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해교육은 유치원, 초등학교 방과 후 돌봄 사업을 운영 중인 마을기업이다. 다소 재밌는 이름에 대해 묻자 최정희 대표는 이렇게 답한다.
“‘모퉁이를 비추는 햇살’의 준말이에요. 여러 의미가 담겨있다고 할 수 있죠.”
수익사업으로 체험학습과 강사파견업을 하고 있는 모해교육의 강사들은 주로 경력단절 여성들을 리턴제를 통해 고용한 케이스이다. 최 대표 또한 대기업을 다니다 관둔 바 있다.
“아이가 있다 보니 종일근무가 힘들었어요. 능력이 있고 뜻이 맞는 여성들이 일할 수 있는 장을 만들고자 했죠.”
이곳에서 최 대표는 논술을 가르친다. 조합원들은 종일 상근직으로 일하는 경우도 있고 유치원 아이들의 저녁식사를 제공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조합에 기여하고 있다.
모해교육은 생태와 체험 교육을 중시한다는 면에서 다른 업체와 차별화가 된다.
“공부의 양은 정해주지만 너무 억압하지는 않아요. 지나친 교육이 아이들을 병들게 한다고 믿거든요. 대신 자연에서 뛰어노는 활동이 많아요.평소에는 상자텃밭에서 활동하고 금요일에는 주말농장을 운영해서 흙을 만지고 자연을 체험할 수 있게 하죠. 동네 뒷산인 증미산에서 산행도 하고요. 수요일에는 과천 과학관, 서울 스케이트장, 도서관 등으로 외부체험도 다녀요. 한 달에 네 군데의 박물관을 가는 곳은 흔치 않죠.”
이곳에 아이를 맡기는 학부형들은 주로 임대아파트의 소형 평수에서 적은 임금으로 맞벌이를 하는 부모들이다.
“여유 있는 사람들이 사는 동네가 아니거든요. 맞벌이 자녀들은 종일 학원을 돌거나 주위를 방황해요. 이런 아이들이 없었으면 했죠. 일하는 여성들은 아침나절 잠깐이나 저녁시간에 아이를 돌봐줄 사람이 절실해요.”
최 대표는 무엇보다 중요한 건 아이들의 행복이라고 강조한다.
“어렸을 때 행복했던 아이가 자라서도행복을 찾아갈 수 있거든요. 농담으로 우리는 흥부가족이라고 얘기하곤 하죠. 대가족이 힘든 점도 있지만 장점이 있어요. 요즘 아이들 이기적이죠. 처음 시작했을 때는 하루 일과가 아이들 분쟁조정이었어요. 아무도 양보하려고 하지 않았죠. 일 년이 지나자 하루 종일 붙어있어도 분쟁이 나는 경우가 거의 없어요. 함께 살아가는 것에 대해 배웠으니까요.”
모해교육이 싫어하는 네모가 세 가지 있다. 텔레비전, 휴대폰, 게임기.
“같이 놀 친구가 없었기 때문에 네모에 중독되는 거죠. 이곳에는 친구들이 많아서 저 세 가지를 하지 않아요. 아이들끼리 놀이를 찾죠.”
최 대표는 대기업에 다니던 시절 둘째와 애착 형성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어려움을 겪었다. 이제 4학년이 된 그녀의 자녀는 아직도 낯가림이 심하다. 이 때문에 제대로 된 돌봄 공간의 필요성을 깨닫게 되었다고 한다.
“아이들이 살아가야할 세상이 건강한 사회이길 바라요. 조금 더 에너지가 있는 사람들이 움직여서 이룰 수 있다고 믿죠.”
마을기업에 대한 지원이 현실과 동떨어져 아쉽다는 최 대표. 각종 지원들이 현실화되어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그날을 기원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