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람이가 응급실에 온 이유… 이제는 우리가 지켜줄 때

보람이는 왜 응급실을 찾아왔을까? (사진제공=픽사베이)

 

 

응급실을 찾아온 보람이(가명)는 태어난 지 7개월 된 아이였다. 그 작은 머리에는 큰 상처가 난 듯 보였고 진단결과, 두개골 골절상인 것으로 확인됐다. 담당 의사는 친어머니에게 어떻게 된 것이냐 물었다. “단순 사고에요…” 그녀의 말을 믿지 못한 의사는 112를 누를 수밖에 없었고 경찰과 아동보호전문기관이 조사하기 시작했는데, 친어머니는 진술을 번복하는 안타까운 모습을 보였다.

보람이는 다행히 아동일시보호소로 즉시 인도됐다. 어머니에 대한 친권상실청구는 즉각 신청됐으며 친어머니는 구속수사를 진행하게 됐다. 그녀는 칭얼댄다는 이유로 보람이를 상습적으로 던지고 때렸다고 답해 듣는 이를 경악하게 했다. 보람이는 앞으로 치료지원을 받는 것은 물론, 친아버지와 함께 전문기관에서 상담을 받고 부모교육을 의뢰할 예정이다.

위 사례는 2016년 아동보호전문기관의 실제 개입 사례를 토대로 재구성된 내용이다. 2015년 말 인천 초등생 감금‧학대, 2016년 초 평택 아동 학대사망사건 등을 계기로 정부가 아동학대 근절을 위해 수립‧발표한 아동학대 방지대책이 2017년 3월 29일로 1주년을 맞는다. 정부는 관계부처 합동으로 대책을 수립한 이후 ‘아동학대 예방 및 조기발견, 신속대응, 아동학대 대국민 인식 개선’을 위해 지난 1년간 과제를 차질없이 추진해 왔다고 밝혔다. 또한, 범부처 아동학대대책협의회(복지부 차관 주재, 총 10회 개최)를 통해 대책 추진상황을 지속 점검하고, 보완 필요사항을 반영하여 후속대책을 마련하는 등 대책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해 왔다.

소외받는 아이들은 주위의 도움이 절실하다 (사진제공=픽사베이)

 

 

 

아동학대는 조기발견이 중요하다. 정부는 초기 대응과 대처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대책 수립과 더불어 다양한 방식의 현장 점검을 도입하고 제도를 개선해 왔다. 장기결석을 하는 아이들의 정보를 활용했고 예방접종을 미실시한 아동, 저소득 가구 등 위기아동 1만7000여 명에 대해 2015년 12월부터 2016년 말까지 정부 합동 현장점검을 실시한 바, 그중 학대사례 90여 건을 조기에 발견해 피해아동을 보호한 성과를 냈다.

이어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을 개정해 신고의무자 범위를 확대하고 신고자 보호 역시 더욱 강화해 사회적 감시망이 제 역할을 할 수 있게 했으며 초·중등교육법 시행령도 개정해 미취학‧장기결석 아동은 더욱 촘촘히 관리할 수 있는 법적 근거도 마련했다. 이뿐만 아니라 아동학대가 발생했을 때 신속하고 엄정히 대응할 수 있게 체계를 구축했다. 아동학대범죄에 대한 전문적 수사를 실시하도록 전국 4개 검찰청(대구, 광주, 부산, 대전)에 여성아동범죄조사부를 신설하고, 59개 검찰청과 252개 경찰서에 각각 전담검사와 여성청소년수사팀을 배치했으며 피해아동이 사망한 아동학대범죄는 고의・과실을 불문하고 구속 수사를 원칙으로 하는 등 사건처리기준을 강화해 아동학대를 보다 엄격하고 정확하게 처벌할 수 있게 됐다.

아이들이 지낼 수 있는 공간도 중요하다. 그렇기에 아동전문 보호기관의 수를 55개에서 60개로 늘리고 학대피해아동 쉼터 역시 46개에서 53개로 그 수를 늘렸다. 정부의 노력은 그동안 꽤 성과를 보였고 앞으로도 아동학대에 대한 방침은 강화되고 보완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정부의 노력만으로는 모든 아이들이 보호받을 수 없다는 사실이다.

아이를 외변한 우리 모두가 범인입니다 웹툰 활용 정부의 홍보 (사진제공=보건복지부)

최근 4년간 연평균 30% 이상 증가한 아동학대 신고와 함께 응급조치, 보호시설 인도, 상담 및 심리치료 서비스 제공 등이 함께 증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신고를 하겠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는 것이 정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다. 보람이 역시 한 명의 의사가 의심하지 않았다면, 그대로 돌아가 다시 학대를 받았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위기에 놓인 아동들이 도움을 구하기란 쉽지 않다. 사회적으로 우리가 먼저 도와야 한다. 정부는 아동 학대 예방을 위한 국민 인식 개선을 핵심과제로 삼아 지방자치단체‧비정부단체(NGO) 등과 연대해 교육‧홍보도 전개해 온 바 있다. 하지만 역시 많은 이들이 잘 모르고 지나치는 광고 중 하나일 것이다.

많이 나아진 것을 보고 좋아할 일이 절대 아닌 일이 아동학대다. 한 명의 아동도 학대받을 이유도, 필요도 없기에 정부는 “아직도 아동학대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사전예방 및 조기발견은 미흡한 부분이 있다”는 말과 함께 “앞으로 e아동행복지원시스템 등 아동학대 조기발견 체계를 더욱 촘촘히 구축하여, 단 한 명의 아동도 학대로 고통받지 않도록 끊임없이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우리도 언제든지 내 주위에 학대 아동이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을 잊지 않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