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즐거워지는 곳

▲메리앤지(merriangie) 김영빈 대표

메리앤지는 ‘즐거운 천사’라는 뜻으로 김영빈 대표가 직접 지은 이름이다. 2006년 신사동 가로수길에 처음 문을 연 이곳은 십년 가까운 세월 동안 신사동을 대표하는 네일카페로 자리잡았다.

“그때만 해도 지금과 같은 대형 상권이 아니라서 택시기사한테 가로수길 간다고 하면 어디냐고 되묻던 시절이죠. 열다섯 개가 넘는 가게가 생겨났지만 모두 일이년 이내에 생긴 업체들입니다. 신사동의 터주대감 격인 가게죠.”

메리앤지가 오랫동안 한 자리에서 성업중인 비결은 뭘까. “굉장히 치열한 상권이지만, 메리앤지는 세입자로써의 도리를 잘 지켜왔고 주변 상권과 잘 지내왔습니다. 고객분들이 진정성을 봐주신 것 같아요. 네일아트도 뻔한 측면이 있습니다. 다른 업체가 벤치마킹하기도 해요. 인테리어를 흉내내기도 하고 직원을 스카웃해가기도 하고. 시스템을 모방하기도 하고. 저흰 일단 매장이 깨끗하고 직원끼리 화목하고 화기애애하죠. 이런 기본적인 부분을 잘 해왔습니다. 특별한, 화려한 인테리어로 현혹하기보다 기본에 충실했던 게 비결이라면 비결이겠죠.”

▲메리앤지 압구정현대점

이런 한결 같음에 신사동에 이어 다른 지역에 개설된 2호점, 3호점, 4호점도 자리를 옮기지 않고 한 자리에서 계속 잘해가고 있다.

 

“네일아트는 낙후되어 있죠. 문화를 바꿀만한 굵직한 회사도 없고요. 하다 보니 욕심이 나더라고요. 돈을 떠나 네일아트의 한계를 느꼈어요. 올 하반기에 공인자격증이 신설될 예정이거든요. 사업주들에게 당장 달라질 건 없죠. 그러나 이직률도 높고 프라이드도 낮은 네일리스트 들에게 전문직이라는 자긍심 준다는 면에서 긍정적인 면이라고 봅니다. 사명감을 갖고 평생 업으로 삼아 자부심을 갖고 일하려면 이런 변화가 필요해요.”

김영빈 대표는 오픈창업 시스템에 회의적인 의견을 보였다. “매장을 짓는 단계만 돕고 빠져나가거든요. 직원을 고용하고 실제로 운영하는 단계에는 개입하지 않죠. 그냥 찍어내는 수준이에요. 전 몇 십 몇 백 개의 매장을 여는 데는 관심 없습니다. 하나를 열어도 망하지 않는 매장을 목표로 하죠.”

그가 생각하는 네일 산업의 관건은 무엇일까. “네일 아트는 직원이 상품입니다. 학원을 갓 수료한 직원은 매장에 투입되어도 바로 고객을 상대할 수 없어요. 네일에 실패하는 건 사람 관리에 실패했기 때문입니다. 표준화된 서비스 제공이 중요하죠. 돈을 들인다고 되는 게 아닙니다. 분위기 조성을 잘해야 합니다. 새로 직원이 유입됐을 때 텃세를 부리지 않는 매장. 이런 곳이 분위기가 좋습니다.”

사람 관리의 첫 번째 키워드로 김영빈 대표는 소통을 꼽았다. “남의 얘길 듣는다는 게 보통 일이 아닙니다. 압박 받는 친구들 많아요. 이들의 스트레스에 공감해주는 게 중요합니다.”

그리고 두 번째 키워드. “성취감을 줄 수 있는 구조로 가는 게 중요합니다. 다람쥐 쳇바퀴 같은 생활에 지치게 되거든요. 경력은 쌓여가지만 내가 잘하는지 확신이 없죠. 인정받고 있다는 걸 확인해줘야 해요. 자기계발 기회도 줘야하고요. 저흰 운동하는 친구들에게 체력단련비, 책을 읽으면 도서비를 지급합니다. 복리후생 분야가 잘되어 있죠. 퇴사한 친구들과도 아직도 인간관계를 유지합니다.”

신사동의 강자, 메리앤지의 김영빈 대표. “강한 자가 살아남는 게 아니라 살아남는 자가 강한 거죠.” 거저 이룬 것은 하나도 없기에 그의 한 마디가 더욱 의미심장하게 다가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