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찬전문점이 성업 중이다. 가사에 관심이 없는 남편들은 자기 집 반찬이 부인이 직접 만든 것인지 반찬가게에서 사온 것인지 모른다.
아는 남편들은 반찬을 사먹는 데에 거리낌이 없다. 그 집 반찬이 맛있기 때문이다. 성공적인 창업 아이템으로 부상하고 있는 반찬가게.
하지만 아직도 우리의 인식은 ‘반찬가게’에 대해 정립이 안 된 것 같다. 반찬전문 프랜차이즈 진이찬방의 이석현 대표이사는 그런 점을 지적했다.
“반찬 없이는 못 삽니다. 반찬은 중독성이 있어요. 어머니 반찬에 길들여진 사람은 어머니 반찬만 찾죠. 마찬가지로 그 반찬가게가 맛있으면 그곳에서만 사 먹습니다.”
이석현 대표는 이처럼 반찬가게에 대한 인식만 바꾸면 안정적인 수입이 보장되는 창업 아이템을 가질 수 있다고 말한다. 프랜차이즈 회사의 대표이사로서 말하는 것이 아닌 것 같았다.
이 대표는 기자에게 스마트폰으로 연결된 포스 시스템을 보여주며, 전국 지점 매출 집계를 실시간으로 설명했다.
기자에게 질문을 던진 이석현 대표. “반찬가게 일매출이 얼마일 거 같으세요?”
기자는 매출 집계를 두 눈으로 보면서도 믿을 수가 없었다. 질문에 대한 답변은 부족하다 못해 완벽히 틀렸다. 적게는 40만 원대부터 많게는 200만 원대도 매출 집계가 잡혀있었다.
매출이 높다고 손님이 많이 방문하는 것도 아니었다. 한 가맹점은 일 180만원 매출에 100명이 다녀갔다. 1명이 평균 18,000원 정도 구입한 셈이다. 반찬가게에서 반찬을 한두 개 구매하지는 않는다는 말이다.
이렇게 반찬가게에서 반찬을 구매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석현 대표이사는 한국의 경제사를 조망하며, 반찬가게가 불가피하게 성장할 수밖에 없다고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반찬가게는 1998년 외환위기를 분기점으로 삼을 수 있다. 그전에는 남편은 평생직장에 다니는 것으로, 주부는 전업주부로 사는 것으로 인식됐다.
하지만 외환위기 이후 가족은 해체됐고, 경제 주체에 변화가 생겼다. 모두 돈을 벌기 위해 집밖으로 나온 것이다. 생각해보라. 외환위기 이후 한국 경기가 나아진 적이 있는가?
이젠 여자도 일을 해야 하는 시대이며, 노인도 일을 해야 하는 시대다. 이런 상황에 남편들은 설자리가 좁아지고 있다. 여자에 비해 남자는 일자리를 구하기 더 힘들어졌다.
여자가 경제활동을 하면서 반찬을 안 해먹게 됐다. 그러나 반찬을 사먹는 이유는 결정적으로 자식들 때문이다. 가족이 온전히 살아갈 수 있는 힘은 ‘반찬’에 있다.
반찬가게의 성공적인 귀결이 있기 때문에 진이찬방은 업계 최초로 100% 창업 보증제를 실시하고 있다. 이 시스템은 2014년부터는 실시했다. 100% 창업 보증제는 1년 이내 매상부진으로 폐업 시 투자금을 100% 환급받는 시스템이다. 업계 최초로 시도했다. 그만큼 자신이 있기 때문이다.
“사실 2013년에 50% 창업 보증제를 실시했다. 그런데 해보니 50%나 100%나 차이가 없었다. 실패가 없기 때문이다. 정확히 말하면 실패하지 않도록 지원하기 때문이다. 철저한 시장 분석, 본사와 가맹점주 간의 신뢰, 체계적 교육, 회사의 투명한 운영이 뒷받침 돼 가맹점주들과 함께 성장하고 있다.”
‘반찬가게’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를 진이찬방에서 환기시켜보자. 음식은 깔끔하고 맛있어야 한다. 반찬도 마찬가지다. 진이찬방이 중요하게 내세우는 것도 청결과 맛이다. 늘 먹는 반찬을 깊이 있게 생각해보면 그 안에 미래가 있을 수 있다. 가족을 살리는 또 다른 의미가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