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코리아=방제일 기자 / 문동혁 기자) 전설상의 동물인 비목(比目)은 한쪽 눈만을 가지고 있는 물고기이다. 그렇기에 비목은 흔히 외눈박이 물고기라고 불리며, 평생을 두 마리가 함께 붙어 다녀야만 완전해 질 수 있었다.
이런 비목과 같이 한쪽 눈으로 대상을 촬영하는 카메라는 찍는 주체인 ‘자신’과 찍히는 객체인 ‘대상’이 있어야만 완전해질 수 있다.
외눈으로 대상을 바라보는, 모노클.
모노클은 한쪽 눈에만 끼는 단안경을 의미한다. 스튜디오 모노클의 박환성 대표는 카메라로 바라보는 세계가 단안경과 같다는 생각에 자신만의 스튜디오인 모노클로 만들고 2년 째 운영 중에 있다.
“프랑스의 괴도 아르센 루팡이 끼고 있는 단안경을 어렸을 적부터 굉장히 인상 깊게 보았어요. 뭔가 굉장히 멋있었거든요.(웃음) 그리고 우연히 카메라로 바라보는 세상이 루팡이 단안경으로 바라보는 세상과 비슷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모노클이라고 명명했어요.
구체적으로 스튜디오 모노클에서 이루어지는 작업은 대부분 패션 커머셜 촬영을 메인으로 해요. 룩북이나 도록, 화보, 프로필이나 제품사진을 저희 스튜디오에서 찍을 수 있어요. 필요하신 분들에 따라 개인 프로필 사진도 찍어드려요”
예술과 상업이 공존하는 공간
사진은 예술의 한 분야이다. 그리고 예술은 한다는 것은 자신만의 세계를 가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그것은 어느 정도 자신이 속한 세계와의 경계 속에서 이뤄질 수 있다.
그렇기에 아티스트들은 항상 자신만의 영역을 구축하려 노력하지만 영역 안에서의 세상과는 경계는 ‘자본’이라는 원초적 수단으로 인해 아티스트의 신념이나 가치는 종종 무너져 내린다.
“예술은 그 시대상을 반영해요. 한편으로 예술은 그 시대의 여가이자 유희인 것이죠. 모차르트가 살던 시기에 클래식은 굉장히 대중적인 음악이었어요.
하지만 지금은 고급문화로 받아들여지고 있죠. 사진도 마찬가지에요. 사진은 고급문화이자 대중문화의 중간지점에 놓여있죠. 누구나 쉽게 사진을 찍을 수 있지만, 아무나 사진을 찍을 수는 없는 것이에요.
그렇기에 전문가 혹은 예술가들이 필요하죠. 그리고 그 예술가들의 재능을 알아봐줄 누군가도 필요하고요.
사실 예술을 한다는 것은 굉장히 힘든 일이에요. 자신만의 영역과 신념을 가지고 있어야만 좋은 작품이 나오죠. 그러나 수용할 수 있는 한에서는 사회적 타협이 필요해요.
모노클도 마찬가지에요. 모든 스튜디오가 이제는 상업적인 것을 배제할 수 없는 현실에 있어요. 이 예술과 상업사이에서의 경계를 지키려 오늘도 노력중이에요.
모노클은 다양한 아티스트들과 협력해서 작업을 진행해요. 그리고 저희는 포토 기획이나 코디, 다양한 아티스트와 촬영을 원하는 업체와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 굉장히 중요해요.
고객이나 기업, 그리고 아티스트들은 각자 원하는 것이 달라요. 기업의 관계자분들은 예술적인 것보다는 비용 문제에 초점을 맞추는 편이죠. 반면 아티스트들은 자기만족과 예술성에 초점을 맞춰요.
그 간극을 줄이는 것이 굉장히 어려워요. 그런 점에서 저는 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했으며 사진에도 나름 조예가 있어요. 그렇기에 이 두 부분을 잘 상쇄시킬 수 있다고 생각해요.
마치 동시통역사와 같이 포토그래퍼에게는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할 수 있게 도와주고, 기업에는 그들이 원하는 비용을 맞춰주는 것이죠. 제가 할 수 있는 선에서 모두가 같이 즐겁게 일하고 싶어요.”
주체성과 목적성이 없는 노력은 노동일뿐이다.
얼굴에서 웃음이 떠나지 않고 행복한 표정을 짓고 있는 박 대표에게 진정한 행복에 대하여 물어보자 박 대표는 “사실 행복이라는 것은 주관적인 것이에요 딱히 행복에 대해 뭐라고 정의해야할 지는 모르겠어요. 다만 한 가지 제가 가지고 있는 좌우명을 통해 행복에 대해 말해드리고 싶어요.”
개인적으로 저는 ‘주체성과 목적성이 없는 노력은 노동일뿐이다’라고 생각해요. 우리는 노동이 아닌 주체성과 목적성을 가지고 노력을 해야 해요. 그러다보면 예상치 못한 행운과 행복이 올 것이라고 믿어요.
아! 어렸을 때 퍼펙트 월드라는 영화를 굉장히 인상 깊게 봤어요. 굉장히 예전 영화인데, 그 영화를 보면서 행복에 대해 많은 생각을 했어요. 그리고 모두가 행복할 수 있는 완전한 세계에 대해서도 생각해봤죠.
하지만 제가 내린 결론은 완전한 세계는 어디에도 없다는 것이에요. 단지 불완전한 세계에서 완전함만을 추구하는 인간만이 있을 뿐이죠. 모두가 불완전하지만 각자의 노력을 하다보면 완전해지고 행복해지지 않을까요?”라고 반문했다.
외눈박이 물고기 비목은 둘이 함께 다녀야만 비로소 완전해지고 행복해질 수 있었다. 그런데 외눈박이 물고기 비목에 대한 진실은 가자미에 대한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다.
가자미는 두 눈이 한 쪽에 몰려 있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그것을 오해한 일부 선인들이 외눈박이 물고기라고 착각한 것이다.
우리는 두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지만 자신만의 입장만을 고수한 나머지 한쪽 면만을 보고 그것이 전부인양 판단해버린다. 두 눈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편견을 가지고 세상을 보는 것이다.
모노클의 박환성 대표는 한쪽으로만 세상을 바라보는 비목과 같이 함께해야만 완전해 질 수 있다는 신념아래 상업과 예술을 모두 만족시킬 수 있는 스튜디오를 제공하고 있다.
그리고 모노클 스튜디오 안에서는 세계의 불완전성을 이해하고, 그 불완전성을 기초로 완전함을 추구해야 만이 진정 완전한 세계를 만들 수 있다.
모노클로 완전한 세계를 추구하는 박환성 대표의 건투를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