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적인 생각이 창조경제를 이룹니다. 당신은 그저 순종적입니까?”
3일 오전 9시30분 서울 여의도 국회 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열린 ‘창조경제 성공을 위한 의료산업혁신’에 참석한 노벨 화학상 수상자 댄 셰흐트만(Dan Shechtman) 교수가 기업가정신을 키우는 것이 창조경제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이스라엘 출신 댄 교수는 우리나라 창조경제의 발목을 잡는 요인으로 낮은 출산율로 인한 경제활동 인구 부족, 보수적인 기업 문화, 실패에 대한 두려움 등을 꼽았다.
인구학적 통계를 보면 고령 인구가 적고 유년층이 가장 많은 이스라엘과 달리 한국은 고령화 심화로 젊은 층이 줄어들고 있다.
“한국의 출산율은 1950년대 여성 1명당 6명이었지만, 약 60년이 지난 지금은 1.2명에 불과해요. 외국인들이 유입된다 해도 자체적인 경제활동 인구가 적은 탓에 경제를 유지할 수가 없는 구조입니다. 정부는 여성뿐 아니라 남성의 출산휴가 제도 등을 추진해 대가족을 장려하죠. 그리고 혁신을 위한 기업가정신을 키워야 합니다.”
댄 교수는 기업가정신을 심어주는 데 기술자, 과학자, 소프트웨어 전문가, 의료계 종사자 등이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약 30년 전 이스라엘에서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기업가정신에 대한 과목을 개설하면서 경제 활성화에 한몫하는 이공계 인력의 수요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창조경제의 한 과제인 ‘창업’을 주제로 연사들을 초청해 경험을 토대로 성공에 필요한 절차와 주의사항 등을 가르치면서 이스라엘에서 창업이 활성화됐습니다. 그러면서 상품을 만드는 기술자와 과학자가 늘었죠.”
경제가 지속하려면 인적자원의 창의성이 필요하다. 이에 댄 교수는 문제를 발견하고 이에 대한 기술적 해결책을 제시하는 공학(engineering)을 강조했다.
“한국 교육의 우수성은 널리 알려졌지만, 기초교육이 부족한 편입니다. 이해력을 더 키워야 하죠. 그러려면 유치원에 다니는 5살 정도의 원아들을 대상으로 과학을 가르쳐야 합니다. 하지만 어려운 문제를 다루는 것이 아니라 과학의 근간이 되는 현상, 구조, 재료, 물의 순환 등을 설명하고 토의하면 이해가 빨라 흥미를 돋울 수 있어요.”
다양한 의견을 공유하고, 생각의 폭을 넓힐 수 있는 토론을 생활화하면 창조경제에 도움이 된다.
“일반적인 한국의 교육시스템은 선생이 일방적으로 정보를 주고, 학생이 배우는 방식입니다. 근데 창의성을 기르려면 논의해야 해요. 의견을 주고받으면서 논쟁을 통해 다르게 생각하는 법을 터득하는 겁니다. 한국 학생들은 아침부터 저녁까지 공부만 합니다. 중간에 운동 등을 통해 여유를 가지면 좋아요. 너무 서두르지 않아도 됩니다.”
댄 교수는 개인적인 창의력 향상뿐 아니라 집단적인 수용 능력 증대가 창조경제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대개 기업은 한 직원이 좋은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어도 실현되기 어려운 구조입니다. 의사 결정자에게 전달되는 과정에서 무시되는 경우가 많아요. 그리고 순종보단 질문하고, 본인의 의견을 자신 있게 말하는 도전정신을 발휘해야 하죠. 독자적으로 생각하는 것이 기업가정신에서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