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 길을 알고 공부해야 비로소 성적이 오른다

1대1 수업을 진행 중인 민경욱 원장 (사진제공 =인재숲수학학원)

고백컨대 나는 ‘수포자(수학을 포기한 사람)’였다. 때문에 원하는 대학에 가지 못했다. 고 1때 담임은 수학 선생님이었는데 여름방학 때 문제집 몇 권을 손에 쥐어주며 지금 수학을 놓으면 끝이라고 말했었다. 나는 여름 내내, 그 후로도 오랫동안 그 문제집을 펴보지 않았다. 때때로 생각했다. 무엇이 문제였을까. 나의 약한 의지? 공교육의 한계? 당시 우리 반은 정원이 오십 명이었다. 담임은 하는 데까지 했다고 생각한다. 그때 정말 내게 필요한 건 뭐였을까.

“영어는 대학 가서 필요한 거고 수학은 대학 가기 위해 필요합니다. 수학이 성적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00퍼센트입니다. 대학을 결정하는 건 수학입니다. 문과건 이과건.” 인재숲 수학학원의 민경욱 원장은 단언한다.

“여기 평생을 놀았던 고3이 있습니다. 암기는 1년 하면 됩니다. 영어는 단어 외우고 독해하면 어떻게든 됩니다. 과학도. 그러나 수학은 되지 않습니다. 그럼 이 학생은 원하는 대학에 갈 수 없습니다. 영포자는 없지만 수포자는 있습니다. 수학은 안 됩니다. 일이 년 놀면 답이 없습니다. 매해 수능의 난이도는 수학에 의해 결정됩니다. 수학이 편차가 심하기 때문이죠. 잘하는 학생과 못하는 학생이 분명합니다. 대치동에 영어 못하는 학생은 없습니다. 수학은 어떤 학생도 힘겨워합니다. 영어 10점은 없지만 수학 0점은 수두룩하죠.”

인재숲은 거대한 대형학원이 아니다. 백화점을 연상케 하는 규모나 많은 학생 수를 자랑하지 않는다. 그러나 대치동 학생들은 안다. 그 특별함은 무엇일까. “쉽게 말해 과외식 수업인데 학원식 관리가 들어간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게 해줍니다. 중요한 개념은 강의해주고 나머지 많은 시간을 공부하고 체크하고 일대일로 지도하면서 보충하는 방식입니다.”

이게 다인가. 싶을 정도로 단순한 방법이다.

“자기주도 학습을 지향하기 때문에 교사는 일종의 가이드 역할을 합니다. 대신 풀어주지 않습니다. 공부하는 습관을 만들어줍니다. 기존의 방식에 길들여진 학생들은 상담을 통해 새로운 방법 제시합니다. ‘이 문제 어떻게 풀어요?’ 하는 학생들에게 ‘뭘 모르니?’하고 되묻습니다. ‘그냥 몰라요’ 이런 애들한테는 ‘네가 뭘 모르는지 알아야 선생님이 알려주지.’ 이런 식으로요. 답이 아니라 힌트를 줍니다. 점점 더 답에 가까워지는 힌트. 알려는 주되 결과물에 학생이 스스로 다가가도록 유도합니다. 절대 그냥 답을 던져주지 않죠.”

인재숲 수학학원은 한 달에 한번 각자 학생의 학업 성취에 따른 수업계획서를 제시하고 자체 제작한 워크북으로 수업을 진행하고 오답노트를 함께 만든다. 매달 월말에는 주간테스트 성적표와 과제 수행 여부, 출결 상황 등을 생생히 기록한 생활 성적표를 전달한다.

개별맞춤식 수업으로 정원은 한 반에 네 명을 넘기지 않는다. 1:1 맞춤 관리를 위해서다. 이를 위해서 담임제를 채택했다. 교사 한 명이 다섯 반 정도를 맡으므로 총 스무 명을 넘지 않는다. 이런 구조이므로 각각의 학생들에게 밀도 있는 관리가 가능해진다.

“네 명을 넘어가면 관리가 안 되고 수업의 질이 떨어집니다. 열 명 앉아 있어도 받아들이는 학생은 셋 이하입니다. 셋 정도는 거기 있어도 없는 것이나 마찬 가지죠. 다섯 정도는 봤다 안 봤다 합니다. 가방만 들고 왔다 갔다 하는 거죠. 강의식은 학생과 상관없이 진도가 나갈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대신 우리는 모든 걸 학생에게 맞춥니다. 자체제작 워크북을 쓰는 이유는 개념서는 시중 교재도 좋지만 문제가 너무 적습니다. 상중하, 심화, 기본 이런 식으로 난이도별로 문제가 많은 워크북이 필요해서 우리가 만듭니다. 그래서 잘하는 학생은 잘하는 학생대로 못하는 학생은 못하는 학생대로 거기에 맞는 수업을 할 수 있어요.”

이런 밀착 관리 덕에 학생들은 인재숲의 담임을 무척 가깝게 느낀다. 입시상담과 진로상담을 해오는 학생들도 많다.

“우왕좌왕하던 학생이 수학을 좋아하게 됐다. 하나를 풀어도 진득하게 풀게 되었다. 이런 이야기가 들려올 때 가장 기쁩니다.”

인재숲의 교육정신이 살아 있는 한 더 이상 수포자는 없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