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직장을 다니는 50대 A씨는 일요일과 명절을 제외한 대부분의 공휴일에도 일을 하지만 돈이 모이지않아 힘들다고 한다. 또 20대 S씨는 직장생활을 시작하면 금전적인 여유가 생길 줄 알았는데, 오히려 돈에 쪼들리는 삶에 더 옭아매진 듯한 느낌을 받는다고 한다.
경제활동을 하며 일을 해서 돈을 벌지만 가난하다.
워킹푸어(Working Poor·근로빈곤)는 일하는 빈곤층을 의미한다. 가족구성원 중 한 명 이상이 경제활동을 함에도 불구하고 경제활동을 통한 소득이 생활에 필요한 최소한의 수준을 넘지 못하는 경우에 워킹푸어라고 말한다. 최근에는 워킹푸어의 개념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최저생활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근로빈곤층을 차상위계층이라고 말하는데, 경제활동을 해도 가난을 벗어날 수 없는 워킹푸어들이 증가하는 것은 근로빈곤층의 근로 의욕을 저하시켜 극도의 빈익빈 부익부의 양극화 현상같은 큰 경제 문제로 나아갈 수 있다.
워킹푸어는 1990년대 미국에서 처음 사용된 용어로 2000년대 이후 전세계에서 사용되고 있다. 겉보기에는 대기업과 같은 큰 회사를 다니며 경제활동을 하는 모습이 많은 것으로 보이지만 사실 워킹푸어는 고학력, 고연봉 등과 상관 없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그렇다면 워킹푸어의 등장원인은 무엇일까?
취업포털 사람인이 직장인 1,143명을 대상으로 ‘본인이 푸어족이라고 생각하는지 여부’를 조사한 결과, 무려 70.4%가 ‘그렇다’라고 밝혔다고 한다. 물론 푸어 유형별로 나뉘겠지만 절반 이상 가량이 본인을 워킹푸어라고 여기는 모습을 보였다.
워킹푸어는 다른 푸어 유형보다는 큰 범주에 있다. 비싼 전, 월세 비용으로 여유롭지 못한 렌트푸어와 집을 마련했지만 빚 때문에 빈곤한 하우스 푸어, 또 학자금 대출로 인해서 생활비가 빠듯한 학자금 푸어 등 푸어 유형들 대부분이 경제활동을 하지만 푸어에 속해있는 것을 알 수 있다.
경제 전문가들은 워킹푸어의 원인을 경기침체로 꼽는다. 경기침체의 영향으로 근로자들에게 고용 불안정이 찾아와 기존 구직자들과 실업자들이 함께 구직을 하면서 일용직 일자리와 계약직 등 불안정 일자리가 많이 증가한 영향이 크다. 게다가 인턴제와 계약직 등 임시직은 정규직과 임금에 큰 차이를 보여 빈곤문제와 근로 환경 인권 문제 등의 문제들이 발생하는 부분도 더해졌다.
자본주의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돈은 언제나 충분하지 않지만, 필요하다. 국가에서 직, 간접적인 지원으로 양극화 현상을 해결하려고 노력하지만, 실효성의 부분에서 의문점이 드는게 사실이다. 앞서 근접한 일본의 청년들은 돈에 대한 회의감을 느끼며, 하루 하루를 버티는 삶만 영위하겠다는 청년층이 생겨 골머리를 앓고있다.
이러한 문제는 우리나라도 멀지 않았고, 오히려 발 밑에서 점점 ‘푸어’라고 불리는 사회문제가 조금씩 대두되고 있다. 고령화 사회에 진입과 함께 남녀노소와 외국인 노동자 층까지 더불어 전 연령대가 경기침체로 힘들어하는 지금. 우리는 물질적인 가난과 더불어 심적인 가난으로 까지 접어들지 모른다.
워킹푸어라는 문제에 대해 누군가가 책임질 수 없고 덜어줄 수 없지만, 그 책임을 같이 짊어질 누군가가 있다면 적어도 마음은 부자로 살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