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사대용 선식에 담은 어머니 마음

가업을 이어받아 몇 대째 한 업종만을 고수해온 장인의 이야기는 요즘 세대엔 흔하지 않은 것 같다. 가속화 시대가 요구하는 인재에게는 변화에 대한 적응 능력이 필요하지 흐름에 영합하지 않는 뚝심은 소용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늘날에도 1920년부터 4대째 가업을 이어온 기업이 있어 눈길을 끈다. 바로 ‘어머니가 만든 선식’이다. 장장 95년 전 정미소로 출발한 어머니가 만든 선식은 지금까지 전통적인 방식을 지켜왔다. 작년 8월엔 싱가포르 푸드 박람회에 한국 대표로 참가해 국외기업들과 협약을 이끌어낸 바 있다. 지난 2014년은 약 10억 원의 매출을 달성하며 뼈대 있는 국내 선식을 전 세계 속에서 당당히 알리고 있다.

▲어머니가 만든 선식 이인애 대표

일반적인 선식과 달리 어머니가 만든 선식은 속을 편안하게 만들어준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이는 보통 선식의 제조과정엔 없는 곡류를 찌는 방법 덕분이다. 이들만의 특별한 공법은 비밀에 부쳐 있다. 군대 간 아들에게 어머니가 정성어린 마음을 담아 만들었던 방식이 시초라고 한다. 부모의 마음으로 자연 그대로 곡식을 재료로 삼는 것은 물론 자동화 기계를 도입한 지금도 수작업으로 온도와 물량을 조절해가며 고소한 맛을 잃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

300% 성장 고공행진

간편하게 모든 영양을 챙길 수 있는 선식은 바쁜 직장인은 물론 시간에 쫓기는 학생들에게도 식사대용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에 입점해 있는 어머니가 만든 선식은 선식업계 중 체인점이 가장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지난 2014년 회사는 재작년 대비 300% 이상의 매출고를 보여줬다. 현재 온라인과 소셜 커머스를 통한 개인주문은 물론 한의원과 식품사 등에 납품하고 있다.

최고보다 좋은 선식이 우선

무엇이 이들을 선식업계의 대표주자로 만들었을까? 어머니가 만든 선식의 한 직원은 “사장님 같지 않고 어머니처럼 우릴 대해준다”고 이인애 대표에 대해 언급한다. 실제로 이 대표는 직원의 점심을 손수 만들어 대접할 뿐만 아니라 종종 손편지와 함께 선물까지 준다고 한다. 하지만 어머니 같은 이 대표도 품질에 관해서는 엄격한 기준을 고수한다. 한번은 대량의 곡물이 실수로 조금 타버린 적이 있었는데 이 때 직원들을 모두 모아놓고 전량 폐기처분을 한 일화는 이들 사이에선 유명한 사례다.

이 대표는 “선식을 만들며 좋은 식품을 공급하는 것만으로도 즐거운데 고객이 오히려 감사를 표현해줄 때가 있다”고 말한다. 어머니가 만든 선식은 해마다 명절 때면 가족들에게 건강에 좋은 선식을 줄 수 있어 고맙다는 인사를 받곤 한다. 선물과 함께 편지를 받으면 이 대표는 “자식에게는 최고를 주고 싶은 부모의 마음은 누구나 같은 것”같다며 초심을 잃지 않으려고 애쓴다.

▲곡류를 검수하는 모습

어머니가 만든 선식은 최고가 되는 것보다 좋은 선식 만드는 것을 우선한다. 최고로 좋은 선식을 만들면 다른 가치들은 따라오게 돼 있다고 생각한다는 이유에서다. 지난해 약 3배 성장하며 껑충 뛰어오른 어머니가 만든 선식은 올해 안에 30억 원 이상의 매출고를 계획하고 있다. 중동은 고기를 먹지 않는 문화권이다. 이들에게 선식은 더할 나위 없는 식수단이 될 것이다. 이에 새롭게 중동권에 진출할 루트를 준비 중이다. 또한 국가지정 자체인증시설을 갖출 예정이며 곡물 연구시설을 확충할 계획이다. 부모 마음 담은 어머니가 만든 선식은 고객의 건강을 위해 계속해서 달려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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