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명은 ‘킹콩’이에요. 임신 소식 들었을 때 행사장에 있었는데, 마침 눈 앞에 킹콩 인형이 있었어요. 또 옛날에 장군이나 이런 사람들 태명이 킹콩이라고, 건강하게 태어났으면 좋겠어서 ‘킹콩’이라고 불러요”
최근 임신 소식을 알린 샘해밍턴을 이태원에 있는 한 카페에서 만나 이야기를 나누었다.
샘 해밍턴은 “아직은 솔직히 잘 안느껴져요. 아직 지금 배도 잘 안 나오고. 그냥 모르겠어요. 여행가기 전에 준비하는 과정은 다 있는데 막상 공항 가기 전에 내가 진짜 지금 여행을 가는 건가? 하는 그런 기분이에요”라며 요즘 심경을 밝혔다.
샘 해밍턴 측은 임신소식에 있어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지난 6월 기다리던 임신 소식을 들었지만 7주만에 유산이라는 안타까운 일을 겪어야만 했기 때문이다.
그는 “특별히 와이프 입장에서 많이 힘들었어요. 몸은 충분히 쉬었지만 정신적으로 그렇죠. 이제 좀 있으면 14주 되니까 그나마 위험한 시기는 조금 지나갔고 지금 조금 마음이 더 편해진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임신을 하면서 샘해밍턴의 생활에는 조금 변화가 생겼다. 그는 “요즘 어디 갈 때마다 화장실 멀리 떠나지 못하는 것도 있어요. 산책하다가 갑자기 화장실 가야하고 또 밤에 자면 한 서너번 기본적으로 일어나고”라고 말했다. 이어 “남편도 그런 비슷한 증상 있더라구요. 그래서 그런 건지 모르겠지만 요금 화장실 자주가요. 일부러 하는 거 아니고 약간 (머리)뒤에다 신호 보내주는 느낌? ‘너도 겪어봐라’. 아마 와이프 입장에선 더 겪어봤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라고 말하며 웃었다.
변화된 생활에 적응하면서 샘해밍턴은 조금씩 아빠가 될 준비를 하고 있었다. 책도 읽고 주변에 아이를 키우는 사람들에게 조언도 구하기도 한다. 하지만 막상 아내 앞에서는 티를 잘 안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아내가) 오늘은 내 뱃속 안에서 어떻게 했는지 막 얘기해주는 거에요. 저는 들으면서 ‘아 그러냐’고 대답을 하면 왜 관심이 없느냐고 해요. 티 안 내려고 하는 거에요. 스스로 다 정보 같은 거 하고 있는데 앞에서 그게 잘 안 되는 거에요”라고 말했다.
아직 표현이 서투를 뿐 아기를 기다리고 있는 그의 마음은 그 누구보다 크고 기뻐하고 있다. 샘 해밍턴은 “얼마 전에 친한 친구랑 얘기하다가 그 친구가 ‘너 옛날부터 애기 갖고 싶어하던 얘기 많이 하길래 (임신 소식을 듣고) 자기도 많이 기쁘더라’고 그래서 워낙 애 갖고 싶었기 때문에 지금은 큰 마음먹고 아빠 돼서 잘 해야 한다는 각오 있으니까”라며 굳은 의지를 내비쳤다. 최근 호주에 갔다 오면서도 애기 옷도 사오고 신발도 사왔다며 벌써 먼저 나서서 이것저것 준비하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벌써부터 자식바보 기질이 보이는 샘 해밍턴은 어떤 아빠가 될까? 그는 자신이 ‘무서운 아빠’가 될것 같다며 “저는 좀 예의 바르게 되야 된다고 생각해요. 그거 대신 저 어렸을 때 어머니하고 둘이었기 때문에 성인들하고 만나는 게 많았거든요. 한국에서 보면 존댓말이나 이런 문화차이도 있지만 어른들하고 교감하고 그런 거 불편한 느낌이 많거든요. 저는 그래서 일단 애 낳으면 그런 거 오픈하고 싶어요”라고 설명했다.
한국과 호주, 두 문화가 만나 접점을 이룬 만큼 육아에 있어 서로를 이해하기 위해 샘 해밍턴은아내와 많은 대화를 나눈다고 말했다. 그는 “호주에서 어렸을 때부터 아침식사 먹을 때는 굉장히 간단해요. 시리얼 먹던지 아니면 토스트 먹거든요. 별 생각 없었는데 그게 어떻게 보면 어렸을 때부터 애한테 너 먹고 싶은 거 먹고 나오라고 하는 게 애한테 독립할 수 있게끔. 너가 먹고 싶은걸 먹게끔 하는 거잖아요. 약간 선택권이나 그런걸 주고 혼자 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짚었다.
