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창시절에 메뚜기라 불리는 친구들이 있었다. 도서관 여기저기에 자리를 잡아주는 친구들이었는데 가방을 들고 팔짝팔짝 이동하는 모습이 메뚜기를 닮았다고 해서 그런 별명이 붙곤 했다. 가인네일아트는 가히 강남의 그래스호퍼(메뚜기)라 불릴 만한 업체다. 14년 동안 같은 이름으로 강남 여기저기에서 영업을 해왔다. 역삼동에서 시작, 삼성동, 대치동. 현재 위치한 선릉역으로 온 지 아직 채 일 년이 되지 않았다. 어떻게 이런 방식의 영업이 가능한 것일까.
“고객들이 따라와요. 여긴 입소문으로 더 유명한 곳이거든요. 해보신 분들이 소문을 내고 다니세요. 그러니까 광고도 필요 없고 좋은 자리도 필요 없죠. 그런 식으로만 운영해도 너무 바빠요.”
가인네일아트의 이은화 원장은 패션디자인으로 처음 경력을 쌓았다. 동대문에서 의류업을 하며 영업에 소질을 발견한 이 원장은 새롭게 떠오르고 있던 네일아트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그 즉시 일본으로 날아간 이은화 원장. 일본은 가히 신세계였다.
“정말 화려한 세계가 손톱 위에서 펼쳐지더라고요. 이거다 싶었죠.”
일본에서 네일아트의 가능성을 직감하고 2000년 창업을 결심한 이은화 원장. 곧 아트네일의 강자로 떠올랐다. 특히 2004년 VJ특공대에 ‘다이아몬드네일’로 소개되면서. 아트디자인을 하는 네일업소로 크게 입소문을 탔다.
“화려한 고가의 디자인을 저가로 제공해요. 회원권 시스템이거든요. 비회원에 비해 50% 가격에 서비스를 받을 수 있어 많이들 좋아하세요. 중국제품 사용하지 않고 스와로브스키 정품을 사용하죠. 빛이 오래가고 다르다고들 말씀하세요.”
이 원장은 26살에 시작하여 14년 동안 네일아트를 해왔다. 그녀의 네일아트가 꾸준히 사랑받은 비법은 무엇일까. “꿀꿀한 마음에 하고 나면 기분 전환이 되잖아요. 손님들이 만족하시면 저도 뿌듯해요. 싸고 잘하는 곳으로 소문이 났어요. 보통 이정도 받으려면 이삼십 만원 하거든요. 저도 그 돈 주고는 못할 거 같은 거에요. 십 만원에 A/S 그냥 해드리고 서비스도 많이 해드려요.”
가인네일아트는 네일 중에서도 가장 화려한 아트네일을 중심으로 하는 곳. 손님들은 왜 화려한 디자인에 열광할까? “가격대비 기분전환이 되잖아요. 항상 지니고 있을 수 있구요. 손은 늘 쳐다보는 거잖아요. 친구들 한 거 보고 자극 받아 오는 경우도 많아요. 손톱 위의 보석이죠.” 아트네일에 대해 편견 가진 고객들이 시술을 받은 후 인식이 변하는 걸 보는 게 이은화 원장의 큰 즐거움이다.
“저희가 속눈썹 시술도 하는데 굉장히 고압적인 손님이 한 분 오셨어요. 내내 무례한 태도로 일관하다 한 달 후에 재시술하러 오셨더라고요. 그러면서 사과를 하시는 거에요. 저번엔 미안했다고. 여긴 다른 데랑 다르다고. 기분이 좋았죠.”
이 원장은 화려한 디자인은 부담스럽다며 거부반응 보이던 고객들이 시술을 받은 뒤 좋아하는 모습을 볼 때 가장 보람 느낀다고 한다.
“제가 원래 장식을 좋아해요. 컬러 바르고 포인트 해드리면 좋아하세요. 그런 게 재미죠. 스티커는 사용하지 않아요. 다이아몬드, 체크무늬. 수작업으로 모두 그리죠.” 아름다운 사람을 만들어드리고 싶다는 뜻에서 이름을 가인이라고 정했다는 이은화 원장. 그녀야말로 진정한 가인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