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중소기업에 다니는 직장인 A(35) 씨는 3년 이상 만남을 지속해온 여자친구가 있지만 결혼할 생각은 없다. 지방에 계신 홀어머니에게 매달 40만 원의 용돈, 자취방 월세, 기타 생활비를 빼고 나면 200만 원 남짓한 월급에서 남는 돈이 얼마 없기 때문이다. 경제적 여유가 없는 A 씨는 당분간 결혼은 하지 않을 생각이다. A 씨는 쉴 틈 없는 생활 속에서 미래에 대한 불안감으로 회의감이 든다고 전했다.
대한민국 성인남녀가 체감하는 ‘행복 만족도’가 작년보다 낮아졌다. 최근 취업포털 잡코리아에서 성인남녀 2,290명에게 ‘지금 행복한가’라는 질문을 한 결과, 전체 응답자의 52.9%가 ‘행복하지 않다’라고 답변했다. 이는 작년 동일조사 결과 ‘행복하지 않다’고 답한 응답자가 50.3%였던 것에 비해 2.6% 증가한 수준이다.
직장인 중에는 공기업(67.2%)이나 외국계기업(58.5%)에 근무하는 직장인들 중 ‘지금 행복하다’는 응답자가 대기업(57.9%)이나 중소기업(49.4%)에 근무하는 직장인보다 높았다.
현대인들은 어떤 요소에 행복을 느낄까?
해당 질문에 전체 응답자의 절반 이상은 ‘경제적 여유’를 꼽았다. 2015년 일본 니혼게이자이 신문이 발표한 ‘아시아 10개국 청년조사’에 따르면 20대 한국인의 평균 월수입은 250만 원으로 아시아 10개국 중 2위를 차지했지만 ‘1년간 경제적 여유가 있었는가’라는 질문에 ‘그렇다’라고 답한 응답자는 28%였다. 이로써 10개국 중 경제적 여유가 없는 나라 1위로 일본과 한국이 공동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이처럼 대다수의 현대인들은 ‘경제적 여유’를 바라는 동시에 생활 속 경제적 부담에 압박을 받는 실정이다.
행복에 대한 기준은 사람마다 다르지만 나라나 계층에 관계없이 현대인에게 지금보다 더 행복해지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 무엇이냐고 질문한 결과 ‘돈’이라고 답변한 사람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2006년 실시한 한 조사에도 평균 수입이 높을수록 생활에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참고 자료: 최현석, 「인간의 모든 감정」, 2011.4.10.)
경제적 요인을 제외하고 높은 순위의 행복의 요인으로는 화목한 가정생활, 일과 삶의 조화, 직업, 스트레스 없이 만족스러운 직장생활이 꼽혔다.
행복이란 주관적인 것으로 행복을 느끼는 요소는 저마다 다를 수 밖에 없다. 그럼에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행복의 척도로 느끼는 경제적 여유. 경제적 요인으로 인해 계층의 사다리, 부의 되물림 등 회의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점차 증가하면서 사회적 문제로도 나타나고 있는 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