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대부터 국내 빵집들은 빠리바게뜨나 뚜레쥬르같은 대기업의 프랜차이즈와의 경쟁에서 살아남지 못하고 하나둘문을 닫기 시작한다. 이에 동네 빵집 사장들이 모여 동네 빵집을 대표하는 브랜드를 만들게 되는데 그것이 바로 ‘까레몽’이다.
3년 전에는 협동조합을 통해 공동생산 시설을 만들기도 했다. 까레몽 김봉수 대표는 “국내 빵집들도 프랜차이즈처럼 보여서 경쟁력을 가져보자 생각해서 만든 것이 까레몽 브랜드입니다”라고 말했다. 현재 인천을 중심으로 11개 분점이 운영되고 있다.
까레몽 김봉수 대표는 경력 40년의 베이커리 장인으로 빵 기술 만으로 현재 9개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으며 인천 지역 제과제빵 기술시험의 심사위원이기도 하고 경인제과제빵 학원에서 강의도 하고 있다.
인터뷰를 하면서 국내 고유의 빵 기술과 노하우에 대한 믿음, 또 동네 빵집을 부흥시키려고 하는 김 대표의 노력이 느껴졌다. 이 노력이 묻히지 않고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져서 까레몽이 부흥할 수 있게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 들었다.
까레몽 김봉수 대표를 만나봤다.
국내 유일의 기술력이 빛을 발하지 못한 이유
국내 대기업 프랜차이즈들이 기술력 면에서 더 낮은 데도 불구하고 비교도 안될 정도로 잘되고 있는 것이 ‘마케팅’ 때문이라는 것을 깨닫는 데는 20년 걸렸습니다. ‘맛보다도 시각적인 맛이 더 중요하구나’라는 것을 깨달은 것입니다. 똑같은 빵 맛인데도 스토리나 브랜드 이미지가 있으면 고객은 구매를 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빵에 대한 남다른 기술력
빵에 대해서는 5감 기술력을 갖고 있습니다. 빵맛을 좋게 하는 데는 좋은 재료를 썼느냐, 그리고 공정을 제대로 지켰느냐, 만드는 사람의 정성과 혼이 들어가느냐에 따라서 빵의 맛이 결정되는데 좋은 재료를 선택하는 법을 알고 있고, 5감법에 의한 공정을 찾아냈습니다.
5감법 공정이라는 것은 눈으로 보고 코로 느껴보고 귀로 들어보고 미각으로 맛을 보고 감각으로 빵을 만드는 것입니다. 이러한 5감 공정법으로 천연 발효빵, 그리고 쌀로 만든 과자 위주로 만들어 나가고 있습니다.
또 케익을 글루텐없이 100% 쌀만 가지고 만들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서 100% 쌀케익, 쌀쿠키를 만들어서 보급을 하고 있습니다. 또 우리나라 고유의 자색 감자라던지 콩을 이용한 빵, 쌀을 이용한 과자를 개발해 특허를 냈습니다. 그래서 총 특허 9개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쌀 사랑이 남다른 이유
역사적으로 서양은 밀 문화이고 동양은 대체로 쌀 문화라고 할 수 있는데, 역사적으로도 ‘밀보다는 쌀을 먹었을 때 머리가 더 좋아진다’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밀 문화의 서양은 이 문화를 빵으로 체계화 시켰고 우리는 쌀 문화를 체계화 시키지 못했다는 생각을 했죠.
그래서 체계화된 빵 문화에 쌀을 도입을 시켜서 만들게 되면 쌀의 영양소가 머리도 좋게 해주고 소화도 잘 되고 건강에 좋겠다 싶어서 연구를 하게 된 것이지요. 외국을 자주 나가다 보면 우리나라가 이만큼 발전해서 내가 외국에서도 대우받는다고 하는 애국심이 생기게 됩니다.
그러면서 우리의 쌀 문화를 어떻게 알릴까, 특히나 식문화를 연구하는 입장에서 쌀에 대한 생각을 하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사실 우리의 식품 자급자족율은 26%밖에 되지 않으면서도쌀은 남아돌고 있습니다. 때문에 농민들은 쌀농사를 지어서 먹고 살기가 쉽지가 않은 것이지요. 그런 이유 때문에도 쌀로 만든 빵을 계속적으로 연구하게 됐지요.
국내 빵집의 좋은 기술력으로 함께 뭉쳐 귀감될 수 있길
빵을 만들기 시작한 지 40년이 됐는데요. 제빵기술인들이 고객중심의 테크니컬 마케팅을 통해 빵을 만들면 성공할 수 있으니 이러한 방법으로 함께 맞춰갔으면 좋겠어요. 쿠키나 빵을 모두생산하려는 것보다는 분리해서 한 가지만를 제대로 만드는 전문점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 어떨까라는 생각도 많이 갖고 있습니다.
또 함께 연구하고 생산하면서 서로가 ‘잘 먹고 잘 살자라’는 생각이 많고 번 돈을 또 사회에 환원도 해서 많은 사람들에게 귀감이 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현재 판매 후 남은 빵은 장애인 단체나 보육원 단체에 꾸준히 제공하고 있습니다. 푸드뱅크라는 단체로 빵 기부를 했는데 쌓인 금액을 보니 1억원이 넘게 기부도 하게 됐어요.
또한 장애인 직업교육도 지속적으로 하고 있으며, 교육기관을 빌려 10년째 심사장을 맡으면서 제과장애인 기능 대회를 매년 개최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앞선 제과기술을 바탕으로 나눔의 문화를 형성하고 기술인들이 대우를 받으며 보람을 느끼는데 앞장서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