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끝의 카운슬러

역삼동 르네상스 호텔 뒤편에 젤네일 잘하기로 소문난 업체가 있다고 해서 찾아가보았다. 보라색 간판이 인상적인 이곳은 경력 13년의 오성희 원장이 운영하는 손수네일이다.

“네일만 13년을 해왔죠.” 한국의 네일 역사가 아직 이십년이 되지 않았다. 즉 오성희 원장은 네일의 초기역사를 기억하는 산 증인 중 하나인 것. 최근의 이슈라면 역시 젤네일이다.

“매니큐어는 10%도 하지 않아요. 다 젤네일이라고 봐야죠.”

자주 듣게 되는 말이지만 과연 젤네일이 뭘까. 기존에 매니큐어라고 불리던 네일 폴리시는 잘 긁히고 광택도 오래가지 못했다. 게다가 20분이나 말리는 시간이 필요해서 인내심을 요했다. 젤은 이런 단점을 모두 극복하여 지속력과 광택이 우수하고 잘 긁히지 않는다. 게다가 말리느라 오래 걸리지 않고 강한 빛을 쬐어주는 기계 속에 손을 넣고 1분 내외로 기다리면 끝이다. ‘큐어링’이라고 불리는 이 경화작업은 베이스젤, 컬러젤, 톱젤을 모두 통 털어 오 분을 경과하지 않는다.

▲손수네일

“유지가 2주에서 4주로 길어요. 광택이 죽질 않고요. 벗겨지지도 않죠.”

이렇듯 발전된 젤이 들어온 지는 오년이 채 되지 않았다. 매주 받을 필요 없이 4주까지 연장 가능한 젤네일의 아름다움에 모두들 열광했다. 키트 판매 등이 성행하면서 셀프 젤네일하는 인구도 늘어나고 있다.

“최근에는 고객님들이 심플하고 깔끔한 거 추구하시는 것 같아요. 아트는 잘 안하시는데 하면 스톤 많이 붙이시고요. 체크도 많이 좋아들 하세요.”

오 원장은 호주에 2년 있었다. 그곳에서도 네일아트를 했는데 아직은 한국에 미치지 못한다고 한다. 호주는 이제 막 숍이 생기는 추세다.

“손재주는 우리나라를 따라올 수 없어요. 아트 디자인은 일본에서 시작되어서 아기자기한 디자인이 많고 관련 제품군 자체가 다양하죠. 일본 쪽은 화려함을 추구하는 트렌드가 항시 존재하고요.”

요즘 홈쇼핑 등에서 키트 판매가 성행하면서 셀프젤네일을 시도하는 고객들도 많다.

“아트는 저보다 잘하는 분들도 많아요. 그러나 케어는 정밀함과 세심함을 요합니다. 이런 부분은 전문가의 손길이 필요한 부분이죠. 큐티클케어가 제대로 되지 않아서 손톱기형이 오거나 무좀이 걸리시는 분들이 많아요. 손톱이 계속 깨지고 부러진다면 의심해봐야 하죠.”

오성희 원장은 큐티클 케어 이외에도 아크릴 연장 등 섬세한 작업에 일가견이 있다. 힘들지 않냐고 묻자 의외의 대답이 돌아온다.

“전 이게 좋아서 하는 일이거든요. 전 솔직히 제가 일종의 카운슬러라고 생각해요. 손님들과 끝없이 대화하면서. 영업에는 그다지 열을 올리지 않아요. 저를 믿고 찾아와주신 것만으로 감사하죠.”

언제나 신뢰받는 업체가 되고 싶다는 오성희 원장. 그녀의 노력이 멈추지 않는 한 고객들의 발길도 끊이지 않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