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좀 뽑아줘’, 이제는 ‘픽미세대’로 통한다?

2015년 엠넷의 서바이벌 리얼리티 프로그램 《PRODUCE 101》의 참가자들이 부른 노래 “PICK ME”는 ‘나를 선택해 달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사진제공=CJ E&M)

김난도 서울대 소비자아동학부 교수가 2017년 키워드 중 하나로 ‘픽미세대’를 꼽았다. 픽미세대란 사회에서 선택받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하며 살아가는 세대로 1980년대 후반~1990년대 후반에 태어난 이들이 속해 있는 세대이다.

픽미세대는 브랜드보다는 가격 대비 성능을 따져 실속 있는 소비를 하고, 현재의 행복을 위해 소비하는 라이프스타일을 누리며 기성세대가 축적해 온 가치관을 거부하지만 미래를 보장하지 않는 모험을 시도하기보다 안정적인 삶을 추구한다.

실제로 픽미세대인 2030세대 10명 중 8명은 남보다는 자신을, 미래보다는 현재의 행복을 중시하는 것으로도 나타났다. 픽미세대에 많이 분포된 이른바 욜로족은 미래의 더 큰 행복과 당장 현재의 행복 중 어느 쪽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지에 대해서는 현재의 행복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많다.

또한, 직업을 택할 때에 있어 안정적인 삶을 살 수 있다는 이유로 픽미세대는 공무원과 같은 직업을 선호하는 것으로도 나타났다. 취업포털 사람인이 성인남녀 1,020명을 대상으로 ‘공무원 시험 응시 의향’을 주제로 조사한 결과, 대학생은 58.3%는 응시할 의향이 있다고 밝혀졌다. 실제로 공무원을 준비하는 이들이 해마다 늘면서 올해 국가공무원 선발 인원이 36년만에 최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최근 접수를 받은 9급 공채 시험에 역대 최대인 22만 8천여 명이 응시했다는 결과가 나왔다.

‘나를 뽑아달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PICK ME”는 최고의 스펙을 가졌음에도 양질의 일자리를 찾기 어려워 기업에 ‘제발 나를 좀 뽑아달라’는 청년들의 간절함 섞인 아우성과 유사하다.

픽미세대는 취업이 어려워 시즌을 앞두고 극심한 스트레스와 불안감에 시달리는 취업난포비아와 관계와 권태기를 합친 말로 인간관계에 염증 느끼는 20대를 뜻하는 관태기도 시달리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로인해 성장 과정에서 극복할 수 없는 상황을 반복적으로 겪은 픽미세대는 극복 가능한 일이어도 지레 자포자기하는, 학습된 무기력을 보인다.

‘나를 뽑아달라’는 픽미세대, 치열한 경쟁을 뚫고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노력하지만 지친 청년들이 갈수록 늘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