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5월 강남역에서 살인 사건이 벌어졌다. 일명 강남역 묻지마 살인사건으로 여성에 대해 분노 조절이 안되어 살인을 저질렀다는 범인은 징역 30년형을 구형받았다. 징역형을 구형받았다고 해도 이 사건으로 숨진 피해자의 목숨은 돌아오지 않기에 많은 사람들의 추모와 안타깝다는 반응들이 이어졌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여성혐오와 더불어 남녀간의 성차별 문제를 화두삼아 편을 가르는 모습이 보여지며 사람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결국 여성혐오를 문제로 편이 나눠지며 시위와 불필요한 충돌이 이어져 한동안 홍역을 앓았다.
최근 세월호가 인양되며 3년, 1000일이 넘는 시간동안 슬픔에 잠겨 고통받던 유가족들에게 작은 위로가 되었다. 물론 아직 세월호 사건의 진상규명과 더불어 미수습된 9명의 유족들과 관련하여서는 아직도 갈 길이 멀다.
이런 때에 세월호 유족들에게 보상금 내용을 언급하며 비방하는 말을 하는 네티즌들의 의중은 무엇일까. ‘돈 많이 받아서 좋겠네’, ‘돈 더 받아먹을라고 시위하네’ 등의 댓글 언행들은 보는 이로 하여금 차마 말을 이을 수 없게 만든다.
보상금과 관련하여 누구의 잘잘못을 따지기 이전에 우리는 세월호 사건의 본질을 다시 바라봐야 하지 않을까. 세월호 사건으로 희생된 학생들과 피해자들은 억만금을 준다해도 다시 만날 수 없다. 하지만 이를 수치화 된 금액으로 평가하는 듯한 몇몇 네티즌들의 언행은 본질을 등한시하며 물질만능주의에 도취되어 있는 듯한 모습을 보인다.
물론 투명하고 공정한 과정 안에서 보상절차와 위로가 이루어져야 한다. 하지만 급한 문제도 아니고 세월호 사건의 여러 관점과 처리해야하는 일들과도 경중을 헤아리기가 쉽지 않다. 게다가 모두의 의견을 수용할 수도 없을 뿐더러 당사자의 입장만 고려할 수도 없는 실정이 됐다.
언제부터 우리는 가치의 경중을 따지기 시작했고, 옳고 그름만으로 사건과 문제를 바라보게 됐을까? 물질만능주의가 팽배한 시대에서 갈 수록 빈부격차는 커지고, 사회문제는 과거에 비해 심각한 모습들을 보이며 계속 발생하고 있다. 이러한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우리가 처한 환경과 눈 앞에 놓인 사건과 문제의 본질에 대해 다시 바라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저울로 무게를 재려면 저울침을 가운데 0에 정확히 맞춰 놓은 후에 무게를 재야한다. 하지만 사람이 그만큼 객관적이고 합리적일 수 있을까. 더군다나 사람의 목숨과 가치를 무게로 잴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