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고급 주택가로 주목받고 있는 판교의 헬레나 네일을 찾았다. 지난해 10월 새로 세워진 주상복합건물의 상가에 둥지를 튼 신생 네일업체다. 이제 반년도 채 되지 않은 헬레나 네일의 한혜주 대표는 서른다섯이라는 나이가 믿기지 않는 동안의 소유자다. 그녀는 어떻게 네일숍 창업을 결심했을까.
“제가 원래 국내 최대 항공사의 스튜어디스였어요. 육체적으로 굉장히 힘든 일이다 보니 전직을 고민하게 되었죠. 그때 부모님에게 조언을 얻고 네일숍을 하는 선배의 추천으로 창업하게 되었습니다.”
서비스업의 꽃이라고 불리는 승무원 생활을 오래도록 해온 탓에 그녀의 서비스는 다른 업체에 비해 친절하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게다가 판교역에 인접한 주택가인데다 근처에 테크노밸리가 있는 등 입지가 좋아 얼마 되지 않은 업체인데도 빠르게 입소문을 탔다. 부탁도 하지 않았는데 자신이 운영하는 블로그에 체험을 올리는 고객들도 많다. 이런 탓에 포털 사이트에 헬레나 네일을 치면 ‘판교 네일숍’이라는 연관 검색어가 뜰 정도로 이미 자리를 잡았다.
헬레나 네일은 다른 업체에서 비용을 받는 다양한 서비스가 추가로 제공된다. 가령 한 가지 색상만을 선택할 수 있는 다른 네일샵과는 달리 컬러 추가가 무료로 진행된다. 젤 지우는 비용을 추가로 받는 업체 많은데 이 역시 무료다. 한혜주 대표의 너그러운 성품이 돋보이는 대목이다.
이런 태도는 네일의 원료가 되는 제품 선택에서도 드러난다. “일본 제품이 무조건 좋다는 인식과는 달리 요즘은 국내 제품도 좋은 게 많거든요. 새로 나온 신상, 천연 소재로 된 제품, 고가의 제품 위주로 사용합니다. 일본, 미국, 국내 제품을 비교해보고 좋은 제품으로 고루 사용하죠. 스톤도 가격대가 천차만별이지만. 중국산은 절대 사용 안하고 국내산만 고집해요.”
오전 시간에는 아이를 보육시설에 보낸 주부들이 많이 찾는 헬레나 네일. 저녁에는 테크노밸리에서 퇴근한 젊은 여직원들의 사랑방이 된다. “같은 건물에 사시는 할머니들도 찾으세요. 70대 이상인 분들이 친할머니처럼 잘해주시고 집으로 놀러 오라며 초대도 해주시고요.” 주상복합건물의 특징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곧 네일관리사 자격증이 신설된다. 이전에는 네일숍을 하기 위해 미용이나 메이크업 등 관련이 없는 분야의 공부까지 해서 자격증을 따야만 했다. 한혜주 대표는 새 자격증의 신설이 반갑다는 입장이다. “불필요한 과정이 단축돼서 기쁘죠. 네일산업의 발전에 꼭 필요한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한혜주 대표는 네일산업의 미래가 매우 밝다고 전망한다. “제가 스튜어디스로 근무하면서 외국의 여성들을 접해보면 70-80%에 달하는 여자 분들이 네일을 하고 있어요. 그에 반해 한국은 30%도 채 되지 않는 것 같아요. 화장하지 않고 맨 얼굴로 외출하지 않듯이 맨 손톱이 게으르다는 인식이 곧 생길 거라고 봅니다. 전망은 매우 밝다고 할 수 있죠.”
너무 바빠서 예약 없이 오시는 손님의 경우 기다리시게 할 때 가장 송구스럽다는 한혜주 원장. 좀 더 시설을 확충하여 더 많은 손님들에게 기쁨을 드리고 싶다는 그녀의 소망이 어서 이루어지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