피해자의 비중은 2010년(85.3%) 이후 계속 증가하고 있으며, 그 외 살인, 강도, 방화 피해자 비중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강력범죄가 증가한 만큼 여성들의 사회에 대한 불안감도 짙어졌다. 2016년 여성의 50.9%는 전반적인 사회 안전에 대해 ‘불안하다’고 응답하였으며, 2년 전과 비교하면 불안하다고 느끼는 인식이 4.7%p 감소했다. 2016년 13세 이상 여성은 우리 사회의 안전을 위협하는 가장 큰 불안 요인으로’범죄발생'(37.3%)을 꼽았다.

여성의 불안을 야기하는 가장 큰 문제로 자리잡은 흉악범죄, 화풀이 상대로 혹은 성폭행 대상으로도 여겨졌던 여성. 여성의 불안감은 언제 해소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