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 박근혜 대통령과 양당 지도부가 청와대에서 오후 3시부터 1시간 40분가량 회동이 이뤄졌다.
이번 5자 회동에서 역사교과서 국정화, 노동개혁 입법, 경제민주화법 등이 주요의제가 돼 서로의 의견을 깊이있게 논의될 것이라는 전망이 있었다.
노동개혁 입법 등에 대해서는 양당 지도부가 뜻에 공감하고 일부 잠정적으로 합의했으나 국정교과서와 관련해 양당대표간의 설전이 오갈 정도로 치열했다.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국정교과서는 친일.독재미화의 우려가 있으니 중단을 요구하자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국정교과서가 친일미화의 목적이라는 주장은 말이안된다고 반박했다.
이에 박근혜 대통령은 양대표의 의견에 공감하면서도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진행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은 “7종의 역사교과서를 돌려막기로 쓰고있어 결국 하나의 좌편향된 교과서로 볼 수밖에 없다”며 국정교과서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그러면서 “대한민국은 태어나선 안될 나라이고 북한이 정통성 있는 것처럼 서술하고 있다”며 “우리나라의 자부심과 정통성을 심어줘야 통일시대에 대비할 수 있다”고 밝히며 역사교과서 논쟁에 정면돌파할 방침이다.
여야는 청와대 회동이 끝난 후 브리핑과 보도를 통해 이전보다 더 큰 갈등으로 폭발시키며 비난의 말을 서슴치 않고 있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청년 다수가 국가탓을 하는데 역사교육이 잘못됐기 때문”이라며 “청년들은 우리나라를 자랑스럽게 생각하지 않는다. 오래 전부터 고치라고 했는데 국사학자들이 이미 좌경화 돼 못고쳤다”고 밝혔다.
원유철 원내대표는 23일 오전 원내대책회의를 통해 “아직 집필진도 구성돼지 않았고 단 한페이지도 써내려가지 않은역사교과서에 대해서 친일이니 독재니 하는 것은 어불성설이고 미리 예단해 단정 짓는 것은 지나친 억측”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여야의 지나친 정치권 개입은 역사교과서를 정치교과서로 만들 수 있는 우를 범할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며 “정치권은 역사교과서 문제를 국사편찬위원회와 역사학자를 비롯한 전문가에게 맡기고 민생과 경제살리는데 총력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는 회동이 끝난 직후 브리핑을 통해 “일치되는 부분이 없었다. 절벽 같은 암담함을 느꼈다”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또한 “정말 거대한 벽을 마주하는 느낌이었다. 그분들의 역사인식이 상식과 너무나 동 떨어져서 정말 캄캄한 절벽이었다”고 강조했다.
이종걸 원내대표는 23일 오전 최고위원회의를 통해 “청와대는 애초부터 어떤 합의도 할 의사가 없었다. 대통령의 지극히 우려스러운 역사인식과 야당과 타협에 연연하지 않고 향후 정국을 강경드라이브로 몰가가겠다는 의지가 확인됐다”고 일축했다.
이어 “서로 평행선을 달리는 일방통행식 대화였다”며 “청와대와 새누리당이 정국 파탄을 향해서 치킨 게임까지 감수하겠다는 의지를 보이는 듯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 대표와 제가 아무리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주장을 펴도 전혀 들으려고 하지 않았다. 결국 국정화 문제 토론은 역사교과서 괴담의 진원지는 박 대통령이었다는 것을 확인하는 자리였다”고 전했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교과서 추진에 뜻을 함께하면서 새정치민주연합은 현장을 방문하는 등 국정교과서 추진에 강력하게 드라이브를 걸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