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85년 4월, 경찰대학교 제1기 출신 이원정 총경은 대한민국 경찰에 첫발을 내딛었다. 32년간 경찰로서 수많은 사건과 사고를 담당해 처리한 이원정 서장을 만나 임기를 6개월여 남겨 시점에 그동안의 일들과 대한민국 경찰에 대한 소외를 들어봤다.
이원정 천안동남경찰서 서장은 지난 1985년 4월, 경찰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하고 경찰에 첫 발을 내딛었다. 형사과 등 경찰생활 중에 다양한 사건사고를 도맡아 처리해 온 이원정 서장은 2006년 7월 첫 경찰서장을 달고 강원지방경찰청 평창경찰서에 부임한다.
이후 이 서장은 서울지방경찰청에서 서부경찰서장(2007. 07)과 교통관리·안전과장, 경기지방경찰청 의정부경찰서장과 경기북부지방경찰청 형사과장을 거쳐 고향인 충남으로 발령받아 지금의 천안동남경찰서장으로 지난 2016년 7월 부임하게 됐다.
이원정 서장은 인터뷰에 앞서 “그동안 안정되고 좋은 치안을 유지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협조해주신 천안 시민여러분께 감사 드린다”며 “아울러 시민의 안전과 천안의 안녕을 위해 불철주야 현장에서 열심히 뛰어준 400여 경찰관들에게도 깊은 감사를 드린다”고 경찰과 시민들에게 감사의 말을 빼 놓지 않았다.
이 서장은 이어 “치안은 경찰과 시민이 함께 만들어 갈 때 가장 잘 유지된다고 생각한다”며 “그런 의미에서 우리 천안동남경찰서는 시민들이 경찰에 대해 좋은 이미지를 갖고 경찰활동에 적극 참여함으로써 보다 안정된 치안을 유지할 수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 서장이 동남경찰서장에 부임한지 어느덧 1년이 되어간다. 그동안 수 많은 사건사고도 있었고 기쁜 일과 슬픈 일 등이 있었다.
이원정 서장은 “1년여 시간 동안을 돌아보면 그동안 발생한 강력사건에 대해서는 100%해결이 됐고 범죄예방을 비롯한 피의자 검거, 교통사고 등 관내 각종 통계를 확인한 결과 치안상태가 월등히 좋아진 것을 뿌듯하게 생각한다”며 “무엇보다 경찰서 직원들이 자부심을 갖고 경찰활동을 열심히 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만들어 준 점은 우리 관내 치안활동에도 매우 긍정적으로 작용했다”고 지난 1년을 평가했다.
또한 그는 서장이기 이전에 대한민국의 경찰로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에 대해서는 “천안에 근무하면서 교통사고 처리 중에 순직한 故김용관 경감을 현충원에 안장했던 일이 가장 가슴아픈 일로 평생 가슴에 남아 있을 것”이라며 “이처럼 우리 경찰들은 항상 위험에 노출된 험한 일을 해야 하지만 이에 대해 경찰 스스로 움츠려들거나 주변에서 알아주길 바라는 경찰들은 없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이런 의미에서 경찰이라는 단어를 풀이하면 몸을 던진다는 의미의 ‘투신’으로 풀이가 되는 것”이라고 덧 붙였다.
반면 좋았던 기억으로는 “30여년 동안의 결찰생활 중 고향인 충청도에서 근무를 한 번도 못해 사실 못내 아쉬운 부분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마지막을 이곳 천안에서 마무리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 감사하며 마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이원정 서장은 앞으로 남은 시간을 활용해 꼭 하고 싶은 일에 대해서는 “우리 경찰직원들과 대화하는 시간을 가져 볼 생각이다”라며 “보람 있는 경찰관 생활을 위해 개개인이 갖고 있는 생각을 들어보고 그동안의 내 경험과 생각을 서로 나누며 대한민국 경찰로서의 자부심과 보람을 느낄 수 있도록 깊이 새겨 주고 싶다”고 설명했다.
특히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면서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검·경간의 수사권 독립에 대한 이 서장의 입장은 단호했다.
