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문이 불여일견’ 이라는 말이 있다. “백 번 듣는 것보다는 한 번 보고 경험하는 것이 확실히 효과가 있다는 것에는 이견이 없을 겁니다.” FuA학습체험관 고덕경 관장님의 교육에 대한 소신이다. 오랜 교육 사업을 통해 느끼는 안타까움과 새로운 교육에 대한 열망으로 선진 유럽의 교육을 접목하여 탄생한 FuA학습체험관. 우리나라 교육의 현주소는 창의적인 교육을 지향하고 있지만 오랫동안 자리 잡은 교육에 대한 의식변화가 쉽사리 바뀌지 않기에 그 과정에서 교가 역할을 하고자 힘쓰는 고덕경 관장을 만났다.
▲ 전통 독일식 학습체험관 FuA가 생소합니다. 독일식 학습체험관이란 무엇이며, 우리나라의 학습방식과 어떤 차이점이 있습니까?
F.u.A는 독일어 ‘Fragen und Antworten’ 의 약어입니다. 질문과 대답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 아이들이 끊임없이 질문을 만들어내고 대답을 찾아가는 공간으로 독일정통학습체험관 EXPERIMINTA에서 영감을 받아 한국의 정서와 교육에 맞게 교구를 개발 생산하여 도입한 체험관입니다. 교구는 피톤치드가 뿜어져 나오는 천연자작나무와 낙엽송으로 제작하여 친환경적인 체험관이 되도록 하였습니다.
유아교육을 하다보면 선진 국가의 교육 방법에 대해 궁금증이 생기게 됩니다. 그래서 독일에서 매년 열리는 유아교육 저널에 참석한 적이 있습니다. 유럽은 체험학습장 문화가 활성화 되어있지요. 가족단위로 아이와 함께 게임을 하며 시간을 보내고 기본 원리를 계속 익힐 수 있도록 교육하는 방법이 유럽 교육의 강점입니다.
반면, 우리나라는 성적을 잘 받기 위한 공부 방법으로 영어, 수학, 과학 등 학원을 전전하며 공부에 대한 스트레스에 아이들의 행복은 멀리 두고, 스스로 깨닫고 창의적 사고력을 키우며 진정한 인격체로서의 성장과 발전을 할 수 있는 기회는 부족한 것 같습니다.
▲ 교육 사업에 대한 끊임없는 고민이 있으셨기에 이색 체험관인 FuA 오픈이 가능하셨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오픈하시게 된 계기가 있습니까?
체험관을 운영하기 전 유아교육현장에서 일했습니다. 교사로서 그리고 원장으로서 일을 하면서 교육 전반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되었습니다. 유아교육에 대한 사명감을 느끼면서 아이들이 즐겁게 놀면서 누릴 수 있는 교육에 대한 갈증을 해소하려던 때 유럽의 EXPERIMINTA 체험관을 알게 되었고, 교육 사업에 오랫동안 경험이 있는 사업파트너를 만나게 되어 더욱 구체화 시킬 수 있었습니다. 국내 실정은 조금 이르다고 판단하여 3년 정도 매년 유럽을 방문하였고 한국에 체험관이 오픈했을 때 교육의 편차가 적은 시기를 보던 중 작년 5월에 현재의 위치에 오픈하였습니다.
▲ 우리나라 교육이 창의적 사고를 중시하는 교육으로 탈바꿈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측면도 있을 것 같습니다. 교육하시면서 힘든 점은 무엇입니까?
아이들과 함께 방문하시는 유치원선생님이나 어머님들이 “여기 체험관은 왜 공부 가르치듯 가르쳐주지 않아요?” 라고 물어 보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무래도 한국인에게 교육이라는 정서는 ‘교사의 가르침’ 이 반드시 수반되어야 한다는 의식이 지배적입니다.
요즘 교육계에서는 창의력, 사고력을 키우자는 방향으로 움직이고자 합니다. 하지만 교육현장에 가보면 아직도 수렴적인 아이를 좋아하는 편입니다. 교육을 하는 교사조차도 주입식 교육에 익숙해져있는 세대죠. 우스갯소리로 ’19c교사가 20c교재를 가지고 21c아이들을 가르친다.’고 할 정도입니다. 사회 전체적인 의식변화가 제일 어려운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 어떤 방식으로 학습체험이 진행되며, 학습체험관을 통해서 아이들이 얻을 수 있는 교육효과가 있다면 말씀 부탁드립니다.
체험관 각 층에 도움교사들이 위치하여 교구 활동과 주의사항에 대해 설명을 하고 아이들이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도록 통제자가 아닌 관찰자의 역할을 합니다. 그리고 각 교구들마다 음성화된 시스템이 있어 소리작동으로 교구 설명을 들을 수 있어 특별한 도움 없이도 활동이 가능합니다.
각각의 교구가 단순한 놀이가 아니라 학습과 연결되어있습니다. 비눗방울은 표면장력 학습이 가능하며, 별자리 활동은 우주에 대한 학습이 가능합니다. 이러한 활동을 통해서 과학의 기본원리를 깨달을 수 있게 됩니다. 당장은 아이들에게 ‘표면장력’ 이라고 설명하면 당연히 모릅니다. 하지만 그 아이들이 성장 과정에서 놀이를 통해 얻은 깨달음이 장기기억화가 되고 어렸을 때 학습했던 비눗방울을 떠올리면서 ‘아, 이게 표면장력이었구나.’ 라고 반응할 수 있도록 잠재학습능력, 연계학습능력을 키울 수 있는 효과적인 학습법입니다.
▲ 원장님께서 운영하시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첫 째로는 ‘안전’ 입니다. 아이들이 오면 긴장부터 합니다. 특별히 위험한 것도 없지만 아이들은 예상치 못한 변수와 돌발 상황이 많기 때문에 아이들의 안전을 위해서는 잠시라도 긴장을 늦출 수 없습니다.
두 번째는 ‘아이들의 행복한 마음’ 입니다. 아이들은 제한된 공간 내에서 활동을 하다가 외부로 현장학습을 나올 경우 기본적으로 기분이 들떠서 오기 마련입니다. 아이들의 기분이 체험시간 내내 즐거울 수 있도록 많은 인원이 단체로 방문을 해도 최대한 체험을 골고루 해 볼 수 있도록 세심하게 신경 쓰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는 교육의 기본을 지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기초가 튼튼한 집이 잘 지어지고, 뿌리가 튼튼한 나무가 잘 자라듯 유아기 시기의 환경과 자극, 좋은 경험들은 아이의 인성에 기본이 되며, 잠재력을 성장시키고 나아가 건강한 사회인으로 자라게 합니다. 기초 교육부터 자기 주도적으로 해나갈 수 있도록 그 역할을 FuA가 해나가고 싶은 마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