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레벅스는 유·무형의 자산을 거래할 수 있도록 만든 신개념 플랫폼이다. 이 재산에는 디자인, 마케팅, 번역, 음악, 영상 등의 재능은 물론 핸드메이드 제품과 같은 물품까지 모두 해당된다. 쉽게 말해 재능 중개 서비스다. 자신이 잘할 수 있는데 누군가가 필요로 하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재화가 될 수 있다. “모닝콜 해드립니다”, “고추장을 만들어 드립니다”, “말동무가 되어 드립니다” 등의 특이한 재능이 대표적인 예다. 지난해 10월부터 시작된 크레벅스는 현재 대기업과 협약이 진행 중이며 한국 재능시장의 활성화에 한 몫을 더하고 있다.
누가 내게 “재능을 팝니다”라고 말한다면 우리는 “무슨 말이에요?”라고 답할지도 모르겠다. 재능을 판매한다는 것이 우리에겐 아직 생소하다. 하지만 미국 등의 국외에선 이미 100억 원가량의 시장이 형성될 정도로 자리를 잡은 것이 재능 시장이다. 재능도 재화가 될 수 있다고? 그렇다.
영어를 잘하면 번역, 통역, 과외 등으로 필요한 누군가를 도울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게임을 잘해도 게임 강의를 할 수 있다. 실제로 게임 전문채널 아프리카 TV의 프로 게이머를 섭외한 크레벅스는 매출 포지션의 30%가 이 게임 분야에서 나올 정도로 인기를 실감한 바 있다. 이외에 글쓰기, 운동, 공예 등 재능의 종류는 무궁무진하다.
거품 빠진 가격, 보증된 재능
크레벅스의 김범수 대표는 대학시절 홍익대학 근처 프리마켓에서 할머니가 핸드메이드 핸드폰줄을 팔고 있는 것을 본 기억이 있다. 당시 이 핸드폰줄의 디자인은 정말 마음에 들었는데 이를 판매해줄 통로가 길거리뿐이어서 안타까웠다. 그리고 그는 할머니가 만든 제품을 팔 수도 있지만 그의 손재주까지도 누군가는 필요로 하겠다는 데까지 생각이 미쳤다. 대학졸업 후 바로 직접 크레벅스라는 손재주를 판매할 서비스를 만들었다.
새로운 개념의 플랫폼은 거품이 빠진 가격이 대표적인 장점이다. 유통비가 들어가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일반 학원 및 교육기관과는 다른 장점이라 할 수 있다. 또한 고객이 보증된 재능을 살 수 있도록 가이드 라인을 만들어 크레벅스가 직접 인증을 한다. 연혁, 학력, 자격증 등을 받아 신뢰 지표를 만드는 것이다.
크레벅스의 고객 중에는 이제 막 시작한 스타트업 등의 소상공인들이 많다. 이들에게는 능력은 있는데 이를 실현할 공간이 부족한 경우가 더러 있다. 이에 크레벅스는 판매자들을 위한 작업공간을 무료로 제공할 계획이다. 회원등급제에 따라 오는 3월께 사무실을 공급할 예정이다.
자격증이 무려 20개인 어르신
크레벅스의 김바다 마케팅팀장은 언젠가 나이가 지긋하신 분의 문의를 받은 적이 있다. 이 분은 재능을 올리는 방법에 대해 물었고 김 팀장은 차근차근 답변해 드렸다. 인증 과정에서 알고 보니 이 노장은 엘리트 군인이었다. 군인의 직분에도 이 남자는 번역, 요리, 강연, 여행 가이드 등 다재다능한 재능을 올렸다. 자격증이 무려 20개나 돼 인증하는 데만 3~4시간 이상이 소요됐다.
김 팀장은 이후에 메일 한 통을 받았다. 노장 군인이 직접 쓴 장문의 메일이었다. 천천히 알아듣게 설명해주는 것은 물론 이런 재능을 판매할 서비스를 만들어 줘 고맙다는 이야기였다. 이렇게 재능은 나이에 상관없이 누구나 그 씨앗을 가지고 있다. 재능은 만들기 나름인 것이다. 재능을 두고 썩히기보다 크레벅스를 통해 판매해보는 건 어떨까?