샘 해밍턴은 이러한 사소한 것부터 한국인 아내와 호주인인 자신 사이에 이해와 노력이 두 배로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두 나라가 만난 만큼 다양함과 경험이 늘어났지만 또 그만큼 서로에 대한 이해도 필요할 수 밖에 없다.
그는 “애기 통해서 우리끼리도 이해감도 많이 생긴 것 같아요. 애기가 와이프 입장, 한국 시선으로 보는 거고 내가 호주 시선으로 보면 그 가운데서 만나야 하니까. 애가 생기니까 그 다음 단계로 올라가는 것 같아요. 아침식사 그런 것 같이, 저는 생각 못했지만 아침에 이런저런 얘기 하다가 다른 사람들 얘기 들어보니까 한국 어머니들은 아침에 한 상 차려주는 거 있잖아요. 반찬, 국물. 그건 되게 많은 거에요. 근데 그건 또 어떻게 보면 애가 상 앞에 앉고 먹고 하면 되는 거잖아요”라며 이러한 문제 등을 앞으로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얘기를 많이 나눈다.
이렇게 서로를 알아가고 생각하고 준비해가는 과정이 재밌는 것 같다며 나중에 아기가 태어나서 기회가 된다면 ‘슈퍼맨이 돌아왔다’나 ‘오 마이 베이비’에 출연해 시청자들에게 다른 새로운 시선을 제공해 주는 것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드러냈다.
샘 해밍턴은 “저는 21살까지 한국에 온 적이 없어서 저는 뭐 육아 교육이나 이런 것부터 호주 쪽 훨씬 더 비슷할 것 같아요. 그게 맞다는 건 아니지만 사람들에게 (호주인의 시각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 있다면 좀 생각이, 개인적으로 생각이 달라질 수 있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보스턴테리어와 퍼그, 두 마리 강아지를 키우는 걸로 알려진 그에게 강아지들과 아기 육아를 함께 키우는 것에 대해 아내와 얘기를 나눠본 적이 있냐는 질문을 하자 샘해밍턴은 “얘기 많이 했죠. 저 어렸을 때 늘 동물이 집에 있었어요. 그리고 한국에서 특이했던 점 하나가 저희 강아지들이 그렇게 크지 않은데, 가끔 산책할 때 꼬맹이들이 피하는 경우가 많아요. 왜 그럴까 생각했는데 어렸을 때부터 동물하고 교감해본 경우가 한번도 없었으니까. 그리고 또 공부 해봤는데 결론적으로 강아지에 대한 정보가 안 좋은 거 못 봤어요. 주인이 어떻게 교육 시킨다에 따라 중요한 것 같아요. 서열문제부터 잘 지켜야 되고. 애기 데려오기 전에 애기 담요, 이런 애기 냄새 나는 거 먼저 집에 맡게 해서 집에 새로운 사람이 들어온다는 인식 들 수 있게끔. 교육 잘 지키면 별 문제 없을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반려견과 함께 육아를 병행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보면 교육이에요. 애들은 다양한 경험 많아야 자기가 앞으로 어떤 길 선택할지도 좀 깨달을 수 있고. 예를 들면 동물 계속 있는 집에서 살다 보면 사육사 하고 싶을 때도 있고 어떻게 될지 전혀 모르는 거죠. 제가 어렸을 때 집에서 해야 하는 집안일은 많지 않았지만 늘 해야 되는 게 강아지 밥 주는 거였고, 산책시키는 거였어요. 그러니까 책임감도 생겨요. 아침식사, 저녁식사 강아지한테 줘야 하고 그건 무조건 내가 강아지한테 해줘야 할 일이었어요. 집에서. 동물들은 혼자 먹을 수 없잖아요. 혼자 밥 먹을 수 없어요. 주인이 있고, 뭘 해줘야 산책도 할 수 있고 밥도 먹을 수 있고 그러니까 어떤 나이 되면 강아지 있을지 없을지 모르겠지만 있는 경우에 애한테 그런 책임 주면 책임감도 생기지 않을까 생각해요”라고 덧붙였다.
첫 아이와의 만남을 앞두고 행복한 고민에 빠진 샘 해밍턴은 주위에서 많은 정보들을 들으며 사람들이 보는 시선이 정말 다르다는 걸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부터 적기 시작해야 할 것 같아요. 뭘 해야 할지. 이거 읽고, 저거 읽고, 인터넷으로 보다 보면 어떤 게 맞는지 어떻게 진행해야 하는지 정신 없어요”라고 말하면서도 “정답은 없어요, 애 키우는데. 저도 뭐 실수 많이 할 것 같아요. 애기 키우면서. 누구나 그러는데 해 보는 거에요, 해보는 거”라며 아빠가 되기 위한 준비를 밟아가고 있는 중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