이 서장은 “한 나라를 이끌어가는 정부가 있고 거기에는 질서와 치안을 맞은 사법기관들이 반드시 존속 된다”며 “그런 의미에서 볼 때 각 기관은 저마다의 고유 기능이 있고, 그 기능의 중심에는 국민의 안정된 삶이 목표로 설정되어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따라서 각각의 존재하는 독립된 기관으로서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수 있도록 권한과 책임을 명백히 나눠야 불필요함으로부터 국민들을 안정시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런 의미에서 경찰은 수사를, 검찰은 기소를 각각 고유 권한으로 하는 것이 타당한 이치라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 원정 서장은 이 같은 수사권 독립의 필요성에 대해 “수사권은 권력 작용으로 반드시 통제가 필요하고 통제는 권한분산을 통한 상호견제를 통해 이루어져야 한다”며 “하지만 지금까지 검찰은 기소권을 독점하고 수사권을 갖고 있고 경찰에 대한 수사지휘권 마저 갖고 있다 보니 경찰이 검찰의 지휘하에 있는 것으로 오인되는 경우도 다반사”라고 설명했다.
또한 “경찰에서 모든 수사를 받고 검찰로 이첩된 이후 다시 검찰에서 같은 내용의 조사를 재탕으로 받아야 하는 일이 반복되는 등 국민의 입장에서는 이중수사의 불편함을 토로하는 것도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이 외에도 최근 불거지고 있는 인권경찰과 관련해서는 “어떤 업무를 수행하더라도 사람에 대한 존중은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며 “죄의 유무와 경중을 떠나 모든 업무를 수행하는 데에는 가장 먼저 사람에 존중이 근간이 되어야 부당한 인권침해가 생기지 않는 법”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그런 의미에서 볼 때 사회적 약자라 하더라도 인격침해가 생기지 않도록 경찰이 역할을 적극적으로 수행한다는 의미에서 인권경찰을 강조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한 뒤 “인권경찰을 지향하는 경찰관은 비리나 범법행위를 하지 않고 늘 공직자로 책임과 윤리의식을 갖는 것, 그것이 우리 경찰이 강조하는 이권경찰의 진짜 의미”라고 덧붙였다.
이원정 서장은 관할 지역인 천안 동남구 지역의 치안분야에서 풀어야할 숙원과제에 대해 구도심 환경정비를 꼽았다.
이 서장은 “천안의 구도심이 되어버린 천안역 주변 환경은 빠른 시간 안에 반드시 정비돼야 한다”며 “전국 어디를 가든 항상 개발이 더딘 구도심에서의 범죄가 신도시보다 더 발생하기 때문에 도시재생화가 빨리 진행되어 안전하고 쾌적한 환경이 조성된다면 지금보다 더 질 좋은 치안서비스가 제공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울러 천안에서 가장 유동 인구가 많이 모이는 신방문화거리에 대해 청소년들의 흡연 등 탈선장소로 전락하지 않도록 민관이 함께 지속적인 순찰 및 청소년 선도가 병행되애 한다”고 강조했다.
이원정 서장은 마지막으로 인터뷰를 마치며 6개월 남짓 임기를 남겨 둔 시점에서 사법당국에 “경찰은 사법행정의 보조자 역할에 그치고 있고 사법행정의 역할을 하면서도 늘 주체가 없다”고 지적“하며 “보조자 역할에 그쳐도 당당하게 모든 것에 책임의식을 갖고 당당하게 업무 수행에 매진 할 수 있도록 법과 제도를 대대적으로 정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울러 “사립탐정 제도 도입 역시 경찰의 부족한 인력을 보충할 수 있는 중요한 제도임에는 틀림없지만 제도 도입에 앞서 관련 법령 등을 먼저 철저히 준비해 자칫 또 다른 심부름센터가 되지 않토록 해야 할 것”이라며 “우리 경찰의 과학수사 분야는 세계 어디에 나가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뛰어나지만 이를 뒷받침 하는 정책은 아직 미비한 점들이 있어 개선되어야 한다”고 제도 개선 등도 당부했다.
이 서장은 “경찰의 힘은 건전한 시민의식 속에서 나온다”며 “치안은 경찰과 시민이 함께 할 때 극대화되고 시민과 경찰이 하나가되어 고품질의 치안으로 모두가 행복한 나라가 되될 수 있도록 노력해 주길 바란다”고 국민과 경찰들에게도 당부를 빼놓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